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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60일 지정생존자』 6화 리뷰 (2019. 7. 16. 작성)

by 0I사금 202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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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드라마가 전체적으로는 재미있고 국회의사당을 날려버리는 초유의 사태를 소재로 하지만은 묘하게 국회의사당 테러와 관련된 장면만 나오면 지루해진단 느낌을 받았던 거예요. 이건 연출의 문제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서 저번 주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 이야기가 아닌 테러 사건을 조사하는 국정원 요원들 이야기만 나오면 좀 늘어진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런 부분도 6화까지 오면서 좀 인상이 바뀌는 것 같은 게 국정원 요원인 한나경이 의문의 전화-국회의사당에 있는 119호실 관련-를 받고 떡밥이 여럿 던져졌기 때문일까요? 119호실과 오영석의 관계와 전화를 건 자는 누구인가 등등...


작 중에선 이 오영석이 배후라는 듯 꽤 의미심장한 연출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고요. 원작 스포도 있고 오늘 6화의 연출을 본다면 빼박 오영석이 테러의 배후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만들더라고요. 박무진은 나름 정치적인 목적으로 오영석을 국무총리에 앉히려고도 하고 명해준 생포 작전에서 그를 부르는 행동을 하는데 보다 보면 심적으로도 오영석한테 의존하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을 정도. 오영석은 입만 열면 박대행 저격질에 그가 청와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물이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인데... 뭐 TV 밖의 시청자야 스포를 알 수 있어서 그런 거긴 하지만 박무진의 행동이 호랑이를 끌어안으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준.


그런데 문득 6화를 보니 이 드라마의 빌런 포스는 대놓고 테러 배후라고 지목되는 오영석보다는 야당의 윤찬경 쪽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그냥 배우 연기력 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윤찬경이 오영석을 포섭하려는 장면에서는 시선이 윤찬경 쪽으로 더 쏠리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윤찬경이 작 중에서 머리를 쓰는 장면이나 툭툭 던지는 대사도 좀 정곡을 찌르는 경향이 있고 국정원 요원인 한나경이 찾아왔을 때도 거래를 시도하는 부분 등 상당히 노련하다 싶은 장면이 많아 (분명 이쪽도 빌런은 맞겠지만) 오영석이 아니라 윤찬경이 드라마 최종 빌런이었어도 무리는 없겠단 생각도. 강상구 서울시장은 연기를 잘하지만 너무 개그캐에 가깝고요.


이번 6화에서 연출에 공을 들였다 싶은 부분은 드라마 초반 시민들이 쇼핑몰에서 대량 사재기하는 장면과 북한 쪽 테러리스트인 명해준을 붙잡으려 침투하는 장면에서였는데 초반 허술했던 국회 테러 현장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퀄리티가 상승했단 느낌이.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끊어버리는 것까지 덤으로. 이번에 좋았던 장면은 작전에 앞서 훈련장에서 '자신도 현장 투입 전에 훈련을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말을 하는 박무진 대행을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장준하 소령이 여러 번 훈련을 하더라도 실전은 결국 변수투성이라 훈련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는 부분이었는데 소령의 이 말은 작 중의 상황을 비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보는 우리들의 인생에도 적용될 말이었거든요.


이번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인명피해도 없으면 좋았겠지만... 생각보다 드라마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흘러주진 않더라고요. 이번 6화에 잠시 등장했을 뿐이지만 명해준 생포 작전을 지휘했던 장준하 소령은 그 캐릭터가 왠지 맘에 들어서 잠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다시 등장해 박무진을 돕는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드라마가 박살 내더군요. 박무진 대행이 소령의 희생을 듣고 죄책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게 배우 연기력과 더불어 상황이 절절했기 때문에 자리가 높아질수록 책임질 것은 더 많아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단 생각. 나같이 평범한 인간은 그냥 평범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장면.


문득 한실장과 박무진 대행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는데 박무진 입장에선 평범한 자신을 왜 이런 자리에 끌어들였는지 한실장을 원망하면서도 지금 상황에선 누구보다 그를 필요로 한다는 복잡한 관계라... 단순 주인공을 특별한 자리로 인도하는 역할에서 끝나는 게 아닌 신뢰와 애증이 섞인 관계로 지속될 것 같더군요. 그런데 오영석을 신뢰하며 곁에 둘 바엔 차라리 원망이 섞이더라도 한실장을 곁에 두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느낌. 지정생존자 스포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한실장은 원작에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이고 사람들 평을 보니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가 한실장 아니냐는 추측이 있던데... 어떻게 전개될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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