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갈하이』 1시즌 1화 리뷰 (2022. 8. 30. 작성)
『리갈하이』는 당시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일부도 종영이 났겠다, 넷플릭스에서 찾아보던 작품들은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쳐 아쉬운 와중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이 이끈 것인지 며칠 전부터 추천 영상에 올라오던 이 일본 드라마 『리갈하이』는 직접 본 적은 없어도 제목은 익히 들어본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변호사가 나오는 드라마를 봐서 그런 건지, 넷플릭스 들어갈 때마다 자꾸 화면에 어른거리고 재미있다는 변호사 관련 드라마를 찾아볼 때 꼭 언급되는 게 있어서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더라고요. 미묘하게 이때 TV나 넷플릭스나 변호사 관련 소재가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요. 우연이려나요?
총 시즌 2의 작품이 넷플릭스에 올라왔는데, 일드는 왠지 한국 드라마처럼 분량이 길지도 않은 것 같으니 좀 부담도 없겠다 한번 재생을 눌렀습니다. 찾아보니 드라마가 2012년도에 방영된 고로, 시대적인 배경은 현재랑은 소소하게 약간 차이가 있다는 느낌일 듯. 첫 시즌이 거의 십 년 전 작품이니... 일단 드라마의 시작은 왠지 전형적인 열혈 신입 같은 느낌의 여자 주인공 마유즈미 마치코가 같은 변호사 사무실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누명을 쓴 것으로 추정되어 형량까지 선고받은 인물의 변호를 위해 변호사계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는 코미카도 켄스케를 찾아가면서 시작합니다. 보수가 적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그를 끌어들이려 자기 아버지 밭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요.
그래서 처음에는 서툴고 마음만 앞서는 마유즈미와 돈만 밝히는 코미카도가 만나 코미카도가 조금 감화되어 억울한 사람을 위해 싸우나 이런 전형적인 구도를 생각했는데 1화에서 여지없이 보는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전개가 나오더라고요. 코미카도는 어디까지나 승소, 자신의 무패 신화와 돈을 위해 변호를 하는 인물이고 마유즈미가 일하던 변호사 사무실의 소장인 미키랑은 무슨 척을 진 건지 거기서 쫓겨난 걸로 모자라 미키 소장이 죽어라 그를 망신 주고 패배시키려고 벼르는 모습이 나옵니다. 심지어 코미카도는 이기기 위해선 언론도 이용하고 인권단체도 끌어들이면서 승소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묘사되더라고요. 뭔가 변호는 법정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느낌이랄까.
거기다 코미카도의 성격 자체도 자뻑이 심한 데다 은근 남 탓하기 쉬운 타입에 사치스러운 성격이라 열혈이고 마음이 앞선다고 하지만 딱히 사적으로 문제는 없고 상대적으로 차분해 보이는 마유즈미를 원망하는 일도 많더라고요. 다른 일드 『트릭』과 비슷하게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구성에서 만화적인 특성이나 과장이 엿보이는데, 다만 『트릭』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있으며 과하게 코미디가 부각되는 편은 아니에요. 어쨌든 유능하기는 하지만 노답이라 할 수 있는 코미카도의 행실 때문에 오히려 전형적일 거라고 생각한 마유즈미가 있어 보완이 되는 현실이라는 것. 보다 보면 코미카도의 경제관념이 워낙 엉망이라 저 사무실에 마유즈미가 취직한 게 다행이다 싶었을 정도.
게다가 1시즌 1화의 사건 또한 주인공들인 코미카도와 마유즈미의 활약으로 피고인을 무죄로 만들어 승소하긴 합니다만... 여기서 반전이 있는 것이 일단 무죄라고 할 수 있는 증거들이 1년이 지난 상황이라 과연 확실한 건지 장담할 수 없으며 무죄로 선고받고 나온 피고인의 수상쩍은 태도, 자신을 용의자로 몰고 간 경찰을 죽여버리겠다며 음침하게 중얼거리는 행보를 보면 혹시 저놈이야말로 진짜 용의자가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을 남깁니다. 이것이 드라마를 보면서 좀 의외라고 생각한 면인데 보통은 피고인=무죄라는 공식으로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전제를 만들 텐데 말이죠. 피고인의 평판을 이용하면서도 감성팔이적인 전개가 없다는 것도 특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