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 5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도 은근히 끊기 신공이 대단한지라 한편을 보면 바로 다음 편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것도 있어서 한 화씩 참으면서 보고 있는데요. 이제 5화까지 보고 드디어 마지막 화만 남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정리해야 할 이야기들이 많은데 일단 이 5화는 첸진과 중국계 갱단들이 순식간에 정리되는 회차라고 해도 무방해요. 실화에서 어느 정도 각색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드라마 상에서는 전요환 하나를 제대로 잡기 위해 수리남 내 차이나타운을 폭력으로 지배한 첸진의 세력까지 완전히 청소된 판이더라고요.
주인공인 강인구와 국정원 요원인 최창호의 계획은 전요환이 거래하는 대량의 코카인을 미국 루트로 옮겨 미국 정부까지 움직이게 만든 뒤 전요환을 잡아낼 계획인데 전요환도 그동안 암시장에서 마약을 팔아온 짬이 길어서 미국을 건들면 좋은 결과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하지만 지금 코카인 판매가 막힌 상황에서 전요환 역시 코카인을 제공한 칼리 카르텔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입장. 결국 전요환은 어떻게든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로 루트를 옮기라는 강인구와 구상만으로 위장한 최창호의 요구도 외면한 채 그동안 척진 첸진을 찾아가 그를 통해 유럽 차이나 루트를 뚫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5화 초반부터 첸진은 전요환더러 거래를 할 거라면 자기 조직을 배신한 변기태를 죽이게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는데 전요환은 나중에 자신이 유리해졌다고 한번 버린 변기태를 다시 써먹는 걸 보면 진심 얼굴에 철판 깐 놈이다 싶더라고요. 첸진과 전요환과의 거래가 성사된다면, 미국의 협조 아래 전요환을 잡는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전요환과 첸진만 더 큰 이득을 보게 되는 상황. 이번엔 본의 아니게 첸진이 주인공들의 계획을 가로막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번 5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내용은 강인구가 첸진과 전요환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이간질에 성공한 것, 그리고 강인구도 눈치 못 챈 또 다른 국정원 요원이 누구인지 밝혀졌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거래가 성사된 후, 전요환이 첸진에게 변기태가 있는 장소를 누출하여 암살 위협을 겪는 등 그의 비중이 많아졌는데 이로써 변기태의 정체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강인구가 첸진의 심리를 파고들어 비록 실패하긴 했어도 전요환을 죽이게끔 유도한 것이나, 전요환의 수족인 데이빗이 의심스럽다며 이간질을 시도한 것이 다 성공한 걸 보면 강인구는 사람의 신뢰를 얻어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심지어 전요환은 그동안 자신에게 충성했던 변기태도 넘기려고 한 놈이라 더욱. 어쩌면 강인구가 어떤 상황에서든 돈을 위해 움직인다는 컨셉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에 오히려 저런 신뢰를 얻은 건가 싶기도 했고요.
데이빗 역시 숨은 언더커버일 가능성이 있던 인물이라 까딱 잘못했으면 자기편을 해쳤을 가능성도 있는데, 데이빗은 그저 충실한 전요환의 수족이었고 국정원 요원은 변기태라는 게 밝혀져 그 촉 또한 놀랍다는 게 드러난 셈이네요. 아니면 강인구에게 지독하게 운이 따랐고 전요환의 운이 다했다던가. 이번 5화에선 여느 회차보다 더 격렬한 총격전과 살육씬이 비중을 차지하는데 전요환의 배신으로 변기태가 혼자서 첸진의 부하들과 계단에서 싸우는 장면은 잔인함도 잔인함이었지만, 긴장감도 최고였다고 여겨졌습니다. 오히려 약속 장소에 다수의 부하들과 총을 들고 저격하는 첸진과 그에 맞서는 전요환 일당의 장면보다 더 강렬했던 장면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작중에서 직접적으로 목숨 위협받는 변기태를 보자니 국정원 요원들은 목숨이 남아나지 않겠다 싶더라고요. 반전은 예상되었긴 했지만 꽤 신선한 충격이었기 때문에 변기태는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한달까. 그런데 첸진이 강탈해 간 코카인을 되찾는답시고 전요환은 아예 수리남 대통령을 부추겨 차이나타운에 군대를 보내 갱단 소탕 작전을 펼치게 하는데, 이때 강인구는 첸진을 도와주겠다고 전화를 걸며 그가 숨은 장소를 알아냅니다. 첸진은 강인구를 믿고 나왔다가 이번엔 강인구와 동행한 변기태에게 저격을 당하는데 첸진 이놈도 매우 악랄하고 잔인한 놈이긴 하지만, 의외로 사람을 쉽게 믿는다는 데서 갱단 보스치곤 순진한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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