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탐정』 3화 리뷰 (2020. 9. 28. 작성)
드라마 『좀비탐정』 3화 리뷰입니다. 은근 이 드라마는 패러디 같은 게 많이 삽입된 것 같은데 중간에 영화 『신세계』 OST가 나와서 귀를 의심했네요. 하지만 개그 신을 위한 연출이라도 좀 과하다는 생각이... 이런 부분이 드라마를 산만하게 만드는 것 같았어요. 주인공들이 돈에 찌드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좀비인 김무영은 먹는 것은 물론이요, 얼굴의 시체 흔적을 가리는 비비크림을 구할 돈도 없는 게 저번 주부터 묘사되는데 그렇다고 여주인공 역시 형편이 좋은 것도 아녜요. 오죽했으면 합의금을 뜯어내려던 김무영이 여주의 상태를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합의금 뜯어내려던 생각을 버릴 정도.
와중에 다른 드라마 주인공들 저승사자나 외계인도 자차에 자기 집 갖고 있는데 자기는 왜 그려냐며 한탄하는 것이 좀 많이 웃겼습니다. 주인공이 특수한 신분인데 저렇게 돈에 쪼들리는 케이스도 진심 드문 것 같네요. 심지어 공선지의 형부(배우 안세하 분) 같은 조연도 영화 투자 못 받아서 쪼들리고 구박받는 모습이 그려지는 등 등장인물 중에 잘 나가는 인간이 없다는 게 특이. 이 와중에 형부가 내민 영화 제목이 드라마의 제목 '좀비탐정'이에요. 그런데 이 형부도 나중에 뭔가 하기 때문에 나오는 캐릭터인 걸까요? 지금 상태에선 그냥 안타까운데 웃긴 개그 캐릭터 1이라...
그 와중에 태권도장 다니는 아이들한테는 강아지를 찾아주고 만나게 해주는 것 때문에 주인공인 김무영이 영웅 대접을 받는 게 좀 귀여웠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반면 공선지는 산타를 찾는 일에 자문을 받겠다면서 어거지로 김무영의 조수로 취직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 김무영은 유명 배우로부터 가출한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이것저것 조사한 끝에 그 딸인 김윤주가 다닌 단식원을 찾아가는데 알고 보니 그 단식원은 단식원 간판만 내건 사이비 종교 시설이었던 것.
주인공들이 그것을 눈치채는 것이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갑자기 드라마 분위기가 사이비 스릴러로 변모하더군요. 집회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친 김무영이 사이비 간부들로부터 도망치다가 좀비 본성이 튀어나올 뻔하고, 자신이 살해당하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3화의 엔딩. 이렇게 조금씩 떡밥이 뿌려지면서 드라마가 끝나는데 아직은 심각한 분위기보단 전체적으로 밝은 톤에 코믹한 분위기가 더 주를 이루고 있네요. 드라마의 정체성이 한때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병맛 코미디 계열에 더 가까운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