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천원짜리 변호사』 9화 리뷰 (2022. 10. 22. 작성)

0I사금 2025. 6.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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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9화 리뷰입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전날은 본방이 아니라 스페셜 영상이 방영되었고, 이번 주 토요일에 9화가 방영되었는데요. 다음 주 예고편을 보니까 또 금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10화 방영된다는 자막이 떠서 뭔 일인가 싶더라고요. 일단 9화의 분위기는 『천원짜리 변호사』의 초반을 많이 떠올리게 했는데요. 분명 생각이 있어서 주인공이 그리 행동을 하는 거긴 하지만, 어째 사건이 우당탕탕 얼렁뚱땅 얼레벌레 해결되는 분위기로 돌아간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저번 주에 보여준 주인공 천지훈의 과거가 너무 무겁다 못해 피폐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네요.


과거가 예상외로 어두운 내용이긴 했어도 이 천원짜리 사무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또 그것을 왜 검사인 천지훈이 이어받게 되었는지 상당히 그럴싸한 당위성과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확실해서 납득이 가긴 했습니다만... 이번 9화에서 재미있던 점은 시보인 백마리의 변화였는데, 백마리는 선배 검사인 나예진으로부터 천지훈의 과거를 듣고 진심으로 슬퍼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라고 하지만 울음을 터뜨리며 천지훈을 안타깝게 여기는 백마리의 모습은 웃겼지만 정감 가고 굉장히 귀여웠단 생각이 들었네요. 그리고 천지훈의 과거에서 이주영이라는 찐사랑이 존재하면서 혹시나 모를 백마리와 천지훈의 불필요한 로맨스는 없을 거라 여겨지더라고요.


이런 해결사 구도의 장르물에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로맨스나 러브라인을 주연 사이에 어거지로 밀어 넣을 경우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나 잘 쌓아온 관계성을 붕괴시키고 사건 해결 자체를 미뤄버릴 수 있다는 점인데, 적어도 백마리가 천지훈의 편이 되어주고 천원짜리 사무소에 남아있게 되더라도 천지훈과 특별한 감정을 쌓는 그런 건 아니겠다 싶더라고요. 백마리가 천지훈의 과거를 듣고 태도가 유해지고 그에게 좀 더 잘해준다는 티를 내긴 했지만, 그것이 남녀의 호감이라기보단 인간적인 연민이나 호감에 가까워 보이고 천원짜리 사무실의 세 멤버는 동료애로써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깔끔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9화에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건 천지훈의  검사 시절 친구인 서민혁이었는데, 아빠 많이 좋아하고 어딘가 애 같은 구석이 있는 남자지만 검사로서 할 일은 확실하게 하는 데다가 처음 예상한 것처럼 열폭형 라이벌 타입도 아니고 오히려 천지훈을 많이 좋아하는 타입이라 더 정감이 가더라고요. 중간에 차 딜러로 위장한 천지훈과 만났을 때 서로 짜고 치는 거겠거니 싶었는데 실은 정말 모르고 차를 사러 간 거라는 것도 웃겼고요. 설정상 서민혁은 백마리를 짝사랑하는 입장이긴 한데 이번에 선배인 나예진(배우 공민정 분)의 딸을 잘 보살펴주는 것이나 중고차 판매 사기단을 일망타진할 때 말을 잘 듣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이쪽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어요. 


이번에 나예진을 비롯 검사들은 '카킹'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중고차 판매 사기단을 잡으려고 하는데 여기에 사무장님이 피해를 보면서 천지훈까지 엮이게 되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사무장님은  차를 바꾸려고 중고차를 구매하려다가 허위매물을 인터넷 - 연근마켓이라고 이름을 어딘가에서 따왔을 법한 사이트 -에 올려 사람들을 낚은 뒤 차를 비싸게 팔아먹는 사기단에게 속아 아들 생일선물을 살 돈까지 뜯기게 되는데요. 사무장님의 돈을 되찾기 위해 천지훈과 백마리가 그 사기단에 위장 취업까지 하면서 조직의 실태를 파악하는데, 여기서 사기단을 속이는 천지훈의 얼핏 보면 정신 나간 것 같은 짓거리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보다 보면 『천원짜리 변호사』는 『검은 태양』이랑 겹치는 배우들이 많은 느낌인데,  일단 천원짜리 사무실의 멤버들 셋은 전부 『검은 태양』에 같이 나왔던 배우들이고 이번에 사기단으로 등장하는 황금식이나 사장님도 그렇습니다. 9화는 천지훈의 미친 해결력과 나예진의 협력으로 사기단을 검거하고, 천원짜리 사무실은 사건 해결했다고 대창집에서 회식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돼요. 그런데 바로 다음 과거편과 관련된 인물이 등장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데 그 인물이 천원짜리 사무실을 직접 찾아오면서 파란을 예고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검거된 '카킹'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뒷모습과 문신만 비추는 것도 의미심장해서 뭔가 떡밥인가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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