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괴물』 10화 리뷰입니다. 현재 이 드라마의 전개는 초반부 20년 동안 이어진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진행되는 느낌인데요. 연쇄 살인 사건 하나가 해결되었다고 끝이 아니라, 만양읍에서는 여자들을 살해한 또 다른 살인범이 있었고, 이유연의 죽음조차 강진묵의 소행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는 데다 과거의 진실을 알 법한 인간들이 하나 둘 치워지면서 과연 흑막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전개되기 때문이에요. 일단 8화까지는 그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이동식인지 아닌지 꼭 한주원의 시점으로 시청자들 간을 보다가 강진묵이 잡힌 이후론 혐의가 사라졌다는 느낌인데, 이건 이동식을 계속 지켜볼 수 있는 시청자들 입장의 감상이지, 작중 만양읍 사람들이 같은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고 확신할 수는 없어요.
실제로 이동식은 동생을 죽였다는 오해를 사서 20년 동안 고향을 떠나 있었고, 10화에선 한주원으로부터 그러한 팩폭을 받기도 했는데요. 솔직히 만양읍이란 마을은 인심이 어떻게 되어먹었기에 여자들 납치해서 죽이는 연쇄 살인범이 둘이나 나왔는지 궁금할 정도. 며칠 전에 본 연쇄 살인 사건 관련 다큐에서도 연쇄 살인마가 겹치게 활동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고 하던데 말이죠. 실제로 만양읍 사람들이 밥맛없는 짓거리가 약간씩 묘사되기는 했지만, 이런 점은 드문드문 나왔을 뿐 사건 전개에 큰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작 중 만양읍은 짜증 나는 행태를 보여주는 방관자에 가깝고 현재 시점에선 자신들이 저질렀을 잘못 - 이동식을 무작정 범인으로 몰아 박대한 것 -에는 일언반구 사과도 없는 뻔뻔함을 가진 인간들일뿐.
그나마 만양읍 파출소 소장인 남상배만이 과거 이동식에게 누명을 씌운 것에 죄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그를 감싸준 것이 눈에 띄는데요. 왜인지 이번 10화에서 남상배가 의심을 받았다가 풀려나고,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처럼 말을 돌린다거나 하는 모습이 의심스럽던 게 알고 보니 사망 플래그더라고요. 아마 남상배는 20년 전 또 다른 연쇄 살인의 진실이 뭔지 알고 있으면서 좀 더 윗선의 연락을 받아 입을 다물고 이동식에게 누명을 씌웠던 걸까요? 현재 알게 된 스포일러에 따르면 이유연을 죽인 진범은 그럴만한 뒷배가 있으니까. 10화 후반부 이동식의 전화를 받지 않고 돌아가던 남상배는 설마 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건지 총을 꺼내 들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아 납치당한 뒤 부두에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남상배가 강진묵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도 한주원이 의심하여 증거를 조작한 것이고, 전편에서 유재이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보낸 것도 다름 아닌 한주원이라는 게 드러나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한주원은 범인을 잡고 말겠다는 투철한 의식을 가진 경찰처럼 보여도 실상은 함정 수사를 했을 때의 방식을 버리지 못한 것처럼 보이던데, 이번에 남상배를 의심하여 낚싯줄과 검안서를 그의 금고에 몰래 갖다 놓거나 그에게 위치 추적기를 달아놓은 것도 그렇고, 뭔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타입 같다는 거. 아버지와 사이가 나쁜 이유도 잠깐이나마 묘사되어 부자 관계가 파탄 났다는 것도 보여줬고요. 아무래도 한주원은 이번 남상배의 죽음 때문에 그나마 자기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걸 자각하게 되는 전개인 걸까요?
다행히 전편에서 발견된 이유연의 시신 때문에 애꿎게 이동식이 의심받는 상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유연의 사인이 피해자 목을 조르던 강진묵의 살해 방식이 아니라 큰 충격을 받고 여러 군데 골절이 된 게 원인이라고 나와 이동식은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요. 그런데 국과수 쪽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람이 이렇게 되려면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아니면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야 가능하며 피해자가 굉장히 고통스럽게 죽었을 거라는 게 추측돼요. 어쩌다 본 스포일러 덕에 이유연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았는데,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이 정신 착란을 보여주는 장면까지 삽입되어 이유연을 죽인 범인은 알 법하게 연출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범인이 또 다른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인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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