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는 초반부터 버들이 일본놈들한테 고문당하는 장면이 나와서 분노가 일어나더라고요. 역시 일본놈들 음습한 게 겉으론 문명인인 척 하면서 하는 짓은 악질적이라는 생각이. 그런데 버들이를 구해야 할 판에 왕실 명령부터 들으라고 백이강을 막아서는 이규태 일행에 답답함이 몰려왔는데 이때 이규태에게 백이강이 사이다 발언을 날려주더군요. 자신한테 나라는 왕실이 아니라 조선을 구하려 하는 백성들이라고 말하는 이강의 대사는 이번 화 명대사였습니다. 역시 어제 궁궐을 등진 연출의 의도가 맞았다고 할까.
어쩌면 이규태는 백이강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포지션이려나요? 이건 어떤 의미에서 백이현이 갔어야 할 방향이기도 했고요. 이규태는 훈훈한 이미지에 등장할 때마다 호감이라 좋은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여러 소동 와중에 최행수의 의리있는 모습이 매우 멋있었습니다. 반면 백이현은 이제 돌이킬 수 없겠다 싶은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백이현의 앞날에 관해선 그냥 말을 말아야지 싶은 수준.
도무지 백이현은 그 앞날이 어떻게 어디로 갈지 파악이 안되더군요. 친일 루트는 진심 아니길 바랐는데 진짜 충격이고 실망스럽다고 할까요? 근데 백이현을 끌어들이는 다케다의 말이 웃긴게 시대상을 살펴봐도 계급이나 혈통을 따지는 건 일본이 심할 텐데요? 또 보면서 진심 바란 건 제발 백이강과 송자인인 헤어지더라도 오해는 풀고 헤어지라는 바람이었어요. 와중에 고부에서 사건 현장 검증하는 장면은 심각한데 얼마 안되는 개그씬이었습니다. 박원명 사또는 진심 정감가는 캐릭터예요.
이번 회차에서 신분이 차별을 낳고 차별이 분노를 낳고 분노가 피를 낳는다는 녹두장군 대사도 이번 화의 명대사였다는 생각.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면 황진사 같은 꼬라지가 된다도 명대사. 그런데 보면서 의아했던 건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이길 거라고 대다수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그러기를 바라서 애써 정신승리하는 건지 원 알 수가 없었다는 거. 드라마 상에서 최행수는 작중에서 가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듯 했습니다. 정 많고 의리도 있고 유능하고 작중에서 인성과 능력이 가장 대단한 사람 같네요.
그리고 청일전쟁 이후 전개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라 아쉬웠습니다. 한양도 한양인데 고부 쪽 동학군도 분열 조짐이 보이고요. 그래도 동록개 다시 돌아와서 반가웠는데 부인이 사망한 사연이 너무 비극적이었습니다. 또 백가네 이야기는 잊었다 싶으면 나오는 게 여기선 그냥 유월이 대인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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