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열혈사제』 2시즌 4화 리뷰입니다. 4화의 본방은 사정이 있어 사수하지 못하고 하루 지나서야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3화까지가 드라마의 도입부에 불과했다면 이번 4화는 빌런 중 하나인 김홍식이 성당을 찾아오면서 주인공인 김해일이 필연적으로 엮이게 된다는 것을 암시해 줬는데요. 여기서 드라마의 전개가 빠르다고 생각한 게 김홍식이 자신들을 쫓으며 방해해 온 신부로 위장한 인물(실제로는 신부가 맞지만 조직 입장에선 착각할 만한)이 김해일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장면이 금새 나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김해일 입장에서 성당을 찾아온 김홍식을 보면서 촉으로 위험한 인물이라는 걸 감지했을 뿐, 그가 보스라는 걸 파악한 상태는 아니며 문제의 병이 발발한 상태에서 막판에 김홍식의 부하들 - 라오스 쪽 갱단으로 추정 -에게 둘러싸여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서 엔딩이 났다는 거예요.
그동안 드라마가 김해일의 능력과 동료들의 보정으로 날고 기는 액션 씬이 가득한 가운데 개그 톤을 유지하면서 극을 이끌고 왔다면 이번 4화의 엔딩은 유래없는 듯한 주인공의 위기를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김홍식의 부하인 박대장과 그 똘마니들을 테마파크에서 맞이하는 장면은 지나치게 길고 과장된 개그씬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역으로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부분도 없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개그 씬은 충분히 차고 넘치는 것 같은데 과유불급이라고 할까요? 예고편에서 김해일 일행이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로 분장하길래 무슨 상황인가 싶었더니, 신분을 숨긴 채 불장어를 미끼로 박대장을 끌어내는 장면이었는데 정작 후반부 경찰서 습격 장면에선 분장을 지운 상태라 얼굴이 다 노출되는 바람에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거였죠.
이번 4화에선 수배령이 떨어진 마약 무명팀 형사 구자영이 김해일 일행의 멤버로 온전히 합류하게 되는데, 왜 마약수사팀이 무명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남두헌 검사와는 어떤 악연인지 설명이 나왔습니다. 또다른 빌런인 남두헌 부장 검사 같은 경우는 자신의 학벌이 낮고 특별한 빽이 없기 때문에 다른 높은 분들의 약점, 1화 클럽 사건처럼 마약을 하는 높은 집 자제들의 치부를 감싸주고 마약 조직과 은밀하게 협력하면서 고속 승진을 하고 이득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구자영 형사의 입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과거 무명팀은 정무수석의 딸이 마약중독자이며 마약을 얻기 위해 판매상들과 접촉하는 걸 알고 그걸 기회로 조직을 잡아내려고 하지만 남두헌 검사가 일방적으로 계획을 중지시키며 조직도 놓치고 동료 경찰마저 목숨을 잃게 되면서 남두헌을 불신하게 되었고 독단적으로 무명팀을 운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돼요.
그런 상황에 겨우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던 불장어마저 사고로 장기를 다쳐 사망하게 되고, 김해일 일행은 구자영 형사를 도와 조직을 잡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남두헌 때문에 내려진 수배령을 해제하기 위해 박경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좀 웃겼습니다. 박경선은 뇌물을 받고 좌천당한 검사로 위장하여 부산으로 내려오는데, 여기서 남두헌을 향해 전두광 드립을 하지 않나 구자영의 수배령을 해제하기 위해 도박에 미친 노름꾼이라고 다른 누명을 씌워 남두헌으로 하여금 오히려 구자영을 풀어줘야 도박 관련으로 공모자들을 잡을 수 있도록 믿게 만드는 게 황당했어요. 구자영 형사 입장에선 자신의 수배령이 해제된 게 엉뚱하게 도박쟁이 이미지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이걸 이용해 박대장을 비롯 조직과 접촉하는 등 바로 주인공들이 활용하는 것도 웃겼고요.
그리고 구자영이 알고보니 구대영과 친척인데 항렬상 고모라서 구대영이 조카 타령을 하다가 도리어 조카 소리를 듣는 장면도 웃기긴 했습니다. 그런데 불장어의 사진을 가지고 인질 삼아 현금을 가지고 오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건은 김홍식의 부하들이 이쪽 관련으로 기술자라서 3일 전 사진이라는 걸 분석하는 바람에 김홍식이 먼저 눈치를 채고 자기 조직원들을 보내긴 합니다만... 그런데 막 나가는 범죄조직의 보스라고 해도 경찰서 앞에서 태연하게 조직원들 구해내겠다고 경찰을 습격하는 건 도가 지나친 전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초반 불장어의 사망씬은 다치는 장면이 너무 만화처럼 코믹하게 연출되었는데 나중에 진짜 심각한 부상으로 사망하는 전개라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빌런 쪽 하수인이긴 합니다만 굳이 사망하는 내용을 저렇게 연출해야 했나 싶어서요. 구자영의 전남친도 그렇고 몇몇 단역들의 죽음이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지는 게 흠이라고 할까.
참고로 불장어의 모친은 요양원에 따로 입원해 있었고, 김해일과 채도우 사제가 같이 챙겨준 할머니는 불장어의 어머니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는데요. 왠지 이 할머니 이야기 다음 불장어가 홀어머니를 걱정하는 장면이 나와 일부러 헷갈리게 만들었나 싶더라고요. 박대장 일행이 불장어의 어머니를 이용할 거라는 걸 알고 김해일 일행이 먼저 손을 써서 연기자를 고용한 것도 생각도 못한 반전. 반면 김홍식의 마약공장에 취직하게 된 할머니 쪽은 천식이 있어 몸이 안 좋은데 애초에 범죄조직인 놈들이 노인들을 제대로 대우할 리가 없는 데다 다른 노인들도 마스크만 주고 생으로 마약 재료를 만지게 하는 등 눈살이 찌푸려질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이에 채도우가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미행을 하면서 공장이 있는 폐부두를 찾아가게 되는 등 확실하게 한 건을 하긴 합니다만 캐릭터 입장에선 왠지 모를 불길한 플래그가 생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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