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 그들이 있었다』 1시즌 5화 리뷰 (2020. 9. 12. 작성)
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 5화 리뷰입니다. 저번 주 엔딩은 김욱이 두온마을 준수 엄마의 포켓 목걸이에서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발견하고 그가 자신이 잃어버린 친모임을 깨닫는 데서 끝났습니다. 5화는 김욱이 암울하고 슬픈 과거로 시작하는데, 준수 엄마가 김욱의 친모라는 것은 확정됐고, 이제 남은 떡밥은 새로운 중심 사건으로 떠오른 최승건설 한회장의 직계 손자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것이네요. 의외로 신준호 형사와 최여나의 이야기는 금방 해결되지 않을 거란 암시가 있는데, 한회장의 직계가 수녀원 근처에 버려졌다는 것을 보면 최여나가 혈육이 맞나 싶다가도 저번 화에서 DNA 판정이 불일치 뜬 것 때문에 아리송하기도...?
그리고 두 주인공 김욱과 장판석은 찐 부자 수준으로 친한 사이가 되었으면서도 자신들이 가진 사연을 서로에게 털어놓지는 않았습니다. 장판석은 실종된 딸 장현지를 꾸준히 찾고 있고, 김욱은 어린 시절 헤어진 친어머니 김현미의 영혼이 두온마을에 있다는 것을 숨기고 있는데 여기서 김욱한테 딜레마가 하나 생기고 말았네요. 일단 두온마을에서 망자가 성불하려면 그 시신이 인간들 손에 돌아가야 하는데, 김욱은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어머니를 겨우 다시 만난 것이고 이번에 그 시신을 찾아내어 어머니를 성불시킨다면 모자가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헤어지는 비극을 다시 맛봐야 한다는 것. 그래도 빨리 어머니한테 자기가 친아들인 것을 밝혔으면 하는 마음도.
또 이번 장판석의 사정을 알고 사기를 친 사기꾼을 잡는 일에 김욱과 오빠 동생 하는 종아가 활약을 하는데, 사기꾼을 그렇게 빨리 잡아낸 것은 좀 초현실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뭐 드라마적 허용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고... 딸 현지를 찾는 일에 종아가 어쩌다 개입된 것도 그렇거니와 종아가 두온마을 근처 장판석이 사는 집을 찾아왔을 때 장판석이 종아가 먹을 점심을 마련해 주는 장면을 본다면 역시 종아가 장판석의 잃어버린 딸 현지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장판석이 현지에게 밥을 차려주는 장면에서 마당에서 밥을 먹는 애기 강아지들과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 진돗개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이 의미심장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유입되어 두온마을에서 깽판을 치다 마을 사람들한테 제압된 성범죄자의 망령은 김욱이 그 행적을 쫓아, 그를 죽인 사람들, 실제로는 그의 피해자였던 부부를 설득하여 자수하게 함으로써 해결합니다. 그런데 이 성범죄자가 죽은 이유는 그가 여자를 강간하려다가 그 남편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 시신 유기를 빼고 솔직히 저 부분에 한해서는 정당방위라고 봐주어야 할 것 같은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 법률을 보면 순순히 그렇게 판결 내주지 않을 것 같은 불신이... 현실을 대입하려다 보니 갑자기 속이 쓰리는 부분. 뭐 일단, 피해자 부부는 성범죄자의 시신을 유기한 것 때문에 처벌을 받긴 받는다고 나오긴 하더라고요.
어쨌든 성범죄자의 망령은 그렇게 성불하는데, 그렇게 죄를 지었음에도 쉽게 갈 수 있다며 한탄하는 토마스의 모습이 짠했습니다. 토마스는 대체 얼마나 오래 두온마을에서 살았던 걸까요? 현재 두온마을에서 성불한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시신이 인간들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김욱의 친모와 두온마을 박형사는 최승건설과 관련 있다는 언급이 나와 그들의 시신을 찾아낼 가능성은 높아졌어요. 그리고 다른 망자들 또한 장판석의 도움으로 시신을 찾아내고 범인의 단서를 찾아 경찰에게 잡게 하는 등 원한을 풀고 성불하고 있는데 (1화에서 경찰이 연쇄살인마 잡은 것) 만약 시신이 아예 소멸해서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두온마을의 망자는 영영 그곳을 떠날 수 없는 건지 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