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호러 버스에 탑승하라』 1화 리뷰 (2022. 6. 5. 작성)

0I사금 2025. 2.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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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게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호러 버스에 탑승하라』입니다. 원래 공포물이나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고로, 넷플릭스에서 그런 장르 위주로 작품을 시청했더니 알고리즘으로 뜬 드라마가 이것인데요. 일단 제목이라던가 외국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처음엔 그다지 끌리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가입한 뒤로 보게 된 드라마들이 전부 한국 드라마라서 외국 드라마는 좀 낯설었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제목인 『호러 버스에 탑승하라』도 어딘가 오래전에 유행했던 싸구려 괴담집 제목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참고로 드라마의 원제는 'Bloodride'인데 대충 '피'와 '탄다'는 뜻의 합성어라 저 제목이 막 잘못된 건 아니지만요.


심지어 1화 오프닝도 기이한 버스에 탄 인간들의 모습으로 시작하기도 하는데 저 버스에 탄 사람들은 각 이야기에서 희생된 자들이려나요...? 그래도 기왕 공포물이라고 제목을 투박하게 짓는 게 아니라 좀  세련되게 번역해 주면 안 됐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저런 투박한 제목이기에 사람들 시선을 역으로 끌 수도 있는 걸까요? 근데 진심 번역 제목이 오래전 유행 괴담 서적 같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다른 끌리는 작품도 없고 기왕 추천 목록에 뜬 거 한번 하는 생각으로 재생을 눌러봤습니다. 옴니버스 형태의 드라마에 한 회차당 분량이 삼십 분 정도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일단 회차 설명을 봤을 때 어디서 만들어진 드라마인지 좀 감이 안 잡혔는데, 막상 영상으로 봤을 때도 배우들이 영어를 쓰지 않는다는 정도만 알아듣겠더군요. 처음엔 독일인가 싶었다가, 1화 '희생하리라' 에피소드에서 '바이킹' 언급이 나와 배경이 북유럽 쪽인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대체 어느 나라 드라마인지 궁금해서 상세정보를 자세하게 살펴보았더니 '노르웨이' 작품이라고 뜨더라고요. 유럽, 그것도 노르웨이 쪽 드라마는 처음이길래 제목의 괴랄함은 밀어놓고 시청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1화는 삼십분 분량 안에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결말도 적절하게 반전이 섞여 있었고요.

1화 에피소드는 한 가족들(아빠, 엄마, 딸로 이루어진 구성원)이 은행 대출 빚 때문에 시골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투는 모습이 초반부터 나오는데, 그래도 시골로 이사 왔다며 태평한 부녀와 달리 엄마는 불만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사를 보면 빚은 엄마가 진 걸로 나오던데 말이죠... 마을 사람들은 시골로 이사 온 가족을 환대하는데, 엄마는 그들의 과한 친절과 마을 사람들이 하나같이 여러 종류의 애완동물을 감싸듯 데리고 있는 걸 의아하게 여깁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을 주민들이 숲속에 있는 '바이킹의 제단'에서 키우던 동물을 죽이는 걸 목격하게 되고 제단의 진실을 마을 사람들로부터 듣게 됩니다. 


다름 아닌 '바이킹의 제단'은 원래 옛날에 살던 그 지역의 바이킹들이 소원을 이루기 위해 키우던 짐승이나 혹은 인간을 산 제물로 바치던 장소였다고요. 마을 사람들은 우연히 그곳에서 죽을 병에 걸린 반려견을 죽인 주민이 큰 금액의 복권에 당첨된 것을 보고 그 사실을 알아차렸으며 자신들도 행운을 빌기 위해 동물을 키우고 제물을 바치게 된 거라고 하던데, 여기서 행운을 얻기 위한 조건은 제물은 평범한 동물이 아니라 애착을 많이 가진 대상이어야 한다는 것. 으레 이런 조건이라면 다음 내용이 예상이 가듯 더 큰 행운을 얻기 위해 제물의 대상이 인간으로까지 변모할 거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처음엔 주민들의 진실을 알고 제단에 동물을 차례로 바치며 행운을 거머쥐려고 했던 엄마가 역으로 희생될 거라는 것은 추측이 가능했습니다. 엄마는 다른 가족과 달리 시골 생활에 불만을 많이 가졌고, 처음엔 집에 있는 쥐로 그다음에 키우던 개로 제물의 규모를 키우게 되는데요. 으레 이런 소원을 들어주는 괴담의 형식은 소설 '원숭이 손'과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되지만, 마지막에 행운을 거머쥐는 자가 뜻밖의 인물이라는 점, 그 인물이 제단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원하는 걸 거머쥔다는 점에서 '원숭이 손'과 달리 교훈적인 면모보단 탐욕 앞에 가족이고 뭐고 없는 인간의 어두운 면모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면서 엔딩을 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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