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천원짜리 변호사』 2화 리뷰 (2022. 9. 24. 작성)

0I사금 2025. 6.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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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2화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번 2화가 어제의 1화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느낌인데 역시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르는 법정 씬에서 얼마만큼 기발하게 활약하느냐에 달린 것 같네요. 어제 첫 방영하여 기대를 안고 보게 된 드라마인데 솔직하게 1화는 캐릭터나 소재가 특이하긴 해도 몰아치는 분위기가 적어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어쩌면 그 덕택에 이번 2화를 더 몰입감 있게 보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요.  2화에선 코미디 장면이 더  풍부해진 것도 있고 은근 소재가 사람들의 공감이나 공분을 살 수 있는 내용이 많아 빠져들기 쉬운 구조란 생각. 


저번 1화에서 사람들을 궁금증을 자아내며 드러나지 않았던 중요한 증거물 상자 안에는 황당하게도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상자 안에 증거랄 게 없었으니 채택하고 자시고도 없었는데 이 어이없는 증거물을 증거라고 천지훈이 가지고 온 것은 재판에 들어선 사람들의 이미 유죄를 추정하고 피고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지적하기 위한 밑밥이더라고요. 법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하지 '유죄' 추정의 원칙이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천지훈은 배심원들을 설득시키는데요. 저 아무것도 없는 증거물 상자만큼이나 기발했던 장면은 프로 소매치기였던 피고인의 능력 - 과거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불릴 정도로 빨랐던 그의 능력을 직접 보여줘 혐의를 벗겼다는 점입니다.


천지훈은 피고인더러 증인의 지갑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훔쳐내는 수법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직접 법정에서 확인시키게 합니다. 피고인의 지갑 훔치는 실력이 저 정도라 멀쩡한 정신 상태에선 지갑을 훔치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면서도 술에 취해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 바로 지갑을 훔치는 걸 알아차렸다는 모순적인 부분을 지적하며 상황을 논파하거든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여기서 과거 피고인의 범죄 행적을 이용해 현재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했다는 점이 독특하더라고요. 어쩌면 나도 저 자리에서 배심원 자리에 있었다면 증거물 상자보단 저 상황 재연에 더 설득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 결국 이 재판은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결론이 납니다. 


거기다 형사 보상금을 신청하면 딸의 수술비도 해결이 된다고 덧붙이던데, 그렇다면 사무장님이 대신 내준 병원비도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으려나요. 은근 드라마 보면서 이런 점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리고 이 재판을 눈여겨보던 백마리의 할아버지인 로펌 '백'의 대표인 백현무(배우 이덕화 분) 는 검사 시보를 마치고 로펌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손녀에게 천지훈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두 달 동안 시보 생활을 해야만 허락해 준다며 내켜하지 않는 그를 그곳으로 보냅니다. 백마리의 할아버지는 자기 손녀를 좀 더 단련시키기 위해 그러는 것 같던데 처음엔 질색하던 백마리도 어느 순간 천지훈에게 말려들어 자진해서 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고요.


그런데 백마리의 핑크색 수트가 굉장히 거슬린다는 점 빼면 이 과정이 상당히 개그인데, 백마리는 천지훈과 사무장이 무서워하는 건물주 조여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게 되는 거 아닐까 모르겠네요. 확실히 대형 로펌 손녀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천원 받고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 일을 하면서 고객을 끌어모으는 걸 보면 이쪽으로도  탁월하다고 해야 하나. 그전엔 저 사무실이 대체 어떻게 유지되었는지 알 수 없는 정도. 와중에 백마리를 연모하는 서민혁(배우 최대훈 분)이 돌아와 청혼하네 어쩌고 하는 내용도 나오던데, 왠지 서민혁의 역할은 백마리 때문에 천지훈에게 열폭+견제를 하다가 결국 천지훈한테 감겨  망가지는 밉지 않은 라이벌 역할일 듯해요.


그래도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데, 천지훈이 변호사 수임료를 계속 천 원만 받는다면 나머지 생활비는 어떻게 버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에요. 지금 변호사 사무실로 쓰는 건물도 옛 다방 건물을 약간 개조한 것이고  건물주인 일명 조여사를 계속 피해 다니는 모습을 보면 진짜 그만한 건물의 월세도 낼 돈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럼 나머지 생활은 어떻게 하는 건지 진심 의문. 심지어 후반부 새로운 사건에선 갑질하는 주민 때문에 엉뚱하게 차 수리비를 물어주게 된 경비의 손자한테서 더위사냥 반쪽 얻어먹고 의뢰를 받아들이거든요. 이 과정에서 소소하게 터지는 장면이 많았는데, 엉뚱하게 이번 사건은 천지훈이 사고를 치고 그의 변호를  백마리가 억지로 맡으면서 엔딩이 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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