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오늘의 웹툰』 3화 리뷰 (2022. 8. 6. 리뷰)

0I사금 2025. 4.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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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의 웹툰』 3화 리뷰입니다. 『오늘의 웹툰』은 일본 만화 『중쇄를 찍자!』가 원작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10부작 드라마가 제작된 적이 있는데, 원작과 리메이크가 어떻게 달라질지, 그리고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여 넷플릭스를 통해 『중쇄를 찍자!』를 이틀에 걸쳐 달린 기억이 있네요. 일단 3화까지 본 감상을 말한다면 소소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오리지널 요소가 조금씩 첨부된 것을 제외한다면 큰 틀은 일본 드라마의 구도를 그대로 따라간다고 생각되는데요. 다만 사건의 순서가 조금씩 바뀌거나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좀 더 자세하게 풀어가는 경향은 있는 것 같더라고요. 현재 온마음은 부편집장과 얽히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작가 나강남의 여자친구랑도 친분을 쌓는 등 여러 인물들과 케미를 만들어가는 상황.


개인적으로 이번 3화에서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는데, 백어진 작가의 은퇴 선언으로 긴박했던 저번 주 2화에 비하면 이번 회차는 중간중간 루즈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는 오리지널 요소 중에 원작과 많이 달라져서 당황한 부분도 있을 테고 새로 첨가된 부분이 생각보다 흥미를 끌거나 매력이 있는 내용이 아니라 그런 점도 있었는데 일단 온마음과 입사 동기인 구준영이 담당하게 된 작가 '뽐므' 같은 경우가 그렇더라고요. 일드 『중쇄를 찍자!』를 다 본 제 기억으로는 이 뽐므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찾아볼 수 없어서 약간 이질적이었던 모양. 거기다  그의 담당 피디인 구준영에 해당하는 캐릭터  고이즈미 준은 본디 쿠로사와와 더 어울리는 인물이며 그에게 감화되어 무기력을 벗어나는 캐릭터거든요.


물론 3화에서 네온 편집부에서 팀 이동이 안된다면 퇴사까지 마음먹었던 구준영이 온마음의 열정을 보면서 감화되는 구도는 비슷하긴 합니다만 그와 별개인 구준영과 뽐므 작가와의 트러블 같은 것은 도대체 왜 나왔는지 알 수 없는 부분. 그나마 그녀의 입으로 웹툰 작가들의 빠듯한 스케줄이 언급되면서 이후에 나올 나강남 작가가 마감을 앞두고 고생을 하는 모습을 어느 정도 암시해 주긴 합니다만...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뽐므는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며, 드라마 설정상 일찍 성공하여 사회성이 약간 부족한 타입이라고 하지만 그 세상 물정 모르는 행동이 담당 피디에 대한 갑질처럼 묘사되는 것이 영 거북하더라고요. 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풀려고 저런 무리수 설정을 넣었나 의문이 들었을 정도.


안 그래도 구준영은 혼자 편집부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인물이라 뽐므의 행동이 거기에 장작을 넣는 셈이고 갑질 같은 행위가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을 리는 결코 없으니까요. 물론 구준영은 '구미호 공주'의 작가 나강남의 담당 피디가 된 온마음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태도, 비록 1년 계약직이며 네온 사의 방침에 따라 편집부가 폐쇄된다고 하더라도 그건 아직 벌어지지 않은 미래의 일이나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온마음의 태도에 영향을 받아 퇴사를 포기하게 되는 전개로 가기는 합니다만. 구준영의 캐릭터는 원작의 그것을 따라가는 듯싶으면서도 실은 원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캐릭터라 여겨져요. 그런데 여기서 편집장인 장만철이 구준영의 심정을 알고 타이르는 역할로 나온다는 것도 좀 놀랐달까요.


원작에선 고이즈미 준은 편집부가 아닌 영업부 직원이라 그에게 기대를 거는 상사가 따로 나오는데, 장만철의 포지션이 원작과 미묘하게 달라서 다른 인물들의 설정이 섞인 것이 보이더라고요. 네온 임원들과의 갈등도 그렇고 장만철에게 서사가 더 부여된 것은 리메이크의 이점이랄까. 재미있는 점은 장만철이 구준영을 만류하면서 하는 대사가 다름 아닌 일본 만화 『베르세르크』의 명대사였고, 3화의 부제도 여기서 따왔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일본 출판만화의 영향력이 있어서인지, 어쨌든 구준영은 온마음 가족이 운영하는 만화카페에서 『베르세르크』를 대여하며 자기 일에도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만화는 명작이긴 하지만 작가 사정으로 이젠 완결을 볼 수 없는 만화인데 덕질 시작이라니...


구준영이 나름 변화를 보이며 편집부에 적응을 해나가는 것과 별개로, 온마음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펼쳐지는데요. 온마음이 처음 최애 작품의 작가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좋아한 것도 잠시 트러블이 닥치더라고요. 원작에서 나강남에 해당하는 작가 역시 만화가로서 작업 의식은 투철했지만 멘탈은 나약한 사람이라 관심종자에 가까운 여자친구에게 자주 휘둘리며, 그의 정신적인 문제가 작품에도 반영되어 전개가 들쑥날쑥한다는 특징이 있었어요. 원작에서도 작가의 이런 성향이 책의 판매율에 영향을 미쳤고 이 때문에 쿠로사와를 비롯한 편집부 일원이 고민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원작의 바이브스보다 사정이 더 어려운 현 웹툰 편집부에선 나강남의 이런 상태가 플랫폼에 더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묘사되기까지 합니다.


나름 전개에 불만이 있던 온마음도 처음엔 작가를 존중하려는 의사를 보였다가 부편집장인 석지형 피디에게 크게 혼이 나는 등, 신입으로써 호된 신고식을 치르게 되는데요. 가출한 나강남의 여자친구를 찾아주고 그를 불량배들한테서 구해주는 등 온갖 고생을 한 온마음이 기가 죽은 모습이 나와 가슴이 아팠지만, 그는 곧 동료 피디들의 조언을 받아 바로 회복하게 됩니다. 진짜 긍정 파워 하나만은 대단한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저렇게 멘탈 회복 빠른 캐릭터도 드라마 보면서 처음인 듯. 그런데 현재 전개를 본다면 일드와 다르게 사건의 순서가 달라진 것 같은데 중반 '민들레 철도'라는 힐링 만화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구성 상 나중으로 미뤄진 걸까요? 벌써 원작의 아가리에와 나카타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예고편에 비춘 걸 보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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