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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녹두꽃』 35화-36화 리뷰 (2019. 6. 22. 작성)

by 0I사금 2024.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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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녹두꽃』 35화-36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한 화마다 명대사가 튀어나오는데 오늘 송자인이 하는 대사가 뼈를 때리는 수준이었습니다. 문명을 자처하는 일본의 야만스러운 행적과 그걸 막지 못한 왕실의 무능 그리고 그것보다 끔찍한 변절자의 모습이라는 말은 드라마의 주제와도 닿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명대사와 별개로 여기저기서 등장인물들 사망 플래그가 보이는 듯. 하긴 주인공의 운명부터가 위태로운 드라마니 어쩔 수 없는 전개긴 하지만요. 드라마에서 일본 관련만 나오면 분위기가 싸해지고 내용이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백이현의 앞날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게 솔직히 천출인 형보다 그나마 나았던 처지에서 그 뿌리깊은 신분 콤플렉스도 이해하기 힘든 면도 있었고요.


우금치 전투의 끝이 비극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일본군을 때려잡는 장면은 조금이라도 나왔으면 해요. 의병들이 싸울 땐 가끔 활극 느낌이 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 회차에서도 백가가 백가다운 짓을 하더군요. 저건 아비가 아니라 웬수라고 해도 좋은 정도인데 제발 백이강과 유월 모자가 제발 탈백가하길 바라게 됩니다. 그와중에 백가 부인은 점차 츤데레가 되어 가고 있더라고요. 어쩌면 저 집안에선 그냥 백가만 문제였을지도... 와중에 억쇠는 착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거시기 시절 백이강이랑 행패 부렸던 건 본성이 아니라 진짜 주변 분위기에 휩쓸린 거였나 봅니다. 딱 평범한 사람의 착함을 보여주는 인물 같았다는 생각.


그리고 이번 회차에서 황진사가 떠받드는 선비의 법도가 결국 그의 유일한 혈육인 명심 아씨의 목숨을 죄고 말았습니다. 여자가 험한 일 당하면 자결하라는 건 병자호란 때 환향녀들한테 강요했던 건데 이런 악습을 뭔 법도라고 떠받들고 자빠졌는지 보면서 분노가 일더군요. 결국 명심 아씨를 구해준 건 백이강이었고 황진사한테 나름 팩폭하고 조금씩 변화를 준 것도 백이강이라는 미묘했고요. 황진사에게 준 영향도 동생과 대비적인데 백이강 입장에선 황진사가 곱지 않은 인물이나 끝까지 관용을 베푸는 처지라 그런지.


보면서 드라마 내에서 백이강과 유월 모자 캐스팅 진심 찰떡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배우가 둘 다 동글동글 순한 이미지가 닮아서 모자 케미가 살아나는게 있어요. 부녀 케미는 송자인 부녀가 담당한다면, 부자 케미는 친부자가 아닌 녹두장군이랑 백이강한테서 보이는 게 특징. 반면 홍가는 어떤 역할을 위해 계속 나오고 또 이현과 얽히는 걸까요? 홍가의 존재도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일본군인 죽일 듯 줘패는 걸 보면 이놈도 만만한 놈은 아니라는 생각이 진심 들더라고요. 한편 의병에 합류한 송자인과 그것을 알게 된 백이강 사이의 오해가 풀리려는 와중에 백이현 등장은 진심 보는 사람이 얼어붙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련한 엔딩을 기대하다가 시청자들의 통수를 치면서 36화가 끝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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