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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녹두꽃』 1화-8화 리뷰 (2019. 5. 5. 작성)

by 0I사금 202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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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녹두꽃』 리뷰입니다. 드라마 방영 당시 방송사에서 한 회차를 둘로 나누어 회차를 매긴 덕에 실제 본 분량은 4화에 가까움에도 회차는 8화가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현재 검색을 해보면 방송사에서는 드라마를 24부작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리뷰는 본방 당시 작성한 거라 회차는 그때의 기준을 따를 예정입니다. 방영 당시 본방과 재방송을 둘 다 사수하고 쓰게 된 리뷰로 처음 드라마를 보았을 때는 주인공 백이강의 심적인 변화가 처음 드라마를 봤을 때 묘사가 불충분하다고 느꼈으나 재방송을 다시 보니 이강이 자신이 한 짓에 대해 서서히 죄책감을 느끼는 묘사가 많이 나와있었던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5화와 6화는 거의 백이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에피이기도 했는데 7화와 8화에서 백이강의 심적인 면보다 외적인 일이 더 급박하게 몰아치느라 좀 잊어버렸단 모양.

​드라마에서 백이강이 그간 겪은 일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데 백이강은 얼자 출신이지만 백가 집안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거시기라는 이름을 쓰며 아버지 대신 욕받이+패악질을 해온 인물로 민란이 터지고 아버지 백가는 죽을 위기에 자신은 해놓은 짓 때문에 사람들한테 몰매를 맞고 끌려가서 교수형을 당할 뻔하다 다행히 오른손에 칼이 박히는 정도로 끝나는데요. 하지만 싸움꾼에게 치명적이게도 오른손은 못쓰게 됩니다. 이때 백이강은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증오 받는지 확인한 뒤, 장두(전봉준)한테 거시기는 죽었으니 백이강이란 이름으로 살라는 충고를 받고 목숨을 부지, 아끼는 동생 백이현에게 아버지와 같은 이방은 되지 말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이건 말하자면 아버지인 백가가 어떤 인간인지 자식들은 잘 알고 있단 이야기예요.

 

백이강이 나름 양심에 찔려 아버지에게 이방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자 아버지란 양반은 아들을 협박하겠다고 백이강의 모친인 유월에게 동학교도로 누명을 씌우게 됩니다. 이에 백이강은 모친과 도망치려다 살인마 누명을 쓰게 되는 전개로 흐르게 되는데요. 드라마 내에서 백이강의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백이강이 전봉준을 원망할 때 모친인 유월이 뺨을 때리면서 한 대사였던 게 이 장면 회상이 유달리 많이 나온 느낌이거든요. 근데 유월은 배우 보정 때문인지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게 되더라고요.

 

또 백이현과 전봉준의 대면에서 전봉준이 하는 말들이 뼈가 때리는 수준이던데 백이현은 죽창은 야만이며 문명이야말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봉준은 진짜 야만은 당시 문명국을 자처하던 열강이었다고 핵심을 찌르더군요. 다음 화 예고편에서 동학군에 가담하는 백이강이 정말 자신의 과거를 뉘우쳐서 속죄하려는 뜻인지 아니면 살인 누명을 써서 갈 데가 없고, 그저 동학이 새 세상 만든다는 이야기에 현혹되어 아직 딱히 신념이라 할 것 없이 일단 몸만 맡기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 설정이 변화하는 인물이니까 이 부분은  앞으로 묘사가 될 듯.

 

예고편에서 전봉준의 대사나 무덤(철두랑 철두에게 살해당한 고발자 무덤으로 추측) 만들어주는 장면을 보면 백이강이 좀 더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겠지요? 그리고 의외인 건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7화-8화에서 많이 나왔음. 백이강→송자인보다 송자인→백이강 쪽이 더 많이 나왔습니다. 보면서 약간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여기서 자인이 이강이 정신 차리기 이전 시절부터 약간 연민을 가졌다는 묘사가 좀 나왔었던 모양. 기왕 러브라인 나오는 거 주인공의 사랑은 일방이 아니라 쌍방인 게 낫지요. 안 그래도 상황이 힘든데 일방적인 사랑까지 한다면 보는 사람 속 터질 테니...

​보면서 뜻밖이라고 생각한 건 황진사 통수였는데 충격적이긴 했는데 당시 시대상이나 황진사가 겪은 일을 생각한다면 실은 이해도 못 할 바는 아니에요. 내가 황진사 입장이라고 해도 암만 백이현이 괜찮은 인물이라도 백가 집안에 가족 보내기는 싫겠다 싶었습니다. 아들들은 괜찮은데 그 아버지가 문제라고 해야 하나요. 드라마 『터널』에서 전성식 팀장이 여기선 이방 홍가로 나오는데 인간미 있던 전성식에 비하면 홍가는 자기 이득에 따라 여기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졸렬한 인간인지라 분명 상황은 심각한데도 그 갭에 웃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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