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오늘의 웹툰』 13화 리뷰 (2022. 9. 10. 작성)

0I사금 2025. 4.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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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의 웹툰』 13화 리뷰입니다. 이제 이 드라마도 결말을 향하기 때문에 뿌려진 내용들이 차근차근 수습되어 가는 과정이 보이는데요. 그동안 네온 본부장인 허관영과 접촉하면서 그의 의중을 알아내려고 하던 구준영은 일종의 이중 첩자 노릇을 한 것이지만 전편에서 온마음의 오해를 사면서 보는 사람에게 답답함을 자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번 13화에선 구준영이 석지형 피디에게 허관영에게 웹툰 편집부 데이터를 넘기면서 대신 그의 정보를 역으로 빼내려 했다는 것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타이밍이 있다는 그의 충고를 받아들여 온마음에게도 자신이 왜 그랬는지 고백하는 등 이제야 일이 풀린다는 기미를 보여주더라고요.


그동안 석지형 피디는 주인공 온마음의 중요한 멘토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13화를 본다면 구준영에게도 훌륭한 멘토가 되어준다는 느낌. 또 구준영은 석지형과 온마음만이 아니라 장만철 편집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며 이제는 완전히 웹툰 편집부의 일원이 되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장만철 편집장이 허관영 본부장을 어떻게든 날려버려야 할 계기를 뚜렷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허관영이  진저툰 시절부터 영툰이랑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추측이 나온 걸 보면 그동안 웹툰 편집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던 건 사적인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이득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저랬던 것으로 추정되네요.


확실히 후반부 들어서면 리메이크는 원작 만화인 『중쇄를 찍자!』나 이 만화를 기반으로 미리 만들어진 일본 10부작 드라마완 다르게 오리지널 요소가 많이 가미되었다는 게 보입니다. 일단 허관영의 의도는 어느 정도 알아챘기는 하지만 웹툰 편집부의 불리함이 사라진 건 아닌데, 전편부터 추진한 진저툰 시절 파탄 났던 모용수 작가와의 계약은 물 건너갔고 대신 권피디와 응어리가 풀리는 모습으로 마무리되더라고요. 짧은 이야기긴 하지만 권피디 같은 경우는 이렇게 중간중간 초반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캐릭터가 입체적이라는 걸 보여준다는 생각. 그런데 개인적으로 모용수 작가랑 네온 웹툰은 계약 안 했으면 했기 때문에 다시 계약이 파토난 건 환영이랄까요. 


대신 나강남의 화실을  일종의 스튜디오 자회사로 만든다고 했고, 나강남과 지한슬의 관계도 원작과 많이 노선이 달라집니다. 역시 이 드라마는 작가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오윤 작가와 최두희 피디가 새 작품을 구상하면서 케미를 자랑하는 장면도 그렇고 이우진 작가의 작품에서 러브라인에 몰두하여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나오는 구준영의 모습도 소소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원작 만화와 일본 10부작 드라마와 달리 이 리메이크 버전에서 구준영은 주인공인 온마음에게 호감, 그것이 이성적인 호감이라고 알 만한 말을 남기고 어느새 온마음의 아버지와 오해도 풀려서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 둘의 관계는 열린 결말처럼 갔으면 좋겠단 생각이지만.

러브라인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이런 성장물 서사에서 로맨스를 땅땅 확정 짓는 건 좀 식는 묘사라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이번 13화에서는 구준영과 온마음의 관계만이 아니라, 석지형 피디와 온마음의 관계라거나 신대륙 작가와 온마음의 관계도 두드러졌는데 석지형 피디 역시 온마음을 떠올리는 장면이 많아 이것은 어떤 종류의 감정일까 모호하기도 했고, 신대륙은 자신이 모친으로부터 학대받은 사실을 만화로 그려내면서 온마음에게 자신이 어떤 위로를 받았는지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이성적인 호감은 구준영과 온마음 쪽이 또렷하지만, 까딱하면 신대륙과 온마음의 관계도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온마음과 신대륙의 이야기가 중심이고 흥미진진하기는 한데, 객관적인 시선에 보면 신대륙이 온마음을 향해 과하게 의지하는 모습은 위태로운 게 사실이거든요. 트라우마나 과거 회상신만 보면 거의 장르가 달라지는 수준. 심지어 온마음조차 이것을 인지하는 상황이고요. 그래도 온마음이 자신은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는 신이 아니지만, 신대륙이 필요하다면 그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돕겠다는 뜻을 보여주면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 거란 암시를 보여주며 그나마 희망적으로 마무리됩니다.  온마음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인물이면서도 신대륙의 아픔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의 자립을 도우려 한다는 점에서 굉장하다고 해야 하나... 멘탈과 관대함이 보통이 아니며 정신적인 성숙함 정도가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반 '피브 병기'의 드라마화 계약 미팅에서 감독의 말 때문에 트라우마가 터진 신대륙이 갑자기 뛰쳐나가는 돌발행동 때문에 저거 어떻게 수습하나 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감독은 신대륙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궁금. 좀 껄렁대는 스타일 같아서 첫인상은 나빴지만 그래도 다행히 신대륙의 행동으로 계약이 파토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는데 막판에 신대륙의 친모가 편집부를 찾아오기까지 하고 백어진 작가의 척추 측만증 때문에 '용의 꿈' 연재가 힘들어질 기미가 보이거든요. 거기다 예고편에선 신대륙 작가가 경찰서에 간 일로 별점 테러 당하는 것 같은데 웹툰은 그래도 트래픽이 중요하니까 작가 멘탈만 금이 가지 편집부 쪽에서 좋은 거 아닐까 행복 회로도 돌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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