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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라이프 온 마스』 13화-16화(최종화) 리뷰 (2019. 5. 30. 작성)

by 0I사금 2024.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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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지난 12화까지 봤을 때에는, 12화에서 살인범 김현석을 쫓던 한태주가 강에 빠져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이걸 계기로 한태주가 현실로 돌아오려나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는 달리 13화에선 88년도의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김현석의 연쇄 살인 사건이 끝나나 싶더니 이번엔 강력 3반의 멤버들이 김과장의 농락으로 각각 다른 곳으로 전출되고 강동철 계장이 김과장에게 따지러 술에 취한 상태로 그의 집을 찾아갔다가 김과장의 시체를 발견하여 용의자 누명을 쓰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죽은 김과장 대신 안민식 과장이란 인물이 새로 부임을 하는데, (88년도의 세상에서는) 안민식 과장이 이번 사건의 진범으로 강동철 계장에게 누명을 씌우고 한태주의 정체가 감찰국에서 파견 나온 요원이라는 것을 밝히며 지속적으로 한태주에게 연락을 해 온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즉, 『라이프 온 마스』 마지막 사건의 최종 보스였던 셈. 하지만 원래 2018년도의 현실에서 안민식은 한태주의 뇌 수술을 집도한 의사라는 게 진실이에요.
 
그가 마지막 사건에서 악당으로 등장한 원인에는 이미 88년도를 배경으로 한 무의식의 세계에 애착을 느낀 한태주에게 있어 그를 애착이 있던 세계와 분리시키고 현실로 끌어들이는데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의사인 안민식이기 때문에 그것을 거부하던 한태주의 무의식이 그를 악당으로 설정한 거라고 해석할 수 있겠더군요.

강력 3반의 멤버들이 (88년도의 세계에서 악당인) 안민식 과장과 유착한 조폭들의 습격을 받는 위기에서 2018년도 현실의 한태주는 수술이 성공하여 눈을 뜨는데, 『라이프 온 마스』의 해석을 찾아보면 이 2018년도에서 눈을 뜬 것 또한 코마 상태가 만들어낸 또 다른 무의식, 몽중몽 세계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5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상당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모습과 그럼에도 그곳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태주의 모습을 보아 2018년도의 현실이 또 다른 무의식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더군요.

한태주가 중간에 손에 상처가 나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무의식 세계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상처는 났지만 그가 현실을 현실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감각 이상을 느낀 것이라고 해석되더라고요.

처음 『라이프 온 마스』의 스포일러를 접하고 주인공이 현실이 아닌 88년도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무의식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기에 드라마를 막 보기 시작했을 때 예상은 이 장면이 가장 마지막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한태주는 88년도의 세상, 강력 3반의 멤버들이 습격을 받은 그 시기로 무사히 돌아갔고 지원군과 함께 무사히 멤버들을 구해냅니다. 그리고 안민식 과장의 죄를 밝혀 그를 이송시키고, 후에 떨어진 전출 명령을 무시한 채 인성시 강력 3반 멤버들 곁에 남는 선택을 합니다. 

그렇게 강력 3반 멤버들에게도 한태주에게도 행복한 결말을 이루게 되지만 따지고 보면 상당히 먹먹하게 슬픈 해피엔딩이라고 할까요. 분명 주인공에게는 행복하지만 2018년도 현실에서 한태주를 기다렸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냥 해피엔딩이라 해석하기도 미묘한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 15화에서 현실의 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으로도 충분히 완성된 결말이라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된다면 진짜 옛날 소설처럼 모든 이야기가 한바탕 꿈이라는 허무한 결말이 될 수 있고, 다른 보통의 작품들이라면 그래도 현실에서 발을 디디고 살아야 한다는 흔한 의지 찬가가 될 수도 있는 작품을 16화에서 주인공이 남다른 선택을 하면서 참신하고 여운이 남은 작품이 된 것 또한 사실이라... 그야말로 먹먹한 해피엔딩이란 단어로밖에 묘사할 수 없는 독특한 결말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결말을 선택한 드라마를 다시 보기도 힘들 거 같네요.
 
참고로 에필로그는 시즌2 떡밥이 아니라 한태주가 88년도 세계를 선택한 결과물을 보여준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이상 외부 세계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아닌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전화로 접하게 되면서 그 세계와 완전하게 융화되었다는 증거라고 할까요. 은근 이런 유의 작품을 보면 지금 내가 사는 세계는 꿈 아닌가 하는 뻘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듯. 물론 현실은 꿈이 만든 세계치곤 보잘것없어서 지금이 꿈이라면 진짜 현실은 더 시궁창이겠거나 꿈이 만든 세상도 참 별 거 없단 생각에 도로 현실 자각하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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