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책316 민음사판 『분노의 포도』 1권 리뷰 마을 도서관에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가 도서관에 두 종류 비치되어 있는 걸 발견했고, 홍신문화사에서 나온 버전의 책은 먼저 리뷰한 바 있습니다. 일종의 비교를 위해 민음사 버전의 책도 리뷰할 생각을 했고, 드디어 1권을 완독 했습니다. 처음엔 민음사 버전이 홍신문화사버전과 분량의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홍신문화사 쪽 한 권짜리 책이 혹시 축약버전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민음사버전 1권을 빌려오면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책의 두께가 차이가 나게 된 이유는 이 민음사 버전이 홍신문화사 쪽 번역본보다 여백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더라고요. 홍신문화사 책이 좀 더 큰 만큼 활자를 더 빽빽하게 채워놓았다면 민음사 버전의 책은 여백이 위아래 양.. 2025. 4. 24. 『한국인의 자화상 드라마』 리뷰 도서관에서 책을 찾을 때 소설이나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더라도 크기가 부담 없어서 빌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 『한국인의 자화상 드라마』가 그러합니다. 일단 책 제목도 어려워 보이진 않는 것도 있었고요. 드라마 하니까 오래전에 인터넷상에서 '막장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들이 재미난 유머코드가 되어 떠돌기도 하는 경향도 떠올랐는데 물론 이 책은 대중예술적인 관점에서 드라마를 고찰하므로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이 열거됩니다. 오래전 전공수업을 들으면서도 배운 바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에 대해서 조금 박한 감이 있다고들 하는데, 책의 들어가는 작가의 말에서도 대중예술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점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나름의 필요성으로 어떤 시기에 어떤 경향의 .. 2025. 4. 23. 『분노의 포도』 리뷰 제가 처음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접한 것은 금성출판사 청소년 문고판의 『붉은 망아지』라는 소설집이 최초인데, 청소년문고판은 으레 소설의 해설이나 작가에 대해서 부록에 자세하게 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붉은 망아지』는 한 농장의 소년이 원하는 망아지를 얻으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인데, 그 소설의 서정성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중편 정도이고 뒤에 실린 단편들은 어딘가 어둡고 쓸쓸한 내용이었는데, 한 중년여인이 한순간 꽃을 매개로 가지게 된 사랑에 대한 기대가 깨지는 이야기라던가, 한 원주민 혈통의 청년이 술집에서 그만 홧김에 살인을 저지르고 가족과 헤어져 쫓기다가 끝내 사살당하는 이야기라거나... 뒤에 실린 작가의 작품 세계나 최근 읽게 된 존 스타인벡의 작품들.. 2025. 4. 23. 『차별받은 식탁』 리뷰 이 책은 순전 인터넷 서핑 도중 우연히 제목을 발견한 것인데, 이 책의 저자가 일본 내에서 천대받는 부락민 계층이라는 것도 부연설명으로 딸려 있었고 저자의 출신 때문에 자기 나라만이 아닌 다른 나라의 하류층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에 끌려서 읽게 된 점이 있습니다. 책에서 설명해 주는 미국 남부의 흑인들이 한때 먹었던 메기나 가재로 만든 요리, 브라질에서 천대받는 흑인 계층들이 먹다가 현재는 국민요리가 된 페이조아다라는 돼지요리, 불가리아의 로마-우리 식으로 부르면 집시-들이 먹는다는 고슴도치 요리, 네팔의 불가촉천민들만이 먹는다는 소고기 요리와 일본 부락민들만이 먹었다는 소내장 요리인 아부라카스는 단순 외국의 기이한 요리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차별받는 역사를 알려주는 매개체였습니다.여기서 소울 푸드란 .. 2025. 4. 22. 『이지메의 시간』 리뷰 이 책 『이지메의 시간』은 예전에 대학 도서관에서 발견했던 소설집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경위는 한국에서도 나름 인지도 있을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의 소설이 끼어있기 때문에 보게 된 것일지도 모르는데 특이하게도 책을 발견했을 땐 제목의 찜찜함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대출해갈 생각은 안 하고 그냥 도서관에서 읽어버린 책입니다. 종종 우울한 내용의 영화나 소설을 찾아다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리뷰를 쓰게 되었는데요. 어쩌면 책을 발견했을 당시 책을 빌려가지 않은 이유는 이런 내용의 책이 웬만한 공포소설보다 무섭고 찜찜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유미리의 단편을 포함하여 총 여섯 개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제목답게도 왕따와 이지메를 중점으로 다루는 내용들인 데다가 친구애와 주위의 관심 따위로 그 왕따현상을 .. 2025. 4. 22. 『피의 책』 리뷰 이 책의 저자인 클라이브 바커는 검색을 해 보니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것으로 나오는데 예전에 개봉한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이란 공포영화의 원작에 해당하는 소설이 이 책에 실려있었습니다. (다만 영화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의 감독은 다른 인물) 딱히 영화 때문은 아니고 이 책 『피의 책』은 독특한 표지에 이끌려서 본 경향이 있습니다. 책은 단편집이긴 하지만 책의 첫 소설 「피의 책」을 일종의 서장으로 보고 책 속의 소설들을 연작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요. 「피의 책」의 내용은 얼치기 가짜 영능력자가 원혼들의 분노를 사서 원혼들이 겪은 이야기가 그의 몸에 새겨진다는 내용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단편들은 그 몸에 새겨진 이야기들인 셈이고요. 아마 「피의 책」이란 단편이 상징하는 바는 인간은 피가 흐르는 일종.. 2025. 4. 21. 이전 1 2 3 4 ··· 5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