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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굿파트너』 6화 리뷰 (2024. 8. 17. 작성)

by 0I사금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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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파트너』 6화 리뷰입니다. 원래는 본방을 보고 난 뒤 바로 써야 하는 리뷰지만 약간 사정이 생겨 포스트가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파리올림픽 기간이랑 겹쳐 결방이 긴 덕택에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았다는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 건지 몰라도 6화가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나도 모르는 새 꽤 많은 내용이 진행되었다는 착각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6화의 오프닝은 다른 부연 설명 없이 바로 차은경의 이혼 재판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작했는데요. 생각해 보니 5화의 엔딩이 기자들의 수많은 질문을 물리치고 한유리와 차은경이 재판장으로 들어서는 장면으로 끝이 났고 6화의 오프닝은 바로 이 장면과 이어지는 것이더라고요. 하지만 재판 과정은 특별한 반전 없이 딸 재희의 양육권을 두고 누가 더 그 자격에 합당한 지 다투며 빨리 결론은 내리지 않은 채 다음 기일로 미뤄지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5화의 에필로그였나요? 재희가 갑자기 사라져 차은경이 매우 당황하며 딸을 찾다가 딸이 남편의 내연녀인 최사라와 함께 있는 걸 알고 분노하는 장면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장면에 대한 설명도 6화에서 등장합니다. 재판이 끝난 후 학원으로부터 재희가 안 보인다는 연락을 받은 차은경은 다급한 모습으로 딸을 찾게 되는데, 여기서 최사라는 마치 도발하듯이 차은경에게 재희와 함께 있다는 연락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편에서 최사라는 재희의 양육권에 대해선 탐탁지 않아 하는 모습을 보여 재희한테 그렇게 친근감이 있는가 싶었고, 보호자인 척 재희를 데리고 간 행위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요. 알고 보니 최사라는 딱히 재희에 대한 애착은 없으며 그 행위도 차은경을 도발하고, 재희에게 나름 현실을 알려주기 위한 의도에 불과하더라고요.


거기다 중반 차은경에게 재희의 양육권을 빌미로 합의이혼을 해달라는 언질까지 하는데, 물론 차은경이 이 제안을 들어줄 리는 없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남편인 김지상보다는 최사라의 어그로가 심해서 좀 열받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미 로펌 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륜에 관해 눈치를 채고 안과장이 직접 최사라를 긁는 말을 던지는 등 사이다스러운 장면이 없지도 않았어요. 안과장이 불륜을 저지른 최사라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일 수 있겠지만, 더럽다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혹시 안과장의 개인사에도 비슷한 일이 있던 게 아닐까 추측도? 그리고 현 드라마의 메인이 차은경의 이혼 소송인 데다 딸 재희가 아버지의 불륜과 부모가 곧 이혼할 거라는 사실을 맞닥뜨리면서 고민하는 과정, 그리고 차은경이 엄마로서 부족했음을 자각하는 과정이 많이 나와 굉장히 현실적인 고민이 그려진 회차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번 회차에서 또 다른 사건이 등장하여 차은경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 한유리와 차은경이 그 사건을 수임하게 되는데요. 이번 회차에 등장한 이혼 소송은 무책임한 남편(유튜브 활동을 하느라 애들 양육에 관심 없는 인물)으로 인한 독박 육아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 나머지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여성이 의뢰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첫 번째 재판이 차은경의 이혼 소송이 벌어지는 동안 같은 법원에서 이뤄지고 우연히 의뢰인이 차은경과 한유리를 만나게 되자 차은경의 팬임을 어필하며 소송을 맡긴 거였는데요. (심지어 의뢰인의 사연을 알자마자 차은경은 자기 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한유리에게 이 사건을 수임하라고 넌지시 이야기하는 등 변호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개그도.)  재미있게도 이번 소송은 어떻게든 딸의 양육권을 가져오려는 차은경의 이혼소송과는 대비되게 남편과 부인 모두 양육권을 거부하는 사태를 묘사한 게 특이점이었습니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한유리는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이번 사건 때문에 어이없어하면서 차은경으로부터 앞으로 이런 사건이 많아질 거라는 충고를 듣게 되는데요. 하지만 양육에 관심 없고 생계도 책임지지 않은 남편과는 다르게 부인 쪽은 자식들에 대한 애정은 있었고 그동안 독박 육아를 맡느라 스트레스로 폭발 직전이라는 점이 차이였습니다. 한유리는 이번 사건을 맡으면서 의뢰인이 자식들을 진짜 포기하는 게 아니라 현재 스트레스 심한 상태를 벗어나 자립이 가능하게 되면 아이를 데리고 올 거라는 결심을 듣고 차은경과 함께 소송에 이길 방법을 찾게 되는데요. 여기서 차은경의 카리스마와 아이디어가 한 번 더 빛을 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결국 소송은 평일에는 아이들을 아버지가, 주말에는 어머니가 맡게 되는 것으로 합의됩니다. 그리고 무책임한 아버지도 재판 과정 동안 아이들을 혼자 맡아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의식하게 되고 이혼을 하면서 조금씩 부모로 성장하게 되었다는 점이 좀 아이러니 같으면서 나름 훈훈한 마무리를 보여주더라고요.



이번 6화는 법정과 사건에 집중하느라 부수적이거나 불필요한 러브라인은 적게 묘사되어 몰입이 좋았는데 역시 이 드라마는 소송이 메인이 되어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막판에 최사라가 승진하는 장면이 나와 어그로를 끌던 인물치고 너무 잘나가는 거 아닌 거 불만이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최사라를 한방 먹이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게 밝혀져서 좀 속이 시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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