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 12화 드디어 최종화 리뷰입니다. 드라마가 한 화에서 그동안 뿌려진 떡밥들을 다 정리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가끔 전개에서 너무 빠르게 요약한다는 느낌도 없진 않았지만 주요 인물들의 서사와 더불어 보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일으키던 부분들을 다 정리하고 슬프지만 그래도 희망은 남는 결말이 되었네요. 하지만 작 중 주인공 김욱을 비롯하여 장판석과 신준호 같은 경우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인지라 보면서 좀 많이 불쌍하더라고요. 특히 장판석 같은 경우는 딸을 그렇게 찾아다녔음에도 결국 영혼도 못 보고 시신만 발견한 셈이라...
그렇게 질질 끌던 최승건설 이야기는 이동민 이사의 악행이 모두 드러나면서 해결됩니다. 개인적으로 최여나와 신준호 형사 이야기는 슬픈 사연과 별개로 좀 질질 끄는 면이 있어서 빨리 해결이 되지 않아 내심 짜증도 났는데 이번 최종화 중반 최여나의 시신을 바다에서 건지면서 최여나는 무사히 성불합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사람 속을 썩였던 이 커플의 이야기는 그래도 막판에 잘 해결되었고 헤어지기 전 잘 살아야 한다고 김욱을 통해 말을 전한 뒤 성불하는 연출도 나름 좋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신준호 형사가 최승건설 한회장의 친손자라는 것도 확인되었는데 따지고 보면 한회장의 유언장 때문에 그 모든 사달이 난 거지만 결국 혈육은 혈육이라서 그런가 딱히 앙금 같은 것은 보이지 않은 게 신기했습니다.
신준호 형사의 이야기가 정리된 뒤 장판석의 딸 장현지의 행방이 확인됩니다. 장현지를 살해한 살인범이 죽어라 자백을 안 하다가 찌질하게도 자기가 피해자들한테 빼앗은 물건들을 제 거라고 우기며 발광하다 자살을 해 버리고, 결국 피해자들의 시신을 찾는 건 백형사가 살인범 주변을 제대로 조사하면서 드러납니다. 백형사 캐릭터가 메인 멤버는 아닐 뿐이지 실은 중요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엄청나게 활약하는 캐릭터라는 거. 숨은 히어로라고 할까요. 놀랍게도 장현지는 두온마을 근처 숲 그러니까 장판석과 김욱이 사는 가까이에 다른 피해자들과 매장이 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장판석이 딸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두온마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버립니다.
장판석은 드라마 속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유독 그 서사가 가슴 아프게 와닿던 인물인데 심지어 현지의 영혼이 두온마을에 없다는 이유로 생존에 나름 가능성을 걸었던 것도 있었기 때문. 현지의 죽음이 기정사실이 된 게 슬퍼서 차라리 처음 드라마 볼 때 내 착각처럼 종아가 장판석의 친딸이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장판석의 딸의 죽음을 확인하고 무너지는 모습이 드라마 후반 김욱의 모친 김현미의 시신이 발견되어 그가 성불하는 장면과 함께 슬펐던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더 씁쓸한 것은 김욱이 망자를 보는 능력도 두온마을에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어머니가 성불하자마자 무서울 정도로 마을이 사라지고 숲에 혼자 있는 모습이 지독하게 현실적인 연출이란 느낌이 들었을 정도라...
그런데 김욱은 두온마을에 어머니의 영혼이 있어서 망자를 보게 된 것이지만 현지는 두온마을에 영혼이 없었음에도 어떻게 장판석이 망자를 볼 수 있었는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장현지의 영혼이 아버지를 일부러 두온마을로 이끌고 자신의 모습을 숨긴 건가 싶기도 했지만 알고 보니 두온마을과 같이 망자가 머무는 공간은 또 있었고 현지의 영혼은 모종의 이유로 두온마을이 아닌 다른 마을에 가 있었다는 게 드러납니다. 장현지의 시신이 묻힌 곳이 두온리고 그곳에 위치한 망자의 마을이 두온마을이기 때문에 장판석이 망자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후반부 또 다른 망자의 마을에서 나온 아이들을 김욱과 장판석이 보게 된 걸 보면 이 둘은 선천적으로 영안이 트인 인물은 맞았던 모양. 다만 둘 다 혈육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두온마을 자체와 인연이 끊어진 것 같았어요.
드라마가 진행되는 사이에 뺑소니 당한 범수의 시신도 찾아 성불을 시켜주고, 토마스의 사연도 겸사겸사 밝혀지는데 토마스는 일제강점기 당시 겉으로는 망나니 행세를 하면서 몰래 독립운동자금을 대 주던 인물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이름은 차권묵)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 때문에 독립운동가로써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모양인데 시신이 매장된 곳이 압록강 근처라는 언급이 나와 이건 김욱이 손을 쓸 수가 없겠다 싶어 그대로 토마스는 두온마을에 남는 운명을 맞는 건가 싶었습니다. 김욱과 장판석 둘 다 두온마을을 보는 능력이 사라지면서 결국 토마스와 그대로 생이별하게 된 셈이라 좀 마음이 아팠는데 드라마가 그래도 기대를 배반하진 않더라고요.
두온마을에 남은 준수의 영혼을 위해 범인을 찾으려던 김욱 일행은 TV 뉴스를 통해 압록강 근처에서 토마스와 그 동료들로 보이는 시신들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장면 다음으로 토마스가 복도를 걸어가면서 빛이 들어오는 문쪽으로 웃으면서 사라지는 연출을 본다면 토마스 역시 무사히 성불을 한 것으로 확신할 수 있었고요. 주인공들에게 비극적인 사건이 많은 드라마였지만 그래도 찜찜함 없이 등장인물들에게 그래도 후련한 결말을 안겨주었다는 데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두온마을과 비슷한 공간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는 떡밥 아닌 떡밥(후속작 떡밥이 아니라 드라마 세계관 확인용 떡밥)은 꽤 장르물 다운 선택이라 맘에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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