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는 사람판 『반지의 제왕』 7권(해설편) 리뷰
드디어 '씨앗을 뿌리는 사람'사의 소설 『반지의 제왕』도 마지막입니다. 황금가지판과는 다르게 해설과 부록을 한 권에 몰아서 넣어준 덕택에 읽기는 수월했는데 그렇다고 제가 황금가지판의 부록들을 안 읽었던 것은 아니에요. 단지 몰입도의 문제가 있었을 뿐. 원래 본편의 내용은 다 끝난 지라 이번에 실린 내용들은 소설 본편 이전의 이야기들을 연표로 요약해 준 것과 본편에 등장하는 왕가에 대한 설명, 책력, 그리고 다시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 내 언어와 문자 설명들입니다. 이걸 읽다보니 가상의 판타지 소설 한 편을 완성시키기 이해선 어마어마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왠지 역사서의 내용 일부를 축약시킨 감이 드는 이 해설 편을 읽자니 『실마릴리온』을 다시 읽는다고 해도 무리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면 예전에 어떻게 『실마릴리온』을 읽었는지 희한합니다. 물론 내용의 반도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지만요. 『실마릴리온』을 읽고 기억하는 것은 그나마 세계관의 악역을 도맡은 신 '멜코르'밖에는 뚜렷하게 기억나는 게 없거든요. 다시 소설 내용으로 돌아가면 앞부분의 왕가의 설명을 넘어 3시대의 연표 부분에 들어서 소설 『호빗』과 본편 『반지의 제왕』의 익숙한 내용들이 나와서 읽는 맛이 나는데, 재미나게도 본편에선 묘사해주지 못한 전쟁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소설 『호빗』에서 활약했던 무쇠발 다인과 요정왕 스란두일 그리고 인간영웅 바르드의 손자인 브론드가 사우론의 대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잠깐이나마 설명되는데 이 전쟁이 일어난 시기가 본편의 펠렌노르평원 전투 시기와 겹친다는 사실.
그리고 강령술사의 요새 돌 굴드르의 자세한 이야기와 신성회의 부분은 소설 『호빗』과 연계되는 측면이 있어 이미 읽은 바 있던 내용들과 연결시켜 기억해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내용의 나머지 3분의 1은 본편의 색인과 지도 그리고 역자의 짧은 평론입니다. 이 평론도 나름 흥미로운 구석이 있어서 읽어봤는데 『철학으로 읽는 반지의 제왕』을 리뷰했을 때도 언급했지만 소설 『반지의 제왕』이 처음 등장했을 시 사람들의 열광과 다르게 문학계의 반응은 냉정한 편이었는데요. 지금은 평가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대성공 이전부터 이미 소설 시리즈는 스테디 셀러로써 사랑받아왔다는 이야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