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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라이프 온 마스』 1화-2화 리뷰 (2019. 9. 30. 작성)

by 0I사금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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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좋아하는 드라마인데 OCN 채널에서 방영했을 당시에는 하는 줄도 몰랐고 이후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게 된 드라마입니다. 정작 재방송 감상은 4화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 리뷰를 작성했을 당시에는 순서가 약간 꼬인 감이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순서대로 올릴 예정이에요. 

1화는 2018년도 현실에서 한태주가 연쇄 살인마였던 김민석을 검거했지만 사건의  중요한 증거물이 훼손되는 바람에 죄를 입증할 수 없어 김민석을 풀어주게 되는 부분부터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한태주와 그의 연인이었던 정서현 검사의 사이가 틀어지고 얼마 안 되어 범인인 김민석 손에 정서현이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태주는 정서현을 구하려고 김민석을 쫓다가 김민석의 형(아직 1화니까 정확한 정체는 안 나왔지만 후반부 내용은 미리 봤으니 충분히 짐작 가능한) 김현석이 쏜 총에 맞은 상태에서 차에 치인 뒤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그 후 그가 눈을 뜨게 되는 곳이 바로 1988년도 인성시 한복판이고요. 

그리고 거기서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강동철 계장을 만나게 되는데 OCN 장르물이 그리는 브로맨스가 그러하듯 이 둘의 만남은 참으로 극악하게 시작하더군요. 1화에서도 보여주지만 강동철 계장은 직함에 비해 사람이 좀 많이 개그 캐릭터인지라 영화 『신세계』의 이중구는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고요. 그리고 일단 시대 배경이 시대 배경인지라 1988년도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와서 답답함은 없지 않지만 그래도 드라마 톤이 범죄 수사물 치곤 좀  밝은 편이라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처음 드라마를 접한 게 4화 중반부부터였는데 큰 스포일러를 아는 상태로 보긴 했지만 나중엔  주인공 한태주가 처한 현실이 무의식의 세계가 아닌,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그 영혼만 과거로 날아가 1988년에 존재하는 동명의 한태주 반장에게 링크된 것은 아닐까 하는 해석을 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1화부터 보니 군데군데 그 1988년도의 세계가 한태주의 무의식이라는 증거들이 역시 많이 보였다고 할까요? 중간중간 들리는 의사의 목소리, 신분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갔지만 마침 기다렸다는 듯 발견되는 전출서라던가 한태주의 상황을 이해해 주는 카페 사장의 말이라던가. 뭔가 기다렸다는 듯 상황이 마련되는 느낌이라 더 그랬는지도. 

그리고 1화와 2화 에피소드에 연달아 등장하는 다방 여직원 연쇄 살인 사건은 2018년도 현실에서 한태주가 쫓던 김민석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형성된 느낌이기도 했고요. 물론 1988년도 세상 속에서 범인은 다른 인물이었지만. 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윤순경의 존재인데 현실에서 연인 사이지만 트러블이 있었던 정서현과는 달리 윤나영 순경은 한태주가 2018년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주변인들과 달리 일단은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비록 그 말들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인한다 하더라도 주인공인 한태주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특이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점은 현실에서 약혼녀와의 트러블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던 한태주의 심정이 윤나영 순경의 모습으로 투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강동철 계장은 시작은 극악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끈끈한 유대를 이루게 되는데, 실제론 그가 한태주의 아버지 자리를 대신하는 이상적인 아버지 상이라는 해석도 있었고요. 그리고 한태주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세계가 1988년도라는 점은 일단 그 시기에 한태주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당시 자신의 모습을 조우하면서 자신이 놓쳤던 단서를 찾아내려는 한태주의 의식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아버지 일도 그렇고, 김민석과 어린 시절 친구였단 사실은 아직 인식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렴풋하게 눈치는 챈 것 같으니.

그리고 1988년도의 세상과  주인공 한태주의 무의식이 구분되지 않는 연출이 많아  현실적으로 그 세계는 혼수상태에 빠진 한태주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세상으로 봐야 무리가 없단 느낌이었어요. 물론 중간에 한 해석인, 한태주의 영혼 같은 것이 과거 실존했던 동명의 한태주 반장에게 링크되었단 해석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한태주의 무의식이 현실과 섞이는 연출은 뭐 주인공 시점이라 그렇게 연출되었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왠지 이런 해석을 놓고 싶지 않은 이유는 여기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정감이 가서 그들이 이미 죽었고 그들의 기록을 보고 주인공이 무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들이라 해석 내리는 게 아쉬워서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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