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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코 : 아메리칸 아포칼립스』 리뷰 (2023. 5. 30. 작성)

0I사금 2024. 12.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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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시간 늘어난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는 다큐멘터리는 범죄 수사 관련이 많고, 이런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허구의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실제의 것이기 때문에, 보고 나면 매우 찜찜하거나 불안하거나 아니면 답답한 마음이 남아 원래는 잘 찾아보지 않는 종류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몇 개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인지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이번에 보게 된 다큐 『웨이코 : 아메리칸 아포칼립스』는 먼저 본 다큐 『인사이드 크리미널 마인드 : 범죄의 심리학』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 사이비 종교 '다윗교(다큐에서는 다윗가지교라는 정확한 명칭이 나옴)' 관련 다큐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총 3부작으로 위키백과에서도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웨이코 포위전'을 중심으로 당시 살아남았던 신도들 및 유족들과 현장에 임했던 수사 관련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기록된 영상을 토대로 사건을 다방면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웨이코 포위전'은 위키백과에서 설명하듯이 다윗가지교 신도들이 정부 요원들과 오랜 대치 끝에 불을 지르면서 상당수가 화재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 사건이며 마지막에 가서는 외국의 일이라고 해도 착잡함을 참을 수 없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큐의 주제는 이 작전의 실패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찾아가려는 의도가 엿보이거든요.

그야말로 마지막 3부를 끝까지 본다면 제목의 '아포칼립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웨이코 포위전이 결국 비극으로 끝났음에도 그 비극의 원인이 어느 쪽에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시 관련자들의 증언에서 입장 차가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먼저 현장에 참여했던 요원들이 사살당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은 ATF(주류 및 무기 단속국)와 이후 투입된 FBI 사이에서도 작전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말이 엇갈리는 등 현장 요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며 다윗가지교와 정부군의 오랜 대치(51일)가 결국 무모한 작전 수행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큐를 접하면서 다윗가지교의 교주인 데이비드 코레시의 범죄 행위, 신도들을 기만하며 여성들(미성년자 포함)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인물이라는 사실과 그들이 불법으로 무기를 마련한 것 때문에 빌미를 잡히고 정부 요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는 내용을 인지하고 보았기 때문인지 당시 생존자인 신도들의 증언이 교주에 대한 실드로 치우치는 경향을 느꼈는데요. 당시 생존자였던 신도들이 교주인 데이비드 코레시가 미성년자들을 성착취한 것을 자기들 신앙에선 성인들끼리 관계를 맺는 거와 같았다고 합리화하거나 죽은 신도들을 순교자로 칭하며 절대 화재를 신도들이 낼 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생존자들 일부는 교주의 그림자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예전에 본 모 공포소설에서 사이비 종교 광신도들이 화재를 일으켜 다른 신도들까지 절멸한 사건에 대해 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건의 모티브가 바로 저 다윗가지교 화재 사건이라는 걸 알 수 있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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