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 8화 리뷰입니다. 그동안 먼저 보던 드라마와 시간이 겹쳐 본방은 보지 못하고 줄곧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다가 이번 8화부터는 본방을 사수하기로 결심했는데요. 지난 7화에서 사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 드디어 하나가 해결은 되겠거니 싶었습니다. 현재 박다은 사건은 범인 암시만 있을 뿐 해결은 요원한 편인데, 그도 그럴 것이 박다은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 자는 무천시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박형식이며 역시 사건과 깊게 관련되어 있으리라 추정되는 그의 부인 예영실은 국회의원이라 무천시 내에서 권력이 막강한 편이에요. 안 그래도 심보영 사건만으로 머리가 (분노로) 터질 지경인데 박다은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하면 어떤 난관이 나올지 기대 반 불안 반인 듯.
개인적으로 이번 8화는 심보영 사건의 진실이 드디어 밝혀지고 범죄자들이 처벌받겠거니 기대를 했건만 범인들의 뻔뻔한 행적과 경찰 측의 음흉한 계획, 그리고 믿었던 건오마저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도 도로 고구마 전개가 되어버렸습니다. 작중 드러난 증거와 묘사된 상황을 본다면 정우의 집 창고에서 심보영을 성폭행한 장본인은 병무와 민수가 확실하며 그 아버지들은 아들들의 범죄를 알고 감싸준 걸로도 모자라 애꿎은 고정우에게 누명을 씌운 자들로 끝까지 고정우를 탓하며 자신들은 죄가 없다느니 구는 게 그야말로 분노를 불러일으키더라고요. 성폭행범 가해자들의 부모가 하는 꼴이 현실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어서 지독한 현실 고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보다 보면 심보영의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에 가폭충이라고 해도 딸의 죽음을 알아챈 이상 사적으로 보복하라고 응원하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고정우를 집요하게 스토킹하는 최나겸이 심보영의 부모를 찾아가 병무와 민수를 언급한 걸 보면 결국 그들도 진실을 알게 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병무와 민수 같은 놈들은 열등감에 돌아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자기 친구에게 누명을 씌우지 않나 끝까지 치졸하고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여서 진짜 심보영의 아버지가 총으로 쏴 죽여도 인정이다 싶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번 회차에서 범인들 행적에 제일 화가 났던 부분. 아무래도 고정우는 애초에 저런 놈들과 친구를 먹지 말아야 했고, 못났는데 열등감만 심한 종자를 착한 마음으로 감싸줄 필요가 없다는 걸 드라마가 알려주는 느낌이었어요.
거기다 그 애비들은 경찰서장한테까지 선배라고 갑질을 하다가 자신들이 불리해지자 비굴하게 빌지를 않나 진짜 드라마지만 욕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그 위에서 사람들 심리를 파악하고 가스라이팅까지 시전하며 사건을 조작하는 서장은 국회의원인 예영실과 비교하면 입지가 미치지 못했을 뿐, 더 높은 자리에 있었다간 진짜 더 많은 사람 인생을 말아먹을 빌런이라는 걸 보여주는데요. 틈틈이 등장하여 서장의 따까리 짓을 하면서 어그로를 끄는 형사과장도 그렇고 이번 8화는 사건 해결을 기대하고 봤더니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습니다. 자수하겠다는 건오조차 자기 애비가 아픈 쌍둥이 형을 걸고넘어지는 바람에 결국 거짓 증언을 해버리고 그간 노상철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장면은 진짜 열받더라고요.
안 그래도 자수할 때 뜸을 들이며 시간 끄는 것도 짜증이 났는데 결국 자수를 포기하고 거짓말을 늘어놓았을 때 중반 불쌍하다 생각한 게 날아갔습니다. 원작 스포일러를 미리 찾아보느라 건오의 최후를 대강 파악해서 이번에 자수를 못할 거면 그냥 자살이라도 해라 싶었는데 진짜 자살한 시체로 등장했을 때는 허탈했달까요? 저럴 거면 그냥 자기 죄를 실토하고 자살이라도 하던가 결국 건오는 첫 등장할 때는 뭔가 할 것 같았더니 중요한 증거 일부를 건네는 것 외에는 중요한 순간에 발을 빼어버리면서 무능한 인물로 퇴장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심보영 사건은 과연 어떻게 진상이 밝혀질까 싶은데, 아무래도 수오의 그림만이 단서고 건오가 갇힌 다락방을 또 비춰주는 게 거기에 그림이 숨겨져 있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다음 화에는 제발 뭐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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