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2시즌 15화 리뷰 (2020. 10. 3. 작성)
드라마 『비밀의 숲』 2시즌 15화 리뷰입니다. 어찌어찌하여 계속 보다 보니 이 드라마도 다음 화면 마지막입니다. 중간에 루즈한 부분도 있었지만 후반부에서 재미가 있어지는 드라마였네요. 좀 아쉬운 점은 중간에 불필요한 이야기가 많았다는 거랑 빌런의 캐릭터성이 전 시즌만 못하다는 점이랄까. 근데 서동재는 어떻게 됐나요? 예고편을 보아하니 아직 혼수상태인 건가요? 확실히 금방 회복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빨리 깨어나서 멀쩡해졌으면 좋겠단 바람이. 이번 15화 초반부에는 우태하가 이연재와 몰래 만나고, 이연재가 우태하를 회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1년 전 사망한 박 변호사의 진실이 나오려나 했는데 우태하가 여기선 말을 돌리고 오히려 진상은 후반부에 자세하게 드러납니다. 우태하는 1년 전 별장에 사람들을 불렀다고 고백하는데 그 목적은 정치적인 것이었으며 수사권 확보 때문에 그랬다고요. 그 와중에 박변호사와 만나 한조그룹 관련으로 상의했다고 하며 그래도 박변호사 죽음은 모른다고 이연재에게 잡아뗍니다. 우태하를 부른 이연재의 목적은 추징금을 이성재로 하여금 내게 하겠다는 것이었고요.
와중에 경찰은 경찰대로 화나서 기자회견을 여는데 솔직히 경찰 입장에선 충분히 열받을만하달까... 검경협의회도 얽혀있는 이 상황에선 검찰을 배후로 의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처음에 최빛은 수사권을 경찰 측에서 사수만 하면 그만이고 흑막이랑 1도 관련 없었나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초반 보여줬던 미심쩍은 태도는 과연 뭐였을까? 우태하랑 뭔 관계였을까 했는데 막판에 진실이 밝혀지더라고요. 그런데 그동안 최빛이라는 인물에 대해 내가 좀 오해를 가졌던 게 확인되었어요. 드라마 초반엔 또 다른 목적을 가진 흑막은 아닐까 했었는데 오히려 이용당한 입장에 가까웠다고 할까. 황시목은 배후에 검찰이 있음을 알고 우태하와 김사현을 의심하는데요. 저번 주부터 연출이 좀 그랬기 때문에 전 계속 김사현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상은 우태하가 이번 납치 사건을 이용해 먹는 계획을 세웠고 김사현은 그걸 알고 있었다는 정도. 하지만 김사현까지 직접적으로 그 계획에 관여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김사현은 서동재가 죽을 뻔했기에 꽤 흔들리는 것 같더라고요. 김사현은 우태하의 계획을 묵인만 한 거지 큰 관련은 없는 듯. 김사현을 의심한 내 촉은 역시 똥촉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만 했달까요.
황시목은 다시 박변호사의 부인을 추궁하여 증거를 찾는데요. 근데 드라마에서 황시목의 기억력이 너무 초인적이라서 놀라게 돼요. 이건 황시목의 설정도 그렇고 드라마적 허용이라고 봐야 하겠지만은. 그리고 감정에 무딘 사람치고는 다른 사람을 너무 잘 다루는 것이 신기한데 이건 역시 검사 짬밥이려나요...? 황시목은 박변호사의 계좌 자료를 찾아 한여진한테 보내게 되는데 죽은 박변호사가 사망 전 여자 셋한테 돈을 송금한 게 밝혀집니다. 박변호사는 우태하가 부른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생각보다 더 더러운 진실이 감춰졌다는 게 밝혀졌어요. 박변호사는 별장에서 접대를 받고 술을 마시다 심근경색을 일으킨 거였고 우태하는 그걸 감추려고 차에 시신 넣고 운전 중에 죽은 걸로 위장한 것이었습니다. 근데 우태하는 1시즌 빌런에 비하면 포스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작중 하는 짓이 접대에 사체 유기에 이창준 죽음도 오해하고 있고 참 나; 별장에 초대된 나머지 인간은 전 경찰 정보국장이라기에 뜬금없다 싶었는데 전 정보국장은 별장에 갔다가 박변호사 죽음을 확인했지만 세 번째 인물은 자기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자신은 그 현장에 당황해서 자기 사람을 대신 보냈다 털어놓는데 그 세 번째 인간은 다름 아닌 최빛이었네요.
최빛은 그동안 또 다른 흑막일지 모른다는 의심에서 이제는 상황이 만들어낸 희생자이자 동시에 사건을 묻은 가해자라는 독특한 포지션이 되었고요. 설마 최빛 때문에 한여진이 괴로워하는 장면을 드라마 내에서 보게 될 줄이야. 한여진은 진심 드라마에서 멘탈 센 캐릭터인데 말이죠. 한여진은 결국 별장 접대 건을 언론에 전달하게 되고, 그 대신 멘탈이 너덜너덜해집니다. 이번 15화의 엔딩은 최빛이 기자 회견을 열려는 장면에서 끝이 나고요. 뭔가 최빛은 마지막으로 양심을 챙기는 인물이 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경찰 쪽 최빛이 어떤 포지션인지 알았으니 검찰 측 김사현은 포지션이 대체 뭘까요? 지난 화만 하더라도 마치 흑막인 것처럼 연출을 하더니 진짜 흑막은 우태하였다는 게 드러났고... 혹시 전작의 서동재와 비슷한 포지션이려나요? 어쨌든 죄목이 밝혀진 우태하는 최후의 발악으로 최빛을 인질 삼아 한여진을 비리 경찰로 기소하겠다 협박합니다.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우태하는 너무 1차원적인 자기 욕망+비리+협박으로 점철된 악당이라 전작 빌런만큼의 매력은 없는데 따지고 보면 이런 면모는 초반부터 그려지긴 했어요. 1시즌과는 차별화를 두려는 의도로 저런 빌런을 내세운 걸까 싶기는 한데 전작 빌런 포스가 너무 강해서 우태하는 상대적으로 묻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