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러브, 데스 + 로봇』 2시즌의 이어지는 리뷰입니다. 회차 수는 1시즌에 비하면 적지만 리뷰를 쓰다 보면 포스트 분량이 길어져서 5화에서 8화에 해당하는 리뷰들은 어쩔 수 없이 2개로 나누어서 올리게 되었네요. 아래는 짤막한 회차별 에피소드 리뷰입니다.
5화 : 풀숲
개인적으로 『러브, 데스 + 로봇』 2시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입니다. 느낌이 미국의 공포소설가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였는데요. 내용은 기차가 일시적인 증기 부족으로 넓은 풀숲 중간에서 멈추게 되고, 승객이었던 남자 하나가 그 사이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왔다가 다른 곳으로 가지 말라는 기장의 말도 무시하고 풀숲에서 움직이는 기묘한 불빛을 보고 그것을 쫓아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공포물 특유의 남의 말 듣지 않는 주인공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처음 기묘한 불빛은 사람을 홀리는 것처럼 신비롭게 등장하다가, 막판에 그 정체가 좀비에 가까운 어떤 괴물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시청자와 주인공에게 충격을 안겨주더라고요. 거기다 그 괴물이 한 둘이 아니라 주인공은 그 괴물들을 피해 기차가 있는 곳으로 탈출을 시도하는데, 사람보다 큰 풀숲이 시야를 방해하여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드는 바람에 보는 사람까지 덩달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공포를 전달해 주는 에피소드였던 느낌. 그리고 보면서 낯선 곳에선 잘 아는 사람의 말을 듣고 멋대로 움직이지 말자는 교훈을 확실하게 알려준다고 할까요.
기차에 거의 다다랐다 싶었을 무렵 주인공은 다시 괴물들에게 발을 붙들리고 이렇게 주인공은 꼼짝없이 괴물에게 잡혀서 죽는구나 싶었을 때 기장이 히어로처럼 나타나 불을 이용해 괴물들을 쫓아내고 주인공을 구해냅니다. 무사히 기차에 올라탄 두 사람은 이 풀숲과 저 괴물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데 기장은 항상 기차가 여기서 멈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저 괴물들도 한때는 여기서 길을 잃은 인간들이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아마 풀숲이 인간 세계와 다른 차원으로 연결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추측과 함께 미스터리를 남기며 에피소드는 마무리됩니다.
6화 : 집안에서 생긴 일
비주얼은 사정없이 흉악했는데 내용은 귀여웠던 에피소드였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산타를 기다리던 두 남매가 산타를 직접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가 뜻밖의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는 에피소드였는데요. 남매가 마주치게 된 건 사람 좋아 보이는 빨간 옷 입은 수염 난 할아버지가 아니라, 거의 에일리언을 방불하는 무시무시한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그 에일리언이 남매더러 착한 애라며 선물을 주고 간 걸 보면 생김새는 저래도 산타 할아버지 같은 존재는 맞고, 외양이 좀 그럴 뿐이지 괜찮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겉보기는 무서운데 귀여운 에피소드였어요.
7화 : 생존의 공간
개인적으로 『러브, 데스 + 로봇』 2시즌에서 '풀숲' 에피소드와 함께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내용의 배경은 근미래, 우주 전쟁이 벌어지던 시대고 병사인 주인공은 조종기가 격추당하면서 한 행성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그는 근방에 피난처인 우주선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곳을 찾아가는데 그 피난처 역시 공격을 당했는지 고장이 많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피난처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을 보호하던 로봇이 오류를 일으켜 주인공을 적으로 판단하여 공격을 시도하는데요.
사람을 보호하는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켜 사람을 공격한다는 소재는 흔하며 2시즌의 첫 에피소드도 비슷한 내용이긴 합니다만 이번 「생존의 공간」은 거의 공포물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중반 로봇의 다리에 찧어 손이 아작 나는 장면은 현실적인 고통이 느껴졌을 정도. 주인공은 로봇이 빛과 움직임을 감지한다는 점을 알고 랜턴을 이용하여 로봇의 시선을 끌고 파괴를 유도하는 등 기지를 발휘하여 살아남습니다. 이렇게 위기의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기지를 발휘하여 살아남는 주인공들 이야기가 특히 맘에 들더라고요.
8화 : 거인의 죽음
『러브, 데스 + 로봇』 2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사적이기보단 어떤 에세이를 보는 느낌의 에피소드였습니다. 갑자기 해안가에 거인 - 진짜 성인 남성의 형태를 띤 거인의 시체가 밀려오면서 벌어지는 세태를 한 연구원의 시선으로 덤덤하게 그려나가는 이야기예요. 처음 사람들은 거인의 존재에 호기심을 가지고 신기해하면서 접근을 못하다가 조사를 나온 연구원들이 거인의 위로 올라가자 안심하고 너도나도 그 위에 올라가 구경을 하고 낙서를 하면서 놀기까지 합니다.
얼마 안 가 정부에서 명령이 내려온 건지 거인을 해체하는 작업도 이루어지고, 거인의 신체 일부가 여러 곳으로 팔려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얼마 뒤 거인의 해체 작업이 끝나 그 형태가 무너지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거인의 존재는 잊히게 되는데요. 오로지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연구원만이 애수에 사로잡힌 듯 거인의 존재를 그리워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이 에피소드는 특별한 존재라고 해도 죽음 이후 찾아오는 인간들의 망각을 덤덤한 시선으로 그려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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