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악귀』 9화 리뷰입니다. 이번 9화는 어느 정도 예상에 들어맞으면서도 충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작중 염해상을 도와준 적이 많고, 귀신의 존재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도 지금 이어지는 사건이 기묘하다는 것을 알아챘던 서문춘 형사가 희생당할 거라는 암시는 어느 정도 있던 바였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짬이 있는 형사로 사건을 파고들면서 진실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인물일 경우 이런 장르물에서 범인(여기선 악귀)의 타깃이 되기 쉬운 타입인지라... 심지어 여기에서 살인을 주도하는 인물이 초자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막기 어려운 것도 있었고요.
이번 9화의 오프닝은 경찰서의 문이 열리자마자 서문춘 형사가 자신이 모은 서류들을 뭉개면서 그대로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래도 경찰서 안에 이홍새 형사가 같이 있었고, 장르물이라고 하지만 나름 반전으로 중요한 조력자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케이스가 없지도 않아서 어떻게 서문춘 형사가 살아남는 루트가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홍새가 뭔가를 눈치채고 손을 쓰기도 전에 악귀는 서문춘 형사를 그대로 창밖으로 끌어냈고 서문춘 형사는 그대로 추락사하고 맙니다. 서문춘 형사의 죽음은 어느 정도 예상한 거였지만, 그가 희생되는 장면은 시청자 입장에서 거의 주인공들과 비슷하게 충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었어요.
이홍새는 문 앞에서 구산영의 모습을 본 것 때문에 서문춘 형사의 죽음이 구산영과 관련이 있고, 그 자리에서 구산영이 악령에게 빙의되어 막말을 던지는 모습 때문에 그를 원망하는 태도까지 보이게 됩니다. 처음엔 이홍새가 서문춘 형사를 붙들지도 못했고, CCTV에도 찍히지 않아 물증도 없는 구산영을 미워하는 태도인지라 안 그래도 악귀 때문에 힘든 애한테 좀 너무한다 싶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죄책감에 자수하고 싶다는 구산영에게 이홍새는 굉장히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나름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여 주던데요. 어차피 서문춘의 죽음에 구산영이 관여했다는 물증도 없고, 구산영의 힘으로 서문춘 형사의 팔에 멍이 들 정도의 완력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로요.
어쨌든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홍새는 염매와 중현상사와 연관된 모든 사건에 귀신이 있다는 염해상의 말을 믿게 되며 그에게 협력하게 되는데요. 재미있게도 이홍새와 염해상이 협조 모드가 되자, 악귀를 두려워한 구산영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등 주인공들 팀이 일시적으로 갈라지는 전개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거기다 이홍새 형사는 악귀에 씌어 돌아다니는 구산영의 행동을 살피면서 악귀의 심리를 파악하고 그 정체에 근접하기까지 했는데, 현재 이홍새는 귀신과 가장 관련이 적은 인물이지만 그가 경찰이라는 설정이 잘 활용된 부분이라고 할까요. 이홍새는 구산영의 몸을 빌려 쏘다니는 악귀의 행동을 보면서 그 행동이 어린아이가 아닌, 애정 결핍이 심한 사춘기 소녀일 거라고 판단합니다.
이에 장진리 관련 조사를 계속하던 염해상은 악귀로 추정되는 이목단의 나이(10살)와 악귀의 추정 나이가 다르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됩니다. 그동안 드라마에 대한 예상글이나 유튜브 리뷰 영상을 보면 악귀는 하나가 아니거나 혹은 이목단이 악귀가 아닐 거라는 추리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번 9화를 통해 좀 더 진상이 드러났다고 할까요. 서문춘 형사의 죽음 이후 9화의 전개는 주인공들이 절망하는 장면이 많고 좀 힘이 빠진다 싶었는데 악귀의 정체에 근접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다시 활기를 띠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 중 구산영에게 씐 악귀가 자꾸 자기 정체에 대한 단서를 남기는 것도 의문이었는데 악귀가 둘 이상이며 구산영을 돕고자 하는 귀신이 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더라고요.
구산영에게 경고와 단서를 남기는 귀신이 꼭 이목단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현재 9화의 전개를 보면 사람을 해치는 악귀는 결국 이목단이 아닌 다른 이라고 결론이 난 상황. 구산영은 점점 자신이 악귀에게 잠식당해 기억을 잃는 것 때문에 매우 두려움에 빠지면서도 조사를 멈추지 않는데, 그녀는 아버지의 장례식날 사람들이 남긴 방명록을 이용해 어떤 펜션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펜션은 바로 염해상의 모친이 살해당한 장소에 있는 곳이었고 구강모 교수의 도움으로 문을 열었다는 게 드러났으며 거기에 구강모 교수가 나무를 하나 기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요. 저번 백차골이나 저수지와 비슷하게 죽임 당한 사람이 있는 장소에 악귀를 봉인할 물건을 묻은 것이었죠.
하지만 구산영은 악귀를 물리치려고 했던 아버지의 방식이 결국 실패한 것과 아버지가 악귀를 봉인할 수 있는 물건(펜션에 묻힌 배씨댕기)을 회수한 것에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악귀에 잠식당했을 때 본 보름달을 떠올리고, 아버지가 보관한 장진리 사람들의 장부를 조사하여 이목단이 살해당했을 때의 날짜를 추정하게 되는데요. 구산영은 달의 위상 변화를 검색하여 이목단이 염매 주술로 살해당하던 시기에는 보름달이 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또한 구산영이 악귀에 잠식당했을 때 검댕으로 그린 보름달 그림을 기억한 염해상이 이번에 구하게 된 장진리 출신 교사의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검댕 그림과 일치하는 사진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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