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6화 리뷰 (2022. 10. 2. 작성)

드라마 『블라인드』 6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보고 있는 타사의 다른 드라마와 시간이 겹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방송을 통해 보게 되었는데요. 이상하게도 편성표를 살펴보면 재방송 회차가 많지 않다고 해야 하나요? 내용은 흥미롭긴 한데 TV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드라마 본편으로 들어가면 6화까지는 주인공 류성준이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그것을 벗기기가 요원한 상황인데 다만 다행인 점은 그를 보살펴준 조은기뿐만이 아니라 형인 류성훈까지 류성준을 돕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 전편에서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 건 일종의 페이크인 듯 - 류성준이 있던 강력팀 같은 경우는 한 명 빼면 류성준을 돕는 역할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간간이 희망복지원의 과거에 대해 언급되면서 실마리가 풀릴 기미가 보이는데, 여기서 반전인 건 배심원 일원 중에 희망복지원에서 학대받던 원생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6화 초반부를 보면 탈출을 시도하는 원생들 말고, 아이들을 학대하는 경비들에게 협력한 인물 - 작중에서 7번이라 불리는 원생이 있었는데 당시 경비원이었던 최기사는 재판장에서 그 7번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며 백문강에게 실토합니다. 경비들에게 협력하여 아이들의 탈출을 막은 7번은 다름 아닌 안태호 소장이었는데 그가 재판이 끝나고 뒤풀이 당시 사진 찍히는 걸 꺼려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싫어한 이유는 다름 아닌 복지원 출신이고 최기사의 존재를 알아봤기 때문이었던 건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상한 건 최기사는 7번이 안태호 소장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으면서도 류성준이 정윤재라는 사실은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인데, 지금 진범 찾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조금 미뤄진 이야기지만 류성준의 과거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분명 어린 시절 복지원 시절의 기억은 있는 것 같고, 자신의 이름을 정윤재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정작 입양 기록은 없다는 모순점이 발생하거든요. 정윤재는 스스로를 입양아라고 조은기에게 밝히기까지 했는데 왜 입양기록이 없는가 이건 이 드라마에서 복지원 관련인들을 정만춘의 재판에 배심원으로 어떻게 모았는지 여부와 함께 최대 의문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편에서 목걸이를 빼앗아 간 백문강에게 항의하는 어린 윤재와 그리고 윤재를 감싸며 백문강에게 애걸하는 형의 모습을 보면 저 형이 실은 류성훈이며 류성훈과 류성준이 동시에 류일호 판사 부부의 집에 입양된 게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그동안 류성준이 형인 류성훈을 살갑게 대하는데 반해 류성훈은 동생을 냉정하게 대하는 측면이 있어서 그의 행적에도 의문이 생깁니다. 어쨌든 동료 형사인 나동화의 말대로 이 둘이 친형제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한 듯... 하지만 류성훈이 류성준까지 속여가면서 페이크를 써서 추적자들을 따돌리고 류성준과 조우하며 진범 찾기에 협력을 하면서 약간 내용이 진전되는 기미는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정윤재를 사칭하며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에 대해선 오리무중인데, 이번엔 우비를 뒤집어쓴 뒷모습으로만 등장하여 의문만을 증폭시킵니다. 만약 그가 복지원의 일을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거라면 왜 하필 같은 복지원 출신인 정윤재를 사칭한 건지, 그리고 가해자들에게 직접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의 가족에게 보복을 하는지 그 심리도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백문강이나 염서장 그리고 최기사 같은 경우는 죄가 분명하기에 응징을 당할 만하지만 현재 보복을 당하는 이들은 그들의 딸인 백지은이나 염혜진 같은 인물이며 정만춘 일가 같은 경우는 입막음 때문이라면 정만춘만 살해해도 그만인걸, 그 부인과 자식까지 죽일 필요는 없었거든요.
가해자들이 아닌 그저 가해자들과 가족이라는 이유로 애꿎은 이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본다면 명분이라도 있는 살인이 아니라 그저 싸패의 화풀이 같아 볼수록 찝찝하다고 할까요. 그 와중에 류성준은 자신이 발견한 염혜진의 손톱을 동료 부검의인 소영에게 맡겨 분석을 의뢰하고,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확보하는데요. 그런데 이 증거물을 염서장 스파이인 강창욱 형사가 빼돌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드라마가 몰입도가 있는 것과 별개로 주인공을 쫓는 빌런들이 하는 짓이 화나는 게 많아 종종 집중력을 흩뜨려 뜨리는데 강창욱 형사는 왜 저렇게 류성준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지 이해할 수 없고, 백문강 같은 경우는 지은 죄가 많은 인간이 주인공들 발목을 잡아 그건 그것대로 열받게 하거든요.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문강은 실수로 부인을 밀쳐 죽게 만드는 등 상황은 꼬일 대로 꼬이고 있고요. 오히려 류성준이 범인이 아니라는 의심을 한 건 염서장인데, 하는 짓을 보면 딸의 죽음보다는 자기 치부가 드러날까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아 좋게 풀릴까 싶네요. 와중에 류성준은 백문강이 정만춘으로부터 받은 음성 사본을 구하겠다고 그의 집에 찾아가는 대담한 짓까지 저지르는데, 종종 보다 보면 주인공의 막 나가는 행보와 그와 반대로 안 좋은 결과만이 찾아오는 전개는 좀 신물이 난달까. 물론 막판에 최기사가 살던 곳까지 들쑤신 덕에 사건에 대한 단서를 잡긴 합니다만. 여기서 최기사를 공격한 인물은 바로 안태호 소장이라는 게 드러났지만 그는 아무래도 진범은 아닌 것으로 추정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