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 4화 리뷰 (2024. 4. 1. 작성)
드라마 『하이드』 4화 리뷰입니다. 왠지 이번 4화는 이야기가 너무 술술 풀리는 게 수상쩍다 싶더니 역시 엔딩에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되면서도 적절하게 충격을 주더라고요. 현재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빌런 노릇을 하는 금신물산의 마부장을 적절하게 퇴장시켰을 때는 나문영이 당하고만 있는 성격은 아니고, 그동안 마부장이 어그로를 좀 심하게 끌어온 데가 있어 속 시원한 사이다라고 여겨지긴 했지만 현재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중반도 오지 않은 상태라 일이 이렇게 쉽게 풀려나갈 리 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아직 마부장 위에서 감시하는 흑막의 존재가 남아있고 차성재가 하는 말이 전부 진실인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요.
전편인 3화 엔딩에서 나문영이 남편인 차성재의 생존을 직접 확인했겠다 이번 4화의 초반부터 그가 죽음을 위장하여 잠적한 이유를 직접 듣게 되는데요. 왠지 차성재가 나문영에게 하는 말을 본다면 진실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 말에는 거짓이 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성재가 마부장의 돈세탁을 도운 것도 사실이고 (심지어 그 돈은 회사에서 횡령한 돈) 1화에서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개발을 반대하던 주민을 차로 친 사건은 마부장이 저지른 짓임에도 김윤선에게 횡령 혐의를 벗겨준다는 조건을 걸어 그녀가 피고인이 되게끔 조작했다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왠지 다른 이야기들은 꾸며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 차웅복지재단의 후원을 받는 황태수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갑자기 죽었다는 것은 그의 말로만 확인되는 부분이었거든요.
또 전편에서 도진우를 총으로 쏜 것부터가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상황인데 아내인 나문영에겐 자신이 그간 일을 도진우에게 들켜 협박을 받았고, 총도 도진우가 먼저 쏜 것이라 몸싸움을 벌이다 도진우가 총에 맞았다는 말은 확실한 거짓이에요. 그런데 차성재가 마부장의 의뢰를 받아 더러운 짓을 눈감아준 이유로 현재 아버지가 운영하는 재단 때문에 로펌의 재정에도 악영향이 왔다는 말이 나왔는데, 시아버지가 재단에 집착한 건 선의에서가 아니라 시장직을 노리고 자기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게 드러납니다. 나중에 나문영이 이 사실을 확인하고 로펌과 재단을 분리하겠다고 시아버지에게 선언하는 것이나, 차성재가 건네준 증거물을 이용해 마부장을 나락 보내는 것을 본다면 지금 나문영은 차성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단 첫 번째 빌런인 마부장은 나문영이 민사소송을 거는 것으로 응징을 시작합니다. 마부장은 돈 70억을 내놓으라며 지속적으로 딸인 봄이까지 언급하면서 협박을 하자 나문영은 그의 협박과 주거침입, 도촬 등으로 정신적인 피해와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역으로 그에게 70억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걸고 재판에서 자신이 모아 온 증거물과 남편이 건네준 중요한 증거물들을 모조리 공개하여 그의 악행을 알리게 됩니다. 여기서 소송을 건 것도 마부장이 자꾸만 집으로 쳐들어와 딸을 위협하니까 그걸 막기 위해서였단 게 드러났는데, 회사로 소장이 도착하자 금신물산 법무팀에서 마부장에게 나문영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데서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여기서부터 사이다 기미가 보였고 재판 도중 살인 행각이 드러나 연행되는 모습 또한 속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나문영이 마부장에게 건넨 대사 중, 그가 찾고자 하는 70억이 회사에서 횡령한 돈이며 그의 위에 있는 높은 분이 그의 목을 자를 것이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을 때 저건 왠지 사망 플래그가 아닐까 싶었는데요. 예상대로 4화 막판에 마부장은 교도소 샤워장에서 살해당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또한 차성재를 찾아내고 그에게 황태수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며 주먹질을 하던 도진우 역시 뒤에서 누군가에게 통수를 맞고 쓰러지며 차성재 역시 인질처럼 끌려가게 되는데요. 왠지 주인공들 중에서 도진우가 제일 심하게 다치고 구르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이 일을 꾸민 건 다름 아닌 옆집의 하연주로 그녀는 평범한 다과파티에 초대된 줄 알았던 나문영에게 본색을 드러내는데요. 과연 하연주는 뭐 하는 인물인지 꿍꿍이가 뭔지 궁금증과 긴장감을 키우던 엔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