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1화 리뷰 (2024. 5. 24. 작성)
드라마 『우리, 집』은 종영한 『수사반장 1958』의 후속작이라는 것만 알았지, 어떤 내용인지 검색을 해보거나 예고편을 찾아보지 않은 채 1화를 보게 된 드라마입니다. (그나마 먼저 알게 된 건 김희선 배우가 출연한다는 정도랑 포스터만 보고 장르가 스릴러 같다는 정도만 예측했음) 그저 처음에는 『수사반장 1958』이 끝났으니 그다음에 하는 드라마가 재미있을 것 같으면 꾸준히 보고 아니면 말자는 심정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일단 드라마를 보게 되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건 제목의 구성이었습니다. 처음엔 제목을 단순히 '우리 집'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는 '우리'와 '집' 사이에 쉼표가 있어 두 단어를 구분 짓고 있고 그 의미가 '우리의 집'이라거나 '우리 가족'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었어요.
즉, 사람을 포함하며 지칭하는 우리와 집을 분류하여 거리를 두고 있고, 소속감이나 집단을 표현하는 제목은 아니라는 점에서요. 그리고 대강 스릴러일 거라고 예측을 했으니 제목의 특이점과 연결 지으면 주인공이 어떤 사건 때문에 집안이 파탄 나게 되고 그 와중에 진실을 주인공이 파헤치게 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일단 이런 구도와 장르 자체가 드문 것은 아니라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사건들이 얼마나 보는 사람을 흡입할지가 관건이었는데 『우리, 집』 1화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터지고 주인공인 노영원(배우 김희선 분)이 몰랐던 과거의 진실을 우연히 알아차리게 되면서 상당히 빠른 전개를 보여주더라고요. 거기다 노영원의 가족들을 둘러싸고 수상쩍은 인물들이 자꾸 등장하면서 의문스러운 떡밥을 던지는 것도 있었고요.
드라마를 보다가 궁금해진 나머지 검색을 해보니, 드라마의 소개 문구에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가정 심리 상담의인 주인공이 정체 모를 협박범에게 자신의 커리어와 가정을 위협받게 되면서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와 공조해 가족을 지키려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밀착형 코믹 스릴러"라고 나와 있는데 암만 보아도 여기 등장하는 가족들은 모두 숨기는 꿍꿍이가 있고, 떳떳하지 않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고 할까요? 1화의 오프닝은 겨울날 설산에 도착하여 하얀 옷차림으로 걸어가는 노영원과 그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던 시어머니 홍사강(배우 이혜영 분)의 모습 그리고 불타는 건물과 가족사진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과연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시청자들의 상상을 돋우면서 시작합니다.
보통 드라마에선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적대적인 관계이거나, 그 정도는 아니라도 소원한 관계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 드라마에선 두 여성이 협력 관계로 등장할 예정이라는 게 특이했는데요. 주인공이 유명한 엘리트지만 큰 사건을 통한 집안이 파탄 나는 일을 겪는다는 것은 같은 방송국의 전작 『원더풀 월드』가 연상되기도 했는데 드라마의 장르는 전작과는 궤가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여기 주인공인 노영원은 유명한 심리상담의이며 그의 가족은 남편인 최재진(배우 김남희)은 성형외과의, 시아버지인 최고면(배우 권해효 분)은 검찰총장이며 시어머니인 홍사강은 추리소설가로 겉으로 보아서 부유하고 화목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식사 시간부터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사이가 나쁘다는 게 암시되어 보는 사람이 체할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더라고요.
시아버지인 최고면과 시어머니인 홍사강의 악연 그리고 최고면이 과거에 저지른 과오가 왠지 드라마의 전반적인 부분을 지배하는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 홍사강이 남편을 대할 때 적대적인 행동은 물론이요, 그가 잠들 때 침실에서 뭔가를 설치한 것처럼 등장하는 장면도 그렇고 의심스러운 장면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또한 최고면의 죽음 자체도 수상쩍은 게 개와 산책하는 도중 떨어지는 바위에 깔려죽는 황당한 사고도 그렇거니와 남편이 죽었음에도 아내가 기쁜 듯 춤추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말이죠. 또한 노영원은 시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 우연히 비밀 금고를 발견하고 거기서 시아버지가 황 회장이란 인물과 짜고 이사였던 자기 아버지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우기로 모의한 음성파일을 알게 되는 등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하기까지 합니다.
1화의 엔딩이 남편의 죽음 이후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홍사강을 노영원이 목격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요. 그런데 이전에도 수상쩍은 떡밥이 던져진 것이, 노영원은 자신을 찾아온 환자 이세나(배우 연우 분)의 쎄한 모습을 마주한 뒤 박제한 새와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협박 문구가 적힌 택배를 받기까지 합니다. 거기다 시아버지의 장례식에 이세나가 찾아와 우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의 상대가 시아버지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뿌리기까지 하고요. 거기다 시기를 맞춘 듯 사이버렉카가 노영원에게 성추행 오명으로 자살한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등 주변에서 시끄러운 일이 터지는데 꼭 약속이나 한 것처럼 노영원 주변에 사건이 생기고 있다고 할까요? 거기다 남편인 최재진마저 후배와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서서히 배반 플래그가 쌓이고 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