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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수리남』 4화 리뷰 (2022. 9. 16. 작성)

by 0I사금 2025.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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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 4화 리뷰입니다. 전편인 3화에서 국정원 요원인 최창호와 그에 협력하는 강인구는 마약상으로 위장하여 다량의 코카인을 브라질 쪽 루트로 빠지게 한 후, 거기서 한번 루트를 차단하고 봉쇄한 뒤 어떻게든 전요환이 미국 루트로 빠지도록 유도하려고 계획을 진행합니다. 브라질의 국경에서 코카인을 옮기는 동안 최창호는 브라질의 국경 수비대와 은밀하게 연락하여 일부러 상황을 노출시켜 밀수될 코카인과 그 대가로 넘겨질 거액의 돈을 수비대에게 빼앗기게 만듭니다. 하지만 중간에 일이 성공하는 법은 없다고 의외의 복병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주는데요.


원래 국정원의 계획은 브라질 국경 수비대한테 들켜 당황하는 척하면서 유혈 사태 없이 상황이 지나가는 것이었지만, 4화 초반 전요환의 밑에서 일하는 수리남 출신 신도 한 명이 갑자기 무기를 끌고 와 총격전을 벌이면서 상황은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전요환의 신도 및 심복들 일부는 이때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사태에 이르고, 브라질 국경 수비대 요원 또한 총에 맞는 등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일어나는데요. 저 브라질 군인들은 계획과 어긋나 총 맞은 셈이니 뭔 죄인가 싶다가도 일단 주인공부터 일반인이 목숨 걸고 국정원 계획에 참여했구나 싶어서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던 장면이었어요. 심지어 요원도 아닌 사람이 침착하게 총을 들고 나머지 코카인을 실은 차량을 탈취하여 어떻게든 그 자리를 빠져나가기까지 했으니...


그런데 저 난리를 일으킨 수리남 신도랑 강인구가 교도소에서 마주쳤다는 언급도 있고 꽤 얼굴을 비추길래 혹시 미국이나 다른 데서 심어놓은 스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번 사태를 보니 그런 건 아니겠다 싶더라고요. 만약 저 수리남 신도가 이중첩자였다면 애초에 계획과 달리 위험한 사태를 만들 리 없을 테니까. 이 총격전으로 인해 강인구 역시 팔에 총을 맞아가며 남은 코카인을 실은 차량을 몰아 그 자리를 빠져나가는데, 오히려 그 행동이 전요환의 신뢰를 사게 된 걸까요? 강인구는 코카인은 '내 돈'이라고 주장하며 물건을 지킨 거라고 말하고, 전요환은 강인구가 돈만을 보고 움직이는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며 오히려 신뢰를 퍼붓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단 강인구가 돈 버는데 필사적인 인물은 맞지만 그렇다고 전요환과 궤가 같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닌데, 전요환은 자신과 비슷하게 돈에 집착하는 인간이라면  통하는 데가 있는 거라고 믿는 걸까요? 다른 심복들은 모르는 코카인 재배 장소를 강인구에게만 알려주거나, 수리남 대통령과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분명 강인구가 가장 의심받을 상황임에도 그에게 굉장히 호의를 베푸는 상황. 그 덕택에 강인구의 공작이 좀 더 먹혀들기 쉬운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요. 뭐 처음엔, 총격전이 벌어지고 죽을 뻔한 상황이 벌어지자 최창호에게 더는 못한다느니 내 식대로 할 거라느니 말다툼을 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정작 전요환과 있을 때 다른 심복들과 이간질을 시도하기도 하며 그의 마음을 돌리는 작전에는 성실하게 임하는 것도 신기하달까요. 아무래도 강인구의 이런 면모는 결국 그가 전요환과는 다른 길을 가는 인물이라는 암시 같은데, 전편에서 전요환의 신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다른 신도를 그녀의 딸이 목격하는 데서 가차 없이 린치 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도 그렇고, 이번 4화에서 우연히 강인구랑 마주치게 된 린치 당한 신도의 딸이 강인구에게 제발 자신을 여기서 도망치게 해 달라며 애원하는 장면도 그렇고 강인구에게는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이 중간중간 삽입되더라고요. 왜 저 신도들의 만행을 강인구가 목격했나 싶었는데 아마 그 장면의 의미가 여기에 있었던 모양.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궁금한 부분은 전요환 주변의 심복들 중에 국정원이 심어놓은 첩자가 하나 있을 텐데 과연 누가 그에 해당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에요. 강인구는 전요환의 조직에서 변호사 노릇을 하는 데이빗이 제일 의심스럽다면서 이간질을 시도하고, 전요환은 과거 첸진의 갱단에 몸담았던 변기태(배우 조우진 분)를 은근히 의심스러워하는 상황을 보여주는데요. 그런데 총격전 직후 강인구와 최창호의 통화가 끝난 뒤 변기태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그렇고, 전요환의 심복으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도 그렇고 변기태가 숨겨진 요원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 추리는 아닐 수도 있어서, 오히려 비중이 제일 적은 상준일 수도 있겠다 싶던 부분.


근데 내가 보기엔 변기태가 가장 비중이 많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가 아니라면 이상하다 싶을 지경이에요. 최대한 스포일러를 덜 찾아보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는 중이라 이 언더커버 정체가 드라마 후반 가장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 같은 느낌. 어쨌든 강인구는 위험하니까 더 이상 작전에 참여 안 하네 뭐네 하면서도 전요환의 마약 루트를 미국 쪽으로 유도하도록 밑밥을 깔고, 최창호는 미국 DEA(미국 마약 단속국)의 협조를 얻는데  좀 놀랐던 건 DEA 측이 이 수사는 함정수사이므로 나중에 미국 의회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사를 한 것. 미국 쪽은 범죄자 잡기 위한 함정 수사를 허락하지 않는가 싶었거든요. 하지만 미국 루트를 꺼리는 전요환이 그동안 척진 첸진과 협력할 기미를 보이면서 다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암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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