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재 공화국』이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비판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독일의 교육제도를 비판하는 책이더군요. 하지만 책 속에서 비판하는 교육제도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여 놀랄 정도였습니다. 흔히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독일의 교육제도가 실상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은 잡다한 일로 시간을 뺏기는 교사들과 사립학교에 비하면 현저하게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립학교의 현실, 교사들의 질적인 저하, 아이의 재능에 관심이 없거나 그럴 여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재능을 키우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부모 내지 아이의 재능과는 전혀 다른 진로를 강요하며 사교육(특히 독일 내에서도 영어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설명)에 손대는 부모, 학교 교육에 흥미를 잃고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아이들과 재능이 있음에도 탈선하여 큰 사고나 범죄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모습이 언급됩니다.
제가 주워듣기로는 우리나라의 교육방침은 일본의 그것을 많이 이식받았다고 하는데 일본은 옛적에 독일의 방식을 많이 따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므로, 독일의 안 좋은 선례를 일본이 따라갔고 또 일본의 안 좋은 방식을 우리나라가 도입했다고 추측이 들기도 했는데요. 책에서는 현재 독일의 교육제도의 허점, 말하자면 교사들의 질적 저하와 교사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허술한 정책과 제도는 물론이요 상담시설의 전무로 인해 아이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줄 만한 사람이 없는 학교의 모습과 가정폭력,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현실, 사교육에 신경 쓰는 부모들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그보다 더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삶에 관심이 없으며 혹은 아이의 재능을 신경 쓸만한 여력이 있는 집안이 아니라는 점과 그를 방치하게 되는 사회적 환경 등등을 꼬집고 있습니다.
예전에 읽고 리뷰를 한 적 있던 책 『아웃라이어』에서 아이들에게 줄세우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점이 있는데 아직 성장기의 어린아이들은 꼭 반드시 같이 성장하란 법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는 너무 일찍 아이들에게 낙인을 찍고 있고 그 낙인효과는 오래 지속되는 편이며 아이들 스스로도 학교에 적응을 못하여 결과적으로 자기 재능을 갉아먹게 된다고 하는데요. 아이의 재능이 꽃피우려면 일단 재능을 발견하고 이끌어줄 만한 인물이 필요한데 책은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교사임에도 현재의 교사들에게 사명감이 부족한 점 또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왠지 생각나는 것이 EBS 다큐 프라임에서 한번 교육과 관련하여 다루었던 테마인 『칭찬의 역효과』라는 방송이었는데, 거기서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경쟁을 유도하고 결과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어른들의 양육방식을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결과주의는 현재 우리사회에 만연한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개개인의 인생을 갉아먹고 있는지는 굳이 두번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 『영재 공화국』은 단순히 아이들의 인생을 짓밟는 현 학교의 현실이 단지 교사들만의 문제라고 하지 않더라고요.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진 데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아이의 양육에 무지한 부모들의 책임도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개혁하기 위해선 한 사람 혹은 한 특정 집단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책은 언급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지금의 교육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며 책의 내용을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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