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오징어 게임』 1시즌 4화 리뷰 (2022. 5. 27. 작성)

0I사금 2025. 1.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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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1시즌 4화 리뷰입니다. 지금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이고, 보통 넷플릭스 드라마들은 하루에 한편씩 감상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몸이 너무 안 좋아지는 바람에 감상도 못하고 포스트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 4화 감상이 좀 늦어지고 말았네요. 4화의 부제는 '쫄려도 편먹기'였는데, 부제가 부제인지라 이번에는 개인이 알아서 살아남는 게임이 아닌 팀원을 꾸려 살아남는 게임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4화에 등장한 게임은 다름 아닌 '줄다리기'였는데 4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본다면 부제가 가리키는 방향은 게임 그 자체보단 생존자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상황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존게임에서 게임 내부의 목숨 건 상황만이 아니라 그 중간 타임에도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 최고 관리자(검은 가면남)가 생존자들끼리 서로 라이벌이며 상대방이 죽으면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판돈이 높아진다는 걸 아는 인간들의 심리를 이용해먹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냥 편먹기도 아니고 왜 '쫄려도' 편먹기인지 말해주는 회차였다고 할까. 진짜 부제 한번 충실하게 달았구나 싶더라고요. 게임 관리자들은 일부러 다른 때보다 참가자들에게 식사를 적게 지급하고, 양이 모자라다 여긴 덕수 패거리는 바깥세상에서 해오던 짓처럼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야 할 식사를 가로채게 됩니다. 이로 인해 덕수 패거리와 다른 참가자가 싸움이 붙고 덕수가 항의하는 참가자를 때려죽이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그런데 게임이 아닌 상황에서도 참가자가 죽으면 그 참가자에 걸린 1억 원의 상금이 고대로 남은 판돈에 올라가는 상황을 보여주고, 이후 관리자들은 일부러 밤 사이 참가자들끼리 죽고 죽이는 상황을 유도하게 됩니다. 기훈 일행은 그런 상황이 벌어질 걸 알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팀을 꾸리는데 여기에 기존 멤버에다 탈북자인 새벽이 더해지게 돼요. 어차피 죽음이 목전일 수 있는 상황이라 기훈이 과거 소매치기당한 일도 넘어가며 새벽과 친해지기까지 하는데, 기훈은 분명 외부에서는 어머니 저금을 경마에 꼬라박고 이혼당한 뒤 딸의 친권도 빼앗길 만한 상황을 보여주는 노답 인간이었지만 게임에 참가한 뒤로는 이상할 정도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밤 사이 죽임 당하기 쉬운 노인인 일남을 끝까지 챙기는 것도 그렇고, 홀로 떨어진 새벽을 신경 쓰는 것도 그렇고 그런 잔정이 있었으면 게임 참가하기 전에 어머니랑 주위 사람들한테도 잘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그런데 여기서 중간중간 관리자들의 이야기도 비추는데, 전편부터 관리자 일부의 도움으로 게임을 유리하게 넘어간 의사 병기는 일부와 짜고 죽은 참가자들의 시신에서 장기를 적출하여 외부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관리자들 역시 뭔가 꿍꿍이나 약점이 있어 들어온 인간들이라는 사실에 확신을 주는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이것을 다른 관리자들이 넘어갈 리 없고, 스포일러를 약간 본 결과 이건 이후 병기의 사망 플래그에 복선을 넣어주는 장면이라고 해석되네요.


또한 관리자로 위장한 준호는 밤 사이 아수라장이 지나가 정리를 하러 오면서 기훈에게 자신의 형 이름 '황인호'를 넌지시 말하면서 사라집니다. 준호가 자신의 정체를 다른 이에게 알리는 장면이고, 기훈이 협력자를 얻어 게임을 헤쳐나갈 수 있는 복선일 수도 있어서 이 둘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그리고 일남 노인에게 반전이 있는 건 아니냐는 감상을 다른 편 리뷰에서도 쓴 적이 있는데, 참가자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이러다가 모두 죽는다'라고 외치자마자 검은 관리자가 그 상황을 중지시키는 장면도 그렇거니와, 서로 통성명할 때 자기 이름 밝히지 않는 모습도 수상하더라고요. 여기선 기훈이 충격으로 그런 거라고 그냥 넘어가지만요. 이후 줄다리기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유리한 상황으로 이끄는 건 그냥 연륜의 힘인지...


여러모로 떡밥이 던져지고, 흥미진진한 상황이 펼쳐지는 드라마긴 하지만 그래도 거슬리는 부분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었는데요. 덕수야 바깥에서 조폭 일을 하던 인간이고, 게임 재참가 전에 자기를 배반한 부하를 망설임 없이 죽이고 도망쳤을 정도의 인성이라 회차가 진행되면서 주인공과 대립하는 빌런이 될 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덕수와 미녀가 서로 한 팀이 되자마자 화장실에서 관계를 맺는 장면은 그냥 짧게 넘어가도 될 걸 그 장면에 포커스를 길게 맞출 필요는 있었나 싶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서로 붙어먹었어도 다음 줄다리기 게임에서 힘쓸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고 미녀는 덕수에게 꼴사납게 손절당합니다만... (나중엔 기훈네 팀에 자기가 알아서 합류) 그런데 덕수와 미녀가 서로 질척하게 굴다가 찢어진 건 쌍방 사망 플래그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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