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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타인은 지옥이다』 2화 리뷰 (2019. 9. 2. 작성)

by 0I사금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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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1화가 어느 정도 각색을 했어도 원작의 요소들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번 『타인은 지옥이다』 2화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홈페이지 인물 소개를 살펴보면 원작과 달리 새로 추가된 캐릭터도 많고 어제 1화에서 보여줬듯이 원작과 달라진 요소들이 있어서 꼭 원작과 같은 전개를 가지 않을 거 정도는 알 수 있었거든요. 그래도 원작의 큰 틀은 유지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드라마 2화 방영분을 보니 오리지널로 들어간 요소가 생각보다 더 크게 작용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작을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이게 새롭다고 환영할 만한 전개인지 아니면 역으로 실망을 줄 전개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듯...

1화를 본 사람들 중 원작의 전개를 알던 사람들이 가장 당황했던 요소는 바로 키위(드라마 상 이름 변득종)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는 건데, 그중 하나는 말을 더듬고 어린아이 같은 짓을 하고 다녀 어딘가 정신이 불안정해 보이는 구석이 있는 반면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좀 멀쩡해 보여 캐릭터 차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단 둘 다 고시원 내 사람이니 좋은 포지션은 아닐 거라고 예상이 가능한데 오늘 방영분에는 완결된 원작 내용 말고도 현재 진행 중인 외전의 살묘 사건 내용이 언급되어 여자 순경이 좀 더 본편의 내용에 깊이 관여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고요. 그런데 오늘 조사를 받은 말 더듬는 키위의 행동을 보면 이 키위가 살인에 가담한 것을 숨기기 위해 모자란 척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장애가 있는 인물은 맞고 단순 살인자 집단 쪽에 이용당하는 인물인 건지 알 수가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원작에서 중반까지 고시원 내 살인은 어디까지나 암시로 묘사되어 의혹은 있으나 확실한 물증은 없는 상태로 전개되다 후반에 터지는데 반해 드라마에선 고시원 내 인간들이 합심해서 살인 행각을 저지른다는 것을 초반부터 노골적으로 보여줬는데, 결국 오늘 2화에서  조폭 아저씨는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그 살해당하는 과정이 원작보다 좀 더 자세하게 묘사되었고, 종우가 오기 전 자살했다고 주인아줌마가 언급한 방의 전 주인인, 외국인 노동자로 보이는 인물의 시체가 등장합니다. 후반 종우는 자기 방에서 그가 위험을 알리며 남긴 메모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오늘은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이 세 군데로 갈라졌기 때문에 - 종우의 회사/고시원/경찰의 고양이 수사- 이야기가 좀 중구난방이었다는 느낌이었음에도 이 부분 연출은 그동안 OCN이 장르물에서 보여준 것답다고 할까요.

다만 예고편에서 기대했던 장면들을 등장인물들의 상상이거나 꿈이었다 이런 식으로 처리했던 것은 좀 기대를 식게 했던 부분. 알고 보니 진짜가 아니었다는 연출이 어제부터 자주 나와 유지되던 긴장감을 깨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무슨 의도인지 모르지만 이런 연출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원작에서도 그랬지만 종우의 회사 생활 부분은 현실적으로 열받음을 안겨주는 부분이라 보면서 스킵하고 싶었을 정도. 실사화에선 좀 더 살이 붙은 것 같았는데 특히 회사 쪽 병민이란 캐릭터는 단순 캐릭터 성향으로 따지면 나름  개성 어필하는 고시원 내 인간들과 달리 현실적인 짜증을 불러일으키는지라... 종우 선배는 꼰대 짓 해도 종우를 챙겨주기라도 했지 얘는 그런 것도 없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후반 종우가 폭발하는 데 영향을 끼칠 예정이라 얘는 싫어도 앞으로 몇 번 더 얼굴을 비출 걸 생각하니 또 짜증이.

그리고 이번 2화의 가장 큰 반전은 우리가 왕눈이라고 생각했던 유기혁이란 캐릭터가 실은 진짜 왕눈이가 아니라 페이크일지도 모른다는 떡밥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중간 식당에서 말 더듬는 키위를 혼내다가 고시원 아줌마(배우 이정은 분)가 나타났을 때 유기혁이 그를 '어머니'가 아닌 '아주머니'라 불러 뭔가 의아하다 싶기는 했거든요. 그리고 유기혁이 (오늘 등장하자마자 죽은) 차형사란 캐릭터를 살해하는 장면에서 치과의사 서문조가 때마침 등장하여 자신이 하는 것은 '예술'이고, 유기혁을 실패작이라 부르며 그를 살해하는데요. 치과의사가 하는 행동을 본다면 그를 오리지널 캐릭터라고 여기게 만든 것은 드라마의 페이크고 오히려 그가 진짜 원작의 왕눈이 포지션에 해당될 것 같더라고요. 키위가 쌍둥이라는 설정을 넣어 헷갈리게 만든 것이 일종의 복선이었나 싶기도.


개인적으로 유기혁이란 캐릭터가 원작 왕눈이랑 비슷해서 이렇게 퇴장하면 허무한 것도 허무한 거지만 굉장히 아쉬워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난 이쪽 왕눈이가 더 맘에 들었거든요. 그리고 치과의사랑 윤종우가 옥상에서 만나 대화하는 장면은 OCN 특유의 브로맨스 분위기가 풀풀 납니다. 그리고 원작에서 종우가 한겨울에 반바지 입은 왕눈이한테 춥지 않냐고 묻는 장면은 여름에 긴팔 입어서 덥지 않냐고 묻는 장면으로 바뀌었는데 이 부분 각색이 제일 잘된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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