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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오늘의 웹툰』 14화 리뷰 (2022. 9. 11. 작성)

by 0I사금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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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의 웹툰』 14화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이번 14화는 그동안 보아온 회차 중에서 가장 고구마 구간이긴 했지만, 동시에 몰입도도 높았던 느낌이에요. 역시 드라마는 심각한 갈등이 있어야 재미가 생긴다고 할까. 물론 오늘 그려진 갈등 구조는 무분별한 별점 테러, 진위가 확실하지 않은 폭로글만으로 마녀사냥을 시도하는 등 병폐가 많이 드러나는 회차라 보다가 열받기도 했고, 과연 이번 회차에서 해결되기나 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신대륙 작가의 개인사까지 얹어져 사방으로 악재라는 생각만 들었는데요. 다행히도 14화에서 신대륙 작가의 누명도 벗고, 어머니와의 앙금도 해결되고, 물 건너 간 줄 알았던 드라마화도 진행되는 등 여러모로 좋은 엔딩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후반부 신대륙의 어머니의 과거가 드러나는 부분은 좀 신파 구도에 그동안 트라우마로 작용한 신대륙의 과거가 알고보니 기억 왜곡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좀 허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요. (완벽하게 기억 왜곡은 아니고 아버지의 폭력과 화재 사건, 그리고 애를 보호한답시고 어머니가 쇠사슬을 채운 것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그런데 엔딩을 보니 신파 같긴 해도 이런 전개가 된 건, 신대륙 작가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성장하면서 그가 그리고 있는 만화 '피브 병기'의 주제 의식이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처럼 보이더라고요. 그동안 과거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인물이 드디어 과거와 마주하면서 자신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요.


신대륙의 어머니도 처음 예상처럼 딱히 신대륙의 성공 때문에 꿀을 빨려고 찾아온 건 아니라, 실은 알츠하이머 환자였고 맨정신을 유지할 시간이 얼마 되지 않다는 점 때문에 더 심해지기 전에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왔음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신대륙을 음해하는 폭로글이나 웹툰 캠프에서 웹망생들하고 시비 붙은 사건 등을 보면서 신대륙은 뭔가 질 나쁜 종자가 자주 꼬이는 팔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신대륙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 임동희 어시가 찾아오기도 했고, 일단 온마음 같은 사람이 곁에 있는 걸 보면 인복이 없는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되더라고요. 보면서 신대륙의 어머니로 나온 배우가 낯이 익어서 누구신가 했는데 『구해줘 2』, 『왓쳐』, 『멧돼지 사냥』 등 재밌게 본 드라마에 많이 나오신 배우더라고요.

현재 보고 있는 원작 만화 『중쇄를 찍자!』에서도 신대륙에 해당하는 나카타 하쿠 작가가 부모가 건 것으로 추정되는 의문의 전화를 받는 내용이 나오긴 하는데, 신대륙 작가 이야기가 원작하고 근접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하진 못한 상태지만요. 일단 미리 실사화된 일본 10부작 드라마에선 주인공 쿠로사와 코코로와 사회성이 미숙하고 소통 부족인 나카타 하쿠의 갈등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편이며, 나카타의 과거사는 그저 대사 정도로 언급되고 넘어간 반면 이 리메이크에서는 좀 더 해당 캐릭터의 과거사에 이야기를 할애하여 신대륙이라는 인물의 성장을 더 심도 있게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그 곁을 지키는 온마음이 얼마나 멘탈과 책임감이 강한 인물인지 보여줬고요.


그리고 이번 14화에 들통난 온마음의 동생 온누리가 그동안 편집부 속을 썩여온 유튜버 웹툰마녀라는 사실도 절묘하게 사건과 맡아 떨어지게 되는데, 온누리는 자신의 채널을 이용해 당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영상 정보를 전해달라며 호소를 하고 이 덕에 신대륙의 오명을 벗길 수 있는 단서가 제공됩니다. 처음엔 동생이 편집부에게 웬수같던 유튜버라는 사실이 그저 개그 소재일 줄 알았고, 그 사실을 들키는 장면도 영상 편집하다 화장실 간 사이 들킨 거라 코믹한 상황을 연출하려는 의도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심각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너무 절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면서 머리가 트이던 느낌이었던 게 동생이 웹툰마녀라는 설정이 저기서 저렇게 쓰일 거라고 상상도 못 했거든요. 


온누리의 동생을 보면서 캐릭터 설정은 저렇게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팍 들었달까. 또 이번 사건을 제공한 폭로글 - 신대륙이 스케치 공부한답시고 사람들 관찰하러 다니다 변태로 오인받아 두들겨맞은 사건의 왜곡글 -은 이미 합의를 끝낸 사건이었음에도, 허관영이 네온 편집부를 위태롭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글을 올리라 사주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일단 네온의 대표 역시 이번 사건을 지켜보지만 않고 법무팀을 움직여 이번 일을 수습하기도 했고 허관영이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진즉에 눈치챘다는 암시가 있어 역시 드라마의 마지막은 허관영과 편집부의 대립이 될 듯하네요. 그런데 현재 전개로 보면 원작 초반에서 다뤄진 '민들레 철도' 에피소드는 생략되는 걸까 싶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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