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괴물』 5화 리뷰 (2022. 5. 4. 작성)

0I사금 2025. 1.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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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괴물』 5화 리뷰입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내용을 다시 확인하려고 검색을 했더니 어쩌다 주요 스포일러까지 몇 가지 접하게 되었는데요. 원래 드라마를 보든 영화를 보든 스포일러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드라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텍스트로 스포일러를 접하는 경우 세세한 과정이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모바일로 텍스트를 접하면 눈이 피로해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충 읽는 탓도 있는 듯...) 일단 4화를 기점으로 한주원이 바라보는 이동식에 대한 혐의는 약간 벗겨지며 다만 그 혐의가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지른 진범에서 숨겨진 진범을 감싸주고 있는 상황으로 넘어간 것 같은데, 진범이랑 관계가 돈독하다고 해도 자기가 누명을 쓰는 걸 감수하면서 감싸야할 필요가 있나 조금 미묘하더라고요.

이동식이 실제로 정이 많은 인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선 진범 스포일러를 들어도 전개가 예측이 안되는 느낌이에요. 일단 5화에서 가장 의심받는 인물로 이동식의 절친이자 파출소 동료인 박정제가 언급이 되었는데, 이동식은 기자들에게 전편 긴급체포 당시의 정황을 흘린 게 지화의 남동생인 오지훈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추궁하여 전말을 알아냅니다. 처음 예상한 것대로 만양읍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마을 전체가 개입한 미스터리일 수도 있겠다는 추측이 들었는데, 강민정의 실종 당시 오지훈은 그를 몰래 따라갔었고 (스토커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걸 보면 의도는 뻔해 보이지만) 강민정이 정제와 만나는 걸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물론 박정제가 진범 일수 있다는 암시가 나왔다 하더라도 이동식에게 씌워진 혐의가 완전히 벗겨진 건 아니었는데, 일단 한주원이 파놓은 함정수사에 이용당하다가 죽은 이금화와의 관계도 문제에요. 이금화는 생전 한주원으로부터 이동식을 만나게 되면 대포폰으로 숫자 1을 보내라는 언질을 받은 상태였고, 살해당하기 직전 다급하게 그 문자를 보낸 정황이 있거든요. 물론 문자가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이동식은 이금화가 함정수사에 이용당했다는 것과 그 뒤에 한주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한주원이 자신을 추궁할 때마다 이금화의 일을 상기시키며 역으로 그를 역공하기까지 합니다.

이금화의 죽음이 이동식의 소행일지 아니면 그저 둘이 만났을 뿐 또 다른 범인이 있는 건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스포일러를 여기까지 본 게 아니라...) 한편 한주원은 4화의 무모한 기자회견으로 인해 자기 아버지한테 손절당할 위기까지 겪게 되는데요. 한기환이 아예 한주원을 감싸는 걸 놓은 건 아니었지만 아들의 행적 때문에 차기 청장 자리가 날아갈 수 있는 판인 데다, 문주시 개발을 염두에 둔 건설사 대표 이창진과 시의원 도해원의 압박 때문에 겉으로는 아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그를 문책한다면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건설사 대표인 이창진은 진묵을 문주시 개발 행사에 불러 사죄를 시킨 게 원인이 되어 이동식, 한주원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이 벌어지고요.

이창진이 저리 비중을 차지하는 걸 본다면 극상의 사건에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부인인 오지화에게 미련이 있는 것처럼 구는 건 조금 개그였지만 그냥 그렇게 끝날 캐릭터는 결코 아닐 것 같은 느낌. 한기환과 도해원, 이창진이 단순 문주시 개발로 만나는 게 아니라 좀 더 옛 인연이 있다고 언급이 나오는 걸 보면 세 사람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각보다 떳떳한 일은 아닌 것으로 얽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이창진과 도해원의 빌런 같은 행동 때문에 이동식과 한주원의 관계는 조금 더 진전된 것 같았는데, 이게 5화에서 눈여겨볼 부분이었어요. 분명 심정적으로는 대립하고 있는데 행동은 같이 하고 있고 이동식이 현재 벌어진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고 한다면 진범을 잡기까지 손을 잡게 되는 입장이니까.

이번 5화에선 특종을 잡으려고 나타난 기자의 등장과 사라진 민정이를 술집 여자로 몰아세우는 시민의 행동, 과거 도해원의 행적 등 어그로가 끌릴 부분은 많았지만 그동안 갑갑하고 답답했던 전개에 비하면 좀 밝아진 느낌이었어요. 특히 정제를 가지고 도해원을 압박하는 이동식의 대사나, 한주원의 뒷조사에서 드러난 정제의 과거 -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사슴 얼굴을 한 사람을 죽였네 하는 기묘한 행적 때문에 의심의 화살은 그에게 날아가고 있는 판입니다. 그런데 제가 얼핏 본 스포일러대로 가려는 모양인지 5화 막판에는 생각지도 못한 얼굴이 비치면서 의미심장한 엔딩을 맞더라고요. 어쩌면 이 드라마는 이동식이 진범이나 아니냐를 넘어 만양읍이라는 작은 사회에 모인 사람들의 뒤틀린 심리를 파헤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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