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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 및 기타

『고양이는 왜 고양이일까?』 리뷰 (2022. 8. 28. 작성)

by 0I사금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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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넷플릭스에서 본 오리지널 드라마는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큐는 좀 참신한 게 없으려나 하는 생각에 목록을 살펴봤더니 이런 제목의 다큐가 보였습니다. 『고양이는 왜 고양이일까?』는 제목도 특이했지만 내용보다는 고양이가 많이 나오니 구경이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재생을 눌렀습니다. 이 다큐 중간에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고양이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 이유가 고양이 영상이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는 구절도 있었는데요. 실제로 다양한 고양이 영상이 나와서 그런 녀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다큐는 고양이가 언제부터 사람들과 살게 되었는지 그 역사부터, 고양이의 동물적인 습성, 고양이의 행동 심리, 고양이와 주인이 애착 관계를 어떻게 쌓는지 제법 심도 있게 관찰한 다큐이기도 했습니다. 흔히 알려지기를 고양이는 개보다 나중에야 인간들의 삶에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고, 보통 그 시기를 고대 이집트 때부터로 보고 있지만 최근 결과에서는 그보다 전인, 인간이 농경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고양이와 공존했을 거라는 설이 나오더라고요.

고양이에게 야생동물의 습성이 많이 남아있는 건 사실이지만, 인간과 공존하게 된 역사도 짧지는 않은 편. 개와 비교하면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고 고양이는 이에 적합한 짐승이기 때문에 인간이 고양이를 일찍 집안에 들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발굴된 유적 중에서도 인간과 고양이가 같이 묻혀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요. 그런고로 고양이와 인간이 같이 생활한 역사는 길다는 것. 다큐를 보고 나면 고대 시절까지는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하는 역사가 나쁘지 않았다고 여겨져요.

그런데 중세 시대로 들어가면 고양이의 존재가 격하되는 과정을 알 수 있었는데 중세 시대의 지나칠 정도로 남성 중심적이었던 문화가 고양이의 생존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흔히 마녀라고 불리는 여자들은 쥐를 잡거나 아니면 애완 용도로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들이었고, 개인위생에 철저했던 지혜로운 여성들이었는데 이런 여성들을 마녀로 공격하면서 그녀들이 키우는 고양이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는 언급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중세 시대 고양이 배척의 결과는 흑사병이라는 유례없는 재앙으로 돌아왔고요.

또한 고양이의 행동 심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는데 귀의 움직임, 눈의 움직임, 꼬리의 움직임을 통해 고양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영상 속에 나오는 고양이들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얘는 지금 이렇구나, 쟤는 저렇구나 대강 판단이 가능했다고 할까. 고양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인터뷰를 포함하여 고양이와 주인의 애착 형성은 어떻게 하는지, 훈련을 어떻게 시키는지 초보 집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조언도 간간이 들어있었는데 비록 고양이를 키울 예정은 없지만 흥미로운 다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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