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리갈하이』 2시즌 스페셜 리뷰 (2022. 10. 21. 작성)

0I사금 2025. 6.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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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리갈하이』 2시즌 스페셜 리뷰입니다. 넷플릭스로 접하게 된 이 드라마도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마침내 2시즌까지 전부 정주행하게 되었는데요. 2시즌 스페셜 영상 또한 거의 두 시간에 가깝고 저번 1시즌과 비슷하게 한 편의 내용을 넷플릭스에서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린 건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2시즌 스페셜은 기존의 『리갈하이』 시리즈랑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는 느낌인데, 일단 시리즈 내내 남발하던 개그 요소가 이번 스페셜에선 줄어들었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그 덕에 본편에선 생각지도 못하던 코미카도의 진지한 변론을 볼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겼고요.


물론 스페셜에서 개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그저 본편 내용과 비교해서 코믹한 씬이 좀 줄어든 것이지, 과연 법정에서 저렇게 고성을 지르며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이번 스페셜 영상에서 코미카도의 입을 빌려 말하는 주제라던가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진지했던 것은 사실이며, 오히려 본편의 마지막 화 내용보다 이 스페셜에서 시리즈를 정리하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을 정도였달까요. 이번 스페셜의 내용은 대형병원에서 희귀병을 앓던 환자가 신약을 투여한 뒤 사망하고 그의 부인이 의료과실이 아니냐며 대형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건 사건입니다.


환자의 부인은 공갈 전문이라며 작은 회사들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변호사를 앞세워 소송을 걸고 코미카도 사무소는 병원 측의 변론을 펼치는데, 처음엔 환자 부인 측의 변호사가 다친 걸 핑계 삼아 택시 회사 상대로 푼돈을 뜯어내는 모습이나 (아예 자기 입으로 공갈 전문 변호사라고 나오기도 하고) 정돈되지도 않고 실적도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연 저 인간을 믿고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겠나 싶더라고요. 코미카도 사무소 측에서조차 '들개'형 변호사라고 부르며 코미카도가 직접 나설 것도 없이 마유즈미만으로도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얕잡아보기까지 하고요. 하지만 이런 재판에서조차 마유즈미는 단단히 대비를 하긴 합니다만.


의외로 재판이 진행될수록 서로 진흙탕에 빠지는 형세가 되는데, 사건이 의료과실인지 아닌지 보단 피고와 원고의 개인사를 들추어내며 누가 더 못난 인간인지 따지고 드는 형국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서로 치부가 드러나고 저열하게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할수록 변호사들은 변론에 진심이 되어가며, 초반 맹장 수술을 준비하면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오두방정을 떠는 코미카도의 모습은 사라지게 되고, 작은 회사 상대로 푼돈을 뜯어내던 공갈 전문 변호사조차 의뢰인을 지키기 위해 진심이 되어가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스페셜의 주인공은 코미카도가 아니라 공갈 전문 변호사였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의외로 사건은 원장의 데릴 사위였던 의사가  약의 부작용 가능성을 고백하면서 병원에 불리하게 돌아가는데요. 결국 원장은 충격을 받은 건지, 심장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고 코미카도는 이때부터 더욱 변론에 불타게 되는데, 약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약을 연구하여 환자를 살리려는 의사들의 노력과 업적에 초점을 맞추며 환자의 죽음은 의사 한 사람의 과실보다는 현대 의학과 과학의 한계임을 강조하는 등 여느 때보다 진지한 주장을 펼치게 됩니다. 어쩌면 코미카도의 이 변론이 이 스페셜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 같았는데, 결국 이 사건은 환자의 죽음이 의료 과실인지 아니면 환자가 운이 나빴던 건지 모호하게 종결되며 코미카도 측이 승소하게 됩니다.


본편의 코미카도가 하도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지 진짜 실력 있는 변호사라는 걸 확신하게 만들었던 장면. 저렇게 진지하게 잘 해내는 모습이 도리어 신선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드라마의 2시즌부터 조금 변화라고 해야 할까, 코미카도 측이 승소하더라도 마냥 개운한 승리는 아니며 패소한 측에서도 나름 희망이 있는 미래를 암시하며 긍정적으로 풀려나갈 가능성이 많이 언급되던데 이 스페셜 영상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죽은 환자의 부인과 소위 공갈 전문이라던 변호사는 패소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그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걸 보여주면서 나름 긍정적으로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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