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기묘한 이야기』 1시즌 8화(최종화) 리뷰 (2022. 6. 20. 작성)

0I사금 2025. 2.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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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1시즌 8화 리뷰입니다. 어차피 이 드라마는 후속 시즌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볼 회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1시즌은 이번 8화로 마지막이에요. 그래서 그런 건지 이야기도 호킨스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상당수 종결되는 구도로 완결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드라마는 방심하면 안 된다고 사건이 완전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여도 뭔가 불길한 떡밥을 여럿 남기며 다음 시즌을 예고하더라고요. 일단 종적이 묘연하게 된 일레븐의 행방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건 뒤집힌 세계에서 돌아온 윌의 상태라고 해야 할까. 일단 포스터에도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아직 보이지 않은 인간들도 있으니...


호킨스 연구소에 있는 통로로 들어가려 했던 조이스와 호퍼는 오히려 역으로 정부 조직원들에게 붙잡혀 협박을 당하고, 호퍼는 그동안 있던 일을 함구하는 대가로 조이스와 함께 뒤집힌 세계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조이스와 함께 윌을 구해내는데 성공하고요. 그런데 호퍼가 호킨스 연구소 인간들의 말을 들은 이유는 일단 힘으로 그들을 이길 수 없고, 마을 애들은 정말 내버려 둘 거라고 믿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는데 설마 일레븐까지는 보호할 생각은 없었던 걸까요. 호퍼가 원래 마을의 경찰서장이고 남자애들은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아이들이라 걔네들을 더 보호할 의무를 느낀 건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일레븐의 처지는...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막판에 일레븐이 데모고르곤을 소멸시키고 사라지자, 숲속에 와플을 두고 간 인물이 호퍼인 것을 보면 그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일레븐에게 죄책감과 고마움을 느낀 것인지... 스포일러를 보니 호퍼가 일레븐을 맡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 일단 일레븐은 살아있기는 한 모양. 그런데 믿었던 호퍼도 저렇게 중요한 순간에 흔들린 걸 보면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간들은 특별하게 영웅적이기보단, 어딘가 하자가 있고 위기의 순간에는 흔들릴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추천해 준 주변 사람의 평가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다른 작품과 달리 등장인물에게 판타지적인 면모는  의도적으로 넣지 않았다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정말이지 평범한 사람들이, 기이한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는 내용이라고 할까. 그나마 매력적인 건 조이스와 낸시인데 조이스는 흔한 가련한 어머니가 아니라 행동력 하나만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한 여성이고 낸시는 작중 성장 요소가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낸시와 조나단의 러브라인 구도는 마음에 안 들어서인지 막판에 마음 고쳐먹은 스티브와 잘 된 것에 쾌재를 불렀을 정도. 스티브가 계속 못 돼먹은 양아치였으면 엄청 싫어했을 텐데, 조나단한테 두들겨 맞은 뒤로 애가 정신머리를 고쳐먹은 티를 내서 그런가 왠지 『킹덤』의 범팔이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 스무스하게 데모고르곤 잡는 일에 협력하게 되는 것도 은근 개그였고요.


일단 내가 조나단이라는 캐릭터가 그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매력을 못 느낀 게 큰데, 그래도 위기의 순간에 흔들리긴 했어도 믿음직했던 호퍼와는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요. 리뷰를 쓰면서 주구장창 말한 거긴 하지만 차라리 조나단의 성별이 여성이었다면 흔해빠진 너드 남성 캐릭터의 성별 반전 구도라 신선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초반의 낸시와 스티브가 관계 맺는 장면을 도촬하는 음습한 태도는 등장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았을 뿐만 아니라 낸시와의 관계도 창작물에서 보기 드문 여성 유대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쉽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어쨌든, 이런저런 불만을 가지고 있었어도 『기묘한 이야기』는 훈훈하게 결말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뒤집힌 세계라는 거대한 떡밥을 남긴 채 종결된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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