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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르 : 라그나로크』 2차 리뷰

by 0I사금 2025.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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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르 : 라그나로크』의 리뷰를 쓰고 난 다음 이런저런 검색을 하면서 추가 정보나 다른 리뷰들을 찾다가 첫 포스트에 미처 쓰지 못한 글들이 있는 것 같아서 써보는 글입니다. 『토르 : 라그나로크』는 장단점이 또렷한 영화지만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기왕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 싶어지는 맘도 드는 게 사실이에요. 전작과의 연계성이나 아스가르드라는 독특한 공간의 분위기를 많이 못 살린 것은 아쉽지만 진짜 재미있게 보기엔 이 『토르 : 라그나로크』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영화의 상영시간이 좀 긴 게 흠이긴 이건 뭐 요새 영화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니 뭐...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빌런 헬라의 캐릭터를 허무하고 존재감 없이 그린 게 아니라 강력함을 어필하며 제대로 묘사를 해 주었단 점입니다. 그동안 마블 유니버스의 단점이라 한다면 빌런의 캐릭터성 묘사가 부실한 축이 많았던 것을 꼽을 수 있는데 그나마 예외로 둘 수 있는 영화 속 빌런들을 고르자면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하이드라와 알렉산더 피어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헬무트 제모, 개그 캐릭터에 가깝긴 했지만 『어벤져스』 1편의 로키 또한 악당으로써의 매력은 충분했다고 봐요.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빌런 역시 소시민 같지만 좋다는 평을 많이 봤고요.

마블에서 그동안 받은 비판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측면인지 이번에 등장한 헬라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미친 연기력에 더불어 빌런으로써의 임무를 충실히 소화해 냅니다. 여성 빌런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최종 보스의 심복이나 중간 보스 정도로 활약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헬라는 마지막까지 강함을 보여주거든요. 헬라의 최후가 좀 독특했다는 설명은 전 포스트에서도 한번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은 라그라로크와 같은 예언 소재가 나오면 예언을 무조건 피해 가야 할 것이 아닌 오히려 이것을 실현시키는 일 또한 상황에 따라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서 영화의 독특한 면모와 또 다른 해석의 방향을 보여준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헬라의 심복이 된 아스가르드인 스커지의 캐릭터는 좀 미묘한 느낌이었는데 어찌 보면 이것은 헬라라는 강렬한 캐릭터에 묻혀버렸기 때문인 듯도 있고 스커지 자체가 토르 같은 타고난 영웅이 아닌 소시민에 가까운 타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인데 오히려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다시 생각해 보니 스커지야말로 현실적인 나약함을 가진 인물, 그렇지만 동시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재해석이 들었습니다. 

영화 개봉 전 예고편만 봤을 땐 흔한 빌런의 과묵한 오른팔 캐릭터라고 멋대로 착각했다가 영화를 보고 반전에 가까운 충격을 소소히 경험했는데요. 영화 마지막엔 이런 캐릭터는 도망을 가서 자기 책임을 회피하거나 나중에 다른 시리즈에 나오더라도 개그 캐릭터 화해서 굴욕 퍼레이드를 겪거나 하겠거니 싶었지만 결말부에서 반성을 한 듯 희생을 하면서 나약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의 가능성을 보여줬단 생각이 들었어요. 갈팡질팡하는 약한 빌런이라고 마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캐릭터란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https://youtu.be/P3Y8OWkiUts?si=3GPSX-JiibcAiR8T

그리고 영화의 OST가 강렬해서 맘에 들었다고 언급했었는데 『토르 : 라그나로크』 덕택에 「immigrant song」을 접하게 된 셈입니다. 「immigrant song」은 특히 토르가 '천둥의 신'으로 각성하는 장면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 준 노래였는데요. 참고로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로 오딘이 토르더러 '네가 천둥의 신이냐, 망치의 신이냐'며 각성을 유도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은근 충격이었던 게 토르의 상징물이었던 묠니르가 박살 나는 거야 예고편에서 나왔던 것이지만 묠니르 없는 토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를 영화 내에서 잘 살렸기 때문입니다. 토르는 본직이 천둥의 신인데 어느새 보는 저도 그것을 잊고 있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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