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치』 3화 리뷰 (2020. 10. 25. 작성)
드라마 OCN 『써치』 3화 리뷰입니다. 왠지 이번 3화는 저번 주 방영분에 비하면 공포 분위기가 줄어든 느낌인데,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시간대가 낮이라는 점과 좀비 혹은 괴생명체의 비중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치중되어 그들의 캐릭터를 소개해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보다 덜 긴박하기 때문인 듯. 그리고 과거와 현재 시간대 교차 편집이 좀 산만했다는 느낌. 시간 교차 편집은 지루함을 덜 수는 있어도 과하면 몰입도가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3화가 약간 그런 경향이 있었던 것 같네요. 이미 사망한 오상병의 시신이 살아 움직이며 손예림을 공격한 것을 연구소의 문지원 실장과 다른 군인들이 목격한 덕에 괴생명체에 대해 주인공 혼자 있다고 떠드는 답답한 장면은 다행히 나오지 않습니다. 이 사태 다음으로 손예림의 과거도 약간 드러나는데 주사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는 개그 요소가 아니라 뭔가 떡밥 같은 느낌.
이 사건으로 손예림이 특임대에 합류하게 되는 계기도 마련되는데, 죽은 오상병의 피가 손예림의 상처에 튀었어도 아무렇지 않은 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손예림이 면역체로 실험이 되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만 사령관인 한대식은 보고만 들은 것이므로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는데 현장을 본 사람이 아니고 이야기 자체가 황당무계한 건 맞으니 그럴 수 있다 쳐도 답답했네요. 한대식의 명령을 받은 송민규 대위는 처음 등장은 싸패 같았지만 3화를 보고 나니 뭔가 사정이 있어 절박한 인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서 오상병의 유품인 지도 관련으로 떡밥이 하나 등장합니다.) 송민규가 새로 등장한 주하사를 대하는 걸 보면 범죄자 타입은 아닌 듯해요.
이번 3화에선 이준성 중위 캐릭터가 맘에 들었습니다. 이번 방영분에서는 등장인물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준성이 특히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중간에 용동진이 맥을 훈련시키다가 다른 일병이 다친 걸 목격한 뒤 그걸 구해주러 가고, 주하사가 드론을 조종하다 그 장면을 목격한 뒤 송민규 대위에게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일러바치는 바람에 용동진이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때 이준성 중위가 자신이 지시한 거라며 대신 잘못을 뒤집어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특히 멋있더라고요. 나중에 용동진이 실종되고 맥이 다른 특임대 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달려왔을 때 가장 먼저 이준성 중위에게 달려간 것을 보면 개들도 알아볼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봤을 때 유기혁이 최애였긴 했는데, 이번 『써치』에서는 전작의 살인마 캐릭터와는 다른 정말 좋은 사람처럼 묘사되고 있어서 나중에 통수 치는 반전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네요.
또 새로 등장한 주하사 캐릭터는 은근은근히 얄미우라고 의도적으로 넣은 캐릭터 같고 뭔가 사망 플래그 같은 장면도 더러 나오는데 특임대 중 가장 막내이고 이제 22살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앳되어 보여서 나중엔 얄미운 감정도 사라질 정도. 후반부 용동진이 실종되기 전 은근히 놀리는 장면도 그런 게 있었고요. 드라마 장르 특성상 분명 특임대들 중에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주하사 캐릭터가 그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중간에 용동진이 다친 일병을 보건소에 데려다주면서 천공리에 사는 김다정의 딸과 얽히게 되는데, 조금 따로 노는 기색이었던 천공리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주인공과 엮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여기서 보건소 간호사가 용동진한테 한눈에 반하는 장면이 꽤 귀엽게 느껴졌어요. 또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구하러 오는 전개는 OCN 전작인 『손 the guest』에서 강길영이 부마자한테 붙잡힌 윤화평과 최윤을 구하러 나타난 장면이 오버랩되더라고요. 남주인공이 욱하는 성격에 트러블 메이커 비슷한 것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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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불길한 엔딩에 비해 에필로그는 또 풋풋한 연애 시절 노래방 장면이라 잘못 해석하면 사망 플래그 뜬 줄 알겠네요. 예고편을 보니까 주인공이 월북 누명 쓴다거나 하는 답답한 일은 없을 듯. 그리고 공포스러운 장면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