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읽은 신화 관련 서적입니다. 최근 다니던 도서관에서 신화나 구전설화를 관련으로 한 내용의 재미난 서적들이 많이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책 『한 권으로 읽는 세계의 신화』는 번역서이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제가 잘 알고 있는 혹은 잘 몰랐던 신화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하게 전해지는 신화의 내용을 전하는 것만이 아닌 여러 가지 주제로 신화를 분류하여 각 나라와 민족의 신화적 특성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흔히 세계신화 하면서 '그리스 신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지도 않는 책이고요.
저자인 크리스타 페펠만은 독일 출신으로 정말 세계각국의 신화를 이 책에 실었는데 흔히 알려진 그리스신화와 북유럽 신화 말고도 켈트신화, 중남미신화, 북미 인디언들의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아프리카 신화, 폴리네시아쪽 신화, 그리고 동양 쪽 신화로는 인도와 중국의 신화를 많이 다루었더군요. 그 외에도 영웅담인 길가메시 서사시나 헤라클레스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등장합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인지도의 차이 때문인지 일본의 신화는 한번 언급되지만 우리나라의 신화는 어떤 테마에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나름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책은 신화를 일종의 사회규범 체제를 확립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듯한데, 신화가 생성되던 초기 세상의 근원을 설명하는 창세신화에서 시작하여 날씨, 농사, 불, 죽음 등 인간들의 생사에 관여하는 절대적인 질서를 해명하는 신화에서부터 신화 속 신들과 영웅들의 면면을 통해 사람들이 신화에 어떤 의미를 담았고, 어떤 영웅상을 추구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아무래도 책의 설명에 따르면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리스신화에서 그려지듯이 고대에 여성이 낮은 대우를 받은 사회가 바로 그리스 사회라고 하는데 그리스신화는 로마신화로 넘어가면서 좀 더 정치적인 상징을 품기 시작했고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과 로마시대의 사람들이 추구했던 영웅상도 각기 달랐다고 합니다.
의외로 헤라클레스는 남의 여자 약탈하지도 않고 자기의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 미덕의 영웅이라고 보는 듯하더군요. 그래도 책의 약간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아무래도 번역서다 보니 그런 건지 오자가 조금 보인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외국의 이름들이 대거 쏟아지는 데다 같은 인물의 이름이 하나만이라도 달라지면 다른 인물인지 오해하는 경우도 생기겠더라고요. 이런 점을 뺀다면 신화의 여러 모습을 알 수 있어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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