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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과 만화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리뷰

by 0I사금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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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에 실려있는 단편들은 총 10편입니다. 책을 살펴보면 부록처럼 책에 실린 단편들에 대한 간략한 리뷰가 마지막에 딸려있었는데요. 문득 책을 읽다 보니 인터넷에서 무서운 이야기나 괴담을 찾으면서 발견한 이야기들, 사람들이 괴담에 대해 갖는 인식을 종합한 글들을 본 게 떠올랐는데 공포담 자체는 각국마다 차이가 있고 특히 한국괴담과 일본괴담은 초자연적인 것들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괴담이 잦은 자연재해를 많이 겪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것, 이유없이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면 한국은 사람들의 응어리나 한이 중심이 되며 이것을 해소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공포가 중심이 된다는 해석을 많이 보았습니다. 반면 서양의 괴담은 기독교 문화가 베이스라 악마와 같은 순수하게 악한 존재가 많이 등장하거나 혹은 미친 살인마 이야기가 중점이라는 듯.

 

※ 예시 : https://brunch.co.kr/@onestepculture/40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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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려있는 단편들의 상당수는 사람들 사이의 응어리나 원한이 중심이 되며 이를 해소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비극적인 내용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공포담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에 실린 단편들은 오로지 귀신 얘기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하는 단편이 있긴 하지만 귀신의 활약(?)이 중점이라기보단 책에 실린 단편 「허수아비」나 「그네」처럼 그 귀신이 잉태된 배경과 환경에 더 초점을 맞추거나, 혹은 초자연적인 소재를 끌고 오더라도 원한이나 복수담이 아닌 굉장히 독특한 전개를 띄는 작품 「증명된 사실」이나 「위탁관리」,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더 도어」같은 작품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또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닌 개인이 처한 상황이 더 끔찍하거나 인간의 행동과 그 결과가 더 무섭고 비극적인 것을 보여주는 단편은 「이화령」이나 「천장세」,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 「고속버스」가 해당돼요.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단편들은 「허수아비」와 「이화령」,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와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 같은 작품들이었습니다. 

 

「허수아비」가 사람의 죄책감을 초자연적인 소재와 엮었다면 「이화령」은 그야말로 현실에도 있을 법한 열폭형 살인마에게서 도망치는 좀 스릴 넘치는 이야기였고,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는 악마와의 거래라는 서구 괴담에 있을 법한 소재를 한국 사회랑 잘 버무린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는 육아 스트레스와 더불어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이라는 점 때문에 읽으면서도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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