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5화 리뷰 (2022. 10. 1. 작성)
드라마 『블라인드』 5화 리뷰입니다. 현재 이 드라마의 전개는 제목 그대로 블라인드에 가려진 것 같은데, 아직 드라마 초반이라 떡밥은 던져지고 있지만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기 때문인 듯. 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인 류성준은 살인범 누명을 써서 쫓기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현재 5화까지의 전개를 보면 진짜 제목에 충실한 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몰입도는 있지만 주인공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답답한 구석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 그나마 5화의 획득이라고 한다면 그 문제의 '정윤재'가 누구인지 밝혀졌다는 사실인데, 류성준은 자신의 입으로 정윤재가 자신이며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사칭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일단 백문강과 그 수하의 위협에서 벗어난 류성준이 도움을 요청한 건, 형이나 부모가 아니라 바로 배심원이자 류성준과 계속 얽히게 된 사회복지사 조은기입니다. 형인 류성훈 같은 경우는 정만춘 가족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동생을 의심했던 인물이라 진짜 류성준의 말마따나 믿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동료인 나동화 형사 말대로 친형제가 아닌 건지 알 수 없다고 할까요. 그래서 5화 마지막에 류성훈이 반전처럼 모습을 드러냈어도 영 믿음이 안 가고 현재 류성준 입장에서 가장 의지가 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조은기인데, 작중 시점에서 류성준은 이미 수배령이 떨어진 상황임에도 그녀가 류성준을 보호해 준 이유도 드러나더군요.
조은기는 배심원으로 나왔을 때부터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없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뭐만 하면 의심을 받았다고 하던데, 학창 시절 그녀는 자신을 도둑으로 몬 동급생에게 보복했다는 이유로 소년 재판에 선 전적이 있었습니다. (어른스러운 지금 성격과 다르게 학생 때는 좀 노는 학생 이미지였다는 반전) 그때 재판을 한 판사가 바로 류성준의 아버지였으며, 류성준의 아버지 류일호는 유일하게 조은기의 말을 들어주고 감형까지 해 준 인물. 말하자면 조은기는 류씨 부자 둘한테 도움을 받은 셈이며, 그때의 인연과 누명을 썼을 때의 억울함을 잘 알기 때문에 류성준의 수배령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류성준을 믿고 보호하는 거였더라고요.
현재 조은기는 자신이 일하는 아동복지 센터 창고에 류성준을 숨겨주는데, 백문강이 의심을 하고 멋대로 창고에 들어왔을 때 삽을 들고 맞서는 장면은 통쾌했습니다. 학생 시절에도 좀 노는(?) 부류였어서 겁이 없기 때문일까요? 여전히 드라마는 희망복지원에서 있었던 끔찍한 이야기들을 잊지 않고 보여주면서 백문강과 염서장, 그리고 최 기사가 얼마나 용서받지 못할 인간인지 끊임없이 부각해 주는데, 아무래도 진범의 정체가 드러나야만 저 복지원의 행태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이번 5화에서 좀 아쉬웠던 부분은 현재 이야기가 수배된 류성준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진범에 대한 단서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었고요.
류성준은 조은기에게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 - 그런데 이건 전편에서 입양기록이 없다는 서류와 모순이라 의문 -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정윤재라는 사실을 밝히는데요. 조은기의 조언으로 형에게 도움을 요청하긴 합니다만 류성훈은 그 사실을 다른 형사들에게 알리고 류성준은 형사 + 백문강 일당에게 동시에 쫓기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형사들은 류성준을 아직 믿고 있는 데다 염서장 스파이인 강창욱 정도를 빼면 추적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 특히 오영국 팀장 같은 경우는 일부러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경적을 누르며 류성준이 눈치챌 틈을 주고, 다른 형사인 석구나 나동화 같은 경우는 아예 잡지도 않으면서 류성준이 도망가게 도와줍니다.
이 장면이 백문강에게 삽 들고 맞서는 조은기 장면이랑 함께 속 시원했다고 할까요. 나중에 사건이 해결되면 서장 스파이 빼고 다른 형사들은 다 승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5화의 내용이 류성준의 상황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배심원들의 이야기는 조은기를 빼면 저절로 비중이 줄어들었는데 여기서 가장 수상쩍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바로 최 기사입니다. 최기사는 과거 희망복지원에서 아이들을 잔인하게 학대한 인물로 암만 생각해도 진범이 먼저 노려야 할 인물로 보이는데, 현재 시점에선 무사하고 심지어 자신이 원한을 가진 다른 인물들에게 살의를 보여주는 등 심상찮은 모습을 연출하더라고요.
혹시 최기사가 모방범이라 진범이 저지른 살인 사건 말고도 다른 살인이 섞여 있던 게 아니었을까요? 묘하게도 최기사는 조은기가 복지사로서 보호해 주는 유나라는 아이를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는 유나가 탔던 오토바이가 도로에서 끼어들기하면서 주행을 방해했다는 이유인 듯. 그런데 유나가 그 오토바이를 운전한 것도 아닌데 원한을 품으면서 적의를 드러내는 건 암만 생각해도 정상이 아닌지라 이 유나 관련으로도 뭔가 사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예고편에 보면 붙잡힌 아이가 유나 아닌가 싶던데, 유나가 비중 있게 등장하는 걸 보면 분명 이 캐릭터에도 뭔가 중요한 역할이 있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