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오늘의 웹툰』 2화 리뷰 (2022. 7. 30. 작성)

0I사금 2025. 4.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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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의 웹툰』 2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일본 만화 『중쇄를 찍자!』이며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가 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원작 내용이 궁금해져서 좀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원작 만화는 시리즈 같은 데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드라마는 넷플릭스에 10부작으로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작과 리메이크가 어떻게 비슷하고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여 먼저 일본 드라마를 6화까지 달리게 되었습니다. (만화는 현재 공개된 버전까지만 볼 수 있었지만...) 현재 감상으로는 일본 쪽 드라마 『중쇄를 찍자!』는 좀 더 원작 만화의 내용을 충실하게  옮긴 편이라 생각되며, 러브라인 구도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주인공에게 호감을 갖는 인물은 나오고 있고 만화 출판과 잡지 판매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진 편이더라고요.


『오늘의 웹툰』에서 온마음과 네온 웹툰 편집부가 첫 시련으로 맞닥뜨리게 된 원로 작가 백어진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원작의 구도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중요한 갈등 요소를 한국식으로 잘 바꾸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일단 전편에서 백어진은 자신의 작품에 달린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온마음이 한 말 때문은 아니었단 게 밝혀집니다. 원작에선 원로작가 휘하에서 일하던 어시가 데뷔를 하지 못한 것에 엉뚱하게 앙심을 품고 2ch에 올라온 악플을 모아 그걸 팩스로 보내면서 확인을 하는 장면을 여기선 역시 백어진에게 불만을 품었던 어시가 화실을 나간 뒤, 작품에 달린 댓글을 캡처하여 폰으로 보내는 것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굉장히 적절하게 각색되었다는 생각.


심지어 온마음이 악플을 보고 화를 내면서 그걸 일일이 신고하는 장면은 가슴 짠하면서도 개그였달까요. 백어진은 자신의 작화를 지적하는 악플을 보면서 자신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여 편집부 직원들의 만류에도 은퇴를 결심하는데요. 여기서 온마음이 작화의 변화가 그림 실력이 퇴보한 것이 아닌, 백어진이 나이가 들면서 앉는 자세가 변화하여 보는 각도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아채는 구도는 원작과 비슷하게 전개됩니다. 그런데 그걸 온마음이 알아채는 계기가 약간 변화했는데 원작에선 서점 천장에 기원 형식으로 매달린 불상의 사진을 보면서 깨닫는 장면을, 여기선 유도 연습장 벽에 매달린 액자의 기울기와  TV에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말을 듣고 알아채는 것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이렇게 소소한 부분이 좀 더 한국에 적합하게 바뀐 게 현명했다는 생각. 온마음은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주며 백어진의 실력이 무너진 것이 아니란 걸 일깨운 뒤 그를 다시 웹툰으로 복귀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백어진이 기존의 아날로그 작업만이 아니라 디지털 방식을 도입하면서 새로 마음을 다지게 되는 것은 원작과 비슷하나 여기서 작가를 응원하는 선플이라던가, 버스에서 온마음이 백어진의 '용의 꿈'을 재미있게 보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 좀 더 훈훈한 장면이 추가되었던 것 같네요. 참고로 원작 드라마는 빌런이라고 부를만한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편이라고 하는데, 처음 주인공과 대립하던 인물도 중반엔 나름의 서사와 역할이 있다는 게 밝혀지거든요.


일본 드라마가 출판사 쪽 이야기에 좀 더 비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면 『오늘의 웹툰』은 인물들의 개인 서사가 좀 더 많이 등장할 암시가 있고, 몇몇 캐릭터는 각색이 많이 된 편으로 보입니다. 특히 편집장인 장만철인 경우는 원작에서 사장의 포지션과 약간 섞여 있었는데 1화의 엎어치기 대상은 원작에서는 사장이었지만 리메이크에선 편집장이 되었고, 잡지 폐간 - 플랫폼 망함이라는 과거사는 비슷하지만 현재 『오늘의 웹툰』에선 네온의 임원들에게 압박을 받고 특히 본부장과는 사이가 나쁜 것으로 묘사되거든요. 어쩌면 원작에서 보이지 않던 빌런의 존재가 본부장이 될 수 있겠다 싶은 부분. 원작에선 그래도 편집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된 것과 달리 『오늘의 웹툰』에선  현재 실적이 나쁜 웹툰 부서를 회사가 없애겠다며 벼르는 중이라...


그래서  온마음 역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1년뿐이라는 언급이 나와 또 다른 위기가 예고되는 중이고요. 현재 시점에서 원작과 많이 달라진 캐릭터는 구준영인데, 원작에서 구준영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고이즈미 준으로, 그는  편집부가 아닌 영업부의 직원이며 무기력한 성격에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던 차 주인공인 코코로와 얽히면서 그의 열정에 감명을 받아 변화하게 됩니다. 반면 『오늘의 웹툰』의 구준영은 엘리트에 좀 더 도도한 성격으로 원치 않게 웹툰 편집부로 배치되었고, 뽐므라는 작가 때문에 고생할 꼴이 훤하더라고요. 그리고 원작보다 온마음에게 호감을 갖는 장면이 좀 더 명확하게 나오는데, 회식에서 술에 취한 그를 온마음이 자기네 만화 카페에서 재우다가 아버지한테 오해를 사는 등 온마음의 가족과 얽히는 해프닝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2화 초반 백어진의 은퇴를 만류하기 위해 찾아가는 온마음과 부편집장인 석지형이 함께 하는 장면을 보면 이 둘의 케미도 상당히 두드러지는 모양새인데요. 리메이크 버전에선 러브라인이 추가될지 어떨지는 판단하기 어려운데 일본 드라마가 10부작이고, 리메이크 버전은 12부작 아니면 16부작으로 예상이 되니 이야기가 좀 더 추가되어야 할 판. 이 때문에 유도를 포기한 온마음과 포기하지 않은 아버지 사이의 갈등이 예고되고, 주변 인물들의 개인적인 서사 역시 더 풀릴 것으로 보여요. 현재 2화 시점에선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의 케미가 좋고, 서로 영향을 받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게 나오긴 합니다만 로맨스나 러브라인이 끼어들 경우 본래의 주인공 성장 서사나 장르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향이 있어 나올 거라면 그냥 양념 수준으로만 나오면 좋겠단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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