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 7화 리뷰입니다. 원래 이 드라마는 먼저 보던 타사 드라마와 시간이 겹쳐서 재방송을 통해서 보게 되었는데, 이번 7화부터 사건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했겠다, 다른 드라마는 넷플릭스 동시 방영이라 나중에 볼 기회가 생겨서 굳이 본방을 찾아보지 않아도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8화부턴 본방을 사수할 생각. 드라마를 보면서 내용이 하도 궁금하여 원작의 스포일러를 최대한 찾아보기도 했는데, 일단 주인공인 고정우를 옭아맸던 두 가지 사건 중 하나는 중반에 다다르면서 풀리게 된 느낌입니다. 현재 고정우는 고등학교 친구인 박다은과 심보영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10년을 복역한 인물인데 작중 사건에 의문을 품은 형사 노상철과 무천가든의 아르바이트생인 하설로 인해 그가 누명을 썼다는 사실이 확인되어가는 과정이 나왔어요.
노상철은 초반부만 하더라도 고정우랑 조금 안좋게 엮이기도 했고, 형사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개인사가 있는 건지 범죄자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타입이라 대외적으로 살인범으로 알려진 고정우를 못마땅해하며 믿지 않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폭력 경찰이라고 오해할 수준으로 좀 지나친 구석도 있는 데다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고정우가 피해자고 마을 사람들 나머지가 빌런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어서 답답한 점이 이모저모가 아니었는데 최근 회차에 들어서 노상철은 점점 더 고정우의 편으로 돌아선 기미가 보였었습니다. 노상철은 과거 사건에만 들어가면 행동이 격해지며 뭔가 숨기려고 하는 경찰서 동료들(설정상 노상철만 광수대 출신으로 외지인)과 마을 사람들의 행적 그리고 범인답지 않은 고정우의 행적을 보면서 과거 사건을 파헤치게 되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속 시원함과 사이다, 그리고 해결의 열쇠는 노상철이 쥐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초반 부정적인 이미지가 중반부 들어서면서 싹 씻기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초반 등장했을 때와 이미지가 180도로 달라진 인물은 고정우의 친구인 건오도 마찬가지였는데, 심보영 사건의 목격자로 추정되던 수오의 쌍둥이 동생이자 등장하자마자 마을 사람들이 보인 경계하는 분위기 때문에 혹시 건오는 모든 사건의 흑막이 아닐까 의심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화에서 보여준 건오의 태도를 본다면 심보영 사건에는 정우를 제외한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이 전부 관련되어 있지만 그래도 건오는 유일하게 고정우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이었고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심보영의 가방 속 유류품들을 건오에게 가져다주는 등 중요한 전환점을 가지고 온 인물이에요.
그리고 7화에 묘사되는 모습을 본다면 과거 심보영의 죽음에 연루된 건 맞지만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며 자기 형과 함께 사건을 목격 내지 방관한 인물로 추정되더라고요. 또 아버지인 경찰서장에게 줄곧 정신적인 학대를 받은 게 아닐까 싶었던 장면도 있어서 떳떳한 인물은 아니더라도 인간성은 잃지 않은 인물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또 건오가 한 행동을 알아챈 부친인 경찰서장과 마을 사람들에게 강제로 끌려가게 되는데 그전에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심보영의 팬티를 책에 끼워 고정우의 서재에 숨겨둔 덕에 후반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기도 하고요. 이 증거물은 고정우가 마을 사람들에게 습격 받은 걸 조사하러 온 노상철에게 넘어가게 되는데 노상철은 고정우가 가방 속에서 발견한 뒤 창고에 숨겨둔 심보영의 핸드폰을 찾아내어 당시 상황을 찍은 증거 영상을 발굴하게 돼요.
심보영의 핸드폰에는 정우를 제외하여 병무, 민수, 건오가 심보영과 함께 사건 당일 창고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었고 결정적으로 심보영의 팬티에 병무와 민수의 DNA가 검출되면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느낌. 이번 회차는 그야말로 노상철 덕이다 싶은 내용이 많았는데 핸드폰을 발견한 뒤 고정우를 다짜고짜 의심하지 않고 정황을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DNA 검사를 위해 미리미리 국과수에 증거물을 보내고 경찰서장의 명을 받은 병무의 감시를 따돌리는 등 유능한 형사라는 게 증명이 되었다고 할까요? 확실히 유능한 사람이 주인공 편이 되니 일이 수월하게 풀린다고 해야 하나 반면 답답했던 건 진상에 다가가면서도 친구들의 배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정우의 태도였는데 여기서 노상철이 그에게 과감하게 팩폭하며 정신 차리게 하는 장면도 마음에 들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고정우를 이용해먹고 책임을 돌리는 마을 사람들보다 외지에서 왔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지만 사건에 정밀하게 다가가는 노상철과 고정우의 관계가 더 끈끈해 보인다는 생각. 그리고 또 다른 방향에서 사건을 파헤치게 된 하설 역시 어리숙하지 않게 대처하는 면모가 보여 안도감이 들었는데 사건의 목격자인 수오를 면회 갔을 때 수오가 증거물인 '그림'을 언급하자 병원장인 박형식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는 말로 관심을 돌리는 장면이 나름 대단해 보였습니다. 수오가 계속 그림을 언급하는 걸 보면 문제의 그림은 경찰서장이 처분한 게 아니라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건오가 갇힌 다락방에 그림이 있는 걸 보면 혹시 거기에 있는 걸까 싶기도. 반면 최나겸은 원작 스포일러를 찾아봤을 때 가장 이해 안 가는 인물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원작대로 흘러간다면 남자한테 빠져서 사람이 어디까지 막 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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