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2022년~2023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5화 리뷰 (2022. 1. 28. 작성)

0I사금 2024. 11. 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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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5화 리뷰입니다. 이번 주에 6화까지 방영하고 다음 주부터는 올림픽 기간이라 3주는 결방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뒤 아쉬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 본방인데, 하필이면 이번 5화가 가장 어그로가 끌리고 이제 원작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는 유영철 살인사건이 시작하는지라 더더욱 아쉽더라고요. 현실 범죄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때문에 안 그래도 답답하고 암울한 사건에 원작에서 보이지 않던 가상 빌런까지 더해졌으니 울화와 고구마는 더 심해졌고, 심지어 이것들이 제대로 해결되기 전에 결방 결정이라니... 현재 드라마 상에서 그려지는 범죄 분석팀은 기존 수감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여 참고 자료를 모으는 등 아직 활약이 적은 편이며 본격적으로 이들이 부각될 타이밍인데 말이죠.

이번 5화에서 보는 사람을 화나게 만들었던 건 김봉식 계장이라는 새로 등장한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가 아주 전형적이면서 현실적인 빌런이라 사람 죽이고 다니는 유영철 나오는 부분보다 더 보기 싫더라고요. 하는 짓이 과거 윤태구 형사를 이용해 성 접대를 하려고 하지 않나, 비리 검사랑 짜고 사건 조작하려고 하지 않나, 송하영한테 뒤통수 맞았다고 - 맞을 짓을 한 게 뻔함 - 범죄행동분석팀에 와서 갑질을 하지 않나, 중요한 사건을 기레기인 임무식에게 흘려서 사건 수사에 방해를 가져오지 않나 진짜 경찰이 하지 말아야 할 짓만 골라서 하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5화의 일부 장면에서는 짜증이 나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뭐, 실제로 현실에서 저런 내부의 적 캐릭터가 있기야 하겠지만 너무 어그로를 끄는지라...

새로 등장한 내부 빌런이 얼마나 밉상인지 작중 등장인물 중에서 이 캐릭터를 반기는 이가 임무식 빼면 없을 정도. 뭐 그래도 김봉식 캐릭터가 등장한 덕택에 송하영과 윤태구가 과거 범인을 잡을 때 협력 - 실제로는 송하영이 검거를 도와주고 그대로 잠적 - 한 이야기라거나, 송하영이 왜 좌천되었는지 이야기가 풀렸다는 건 나름 볼만했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윤태구 팀장은 단발머리가 더 잘 어울리는 듯) 일단 5화 초반에는 전편 창의동 실종사건의 범인인 조현길을 분석팀이 인터뷰하는 장면이나, 성폭행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름이 황대섭인지 황태섭인 좀 헷갈림)을 인터뷰하면서 연쇄살인의 조건을 풀어주는 장면도 좋았던 연출이었고요. 그리고 이 범인들이 과거 불우한 가정사를 핑계로 약자들만 공격하는 인물이란 걸 제대로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었던 듯.

범죄자들은 미화할 건덕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연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요. 웃긴 게 여기 범인들은 대강 어린 시절 애비한테 처 맞고 살았다 이런 식으로 과거를 푸는 경우가 많던데, 자신을 팬 건 아버지임에도 그 분노는 자기보다 약한 동물이나 여자들한테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심지어 드라마는 각색이 어느 정도 첨가된 재연 상황임에도 보는 시청자가 분노할 정도이니, 실제로 사건을 전담한 경찰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상상도 안 갈 지경. 이번 5화를 보면서 화가 많이 났던 이유는 새로 등장한 내부 빌런 캐릭터 탓도 있지만 여기 등장하는 범죄자들의 뻔뻔한 태도 때문에 그런 경향이 큰 듯. 하지만 내부 빌런 캐릭터의 어그로는 좀 정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 그래도 원작을 보면 유영철 말고도 강호순이나 정남규 같은 범죄자들이 더 등장 예정이라 암울함이나 답답함은 더 커질 텐데  주인공들 발목 잡는 캐릭터까지 등장했으니까요. 지금 상황에서 현실 범죄자들보다 저 내부 빌런이 뭔 짓을 할까 걱정되는 수준. 그리고 5화에서 유영철이 노인들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는 행보를 잔인하게 보여주었는데, 솔직히 이 부분만 보면 폭력 수위 높은 영화의 살인 장면을 보는 느낌도 날 정도로 섬뜩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저항도 못해보고 당했다는 감식 장면에선 진심 약자만 골라 죽였다는 것이 또렷하게 와닿았고요.  피해자 중 한 사람이 아들이랑 같이 있다는 이유로 자리를 피했다가 그 아들이 없을 때 찾아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은 기가 찰 정도. 그런데 유영철 살인 사건은 노인 연쇄 살인에서 여성으로 타깃이 바뀌니까 이 사건은 다른 사건보다 더 오래 끌릴 거라고 충분히 추측이 되네요. 그럼 그 사이사이 또 다른 사건이 터지는 구성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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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보여주는 국영수 팀장과 송하영의 소소한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2000년대 초에는 참 별일이 많았구나 싶었을 정도. 그리고 이 드라마 은근 먹방도 많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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