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5화 리뷰입니다. 전편 4화의 내용은 연화 법원 위탁시설인 '푸름 청소년 보호 센터'에서 벌어진 일을 심은석과 차태주가 조사하면서 그 실상이 드러나는 데서 끝났습니다. 센터장의 딸인 김아름은 엄마인 오선자가 센터에만 몰두하여 결국 자신들의 가정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센터의 아이들을 내쫓고, 5화에서는 어른들이 이 사라진 아이들의 행방을 쫓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청소년 보호 센터 이야기는 다른 사건보다 잔인한 측면은 적지만 - 아예 없는 건 아니고, 탈주한 아이들이 모텔에서 조건 만남을 하다가 남자에게 두들겨 맞는 장면 같은 게 나오긴 합니다 -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을 제대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오선자의 딸 김아름에게 속상한 일이 많았고, 센터로 들어온 여자애들이 무리 지어 다른 아이를 입원할 정도로 폭행하고 센터장에게 반항하는 등 사고를 자꾸 쳤기 때문에 그 애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김아름의 심정을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 센터 일 때문에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는 결국 충격으로 쓰러졌는데도 다른 아이들은 오히려 패드립을 날리며 자기들끼리 낄낄대는 장면에서 보는 내가 욕이 좀 나왔을 정도. 하지만 후반부 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 소년범으로 법원까지 오고 그들의 신상기록을 심은석이 살펴보았을 때 나온 정보를 본다면 하나같이 제대로 된 부모가 없다는 게 드러나거나, 부모에게 학대 심지어 계부에게 성범죄를 당했다는 기록까지 나와 보는 사람이 참담해졌을 정도였다고 할까요.
아이들 중 가장 악랄했던 최영나마저도 이런 폭력의 희생자였는데 아무래도 5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 최영나가 엄마와 재회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요. 최영나는 엄마가 아프다는 말에 친모를 만나러 갔다가 실은 엄마가 다른 남자와 살기 위해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덤벼들다 오히려 엄마의 애인에게 두들겨맞는 결과만 초래하게 되는데, 작중 센터에서 탈출한 아이들은 죄다 중학생이고 이런 어린애들이 사회에 내처졌을 때 당할 일을 생각한다면 참담한 수준을 넘어서 무서워지기까지 하니까요. 초반 심은석이 아이들을 쫓아낸 김아름을 꾸짖을 때 쫓겨난 아이들은 성매매를 시도하게 되니까 문제가 된다고 외치던데, 현실에선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도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모텔에서 남자한테 폭행당한 것 이상의 일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들은 그들을 찾으려고 발로 뛰던 심은석 일행과 경찰들의 활약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다만 그동안 저지른 짓 - 폭행과 성매매 시도 - 때문에 재판에 서는 건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평소 심은석은 냉정한 면모를 유지하는 편이며, 탈주한 아이들이 다시 법정에 섰을 때도 엄격하게 판결을 내립니다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이렇게 된 뒤에는 보호자들의 무책임함이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상기시킵니다. 솔직히 최영나의 엄마나 그 애인 같은 작자는 아동학대로 재판에 세워야 하는 수준이기도 한데 이 인간들 처분은 좀 가볍게 넘어간 것 같아서 좀 속이 쓰리다고 할까. 그나마 이 5화에서 힐링이 될 요소가 있다고 센터장인 오선자와 딸 김아름은 그동안의 묵은 감정과 섭섭함을 떨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는 점이에요. 그래도 아름은 엄마가 곁에 있으니 잘 버티겠다 싶은 느낌.
이 푸름 청소년 센터 사건이 마무리된 후 그다음 등장하는 사건은 명문고의 시험지 유출 사건입니다. 생각보다 드라마에서 다양한 소년범죄를 그리는 것 같아서 신선했는데, 하필 이 사건에 휘말린 인물이 강원중 부장 판사의 아들 신우라는 점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감이 잡히지 않아요. 그나저나 강원중은 진짜로 정계에 진출하려고 맘먹은 걸까요? 그리고 이번 5화에서 탈출한 애들을 잡으려고 협력한 경찰 중에 1화 초등학생 납치 사건과 3화 서유리 사건에서 도움을 준 고강식 형사가 다시 모습을 보여줘서 반가움이 일더라고요. 왜인지 조력자로 꾸준하게 얼굴을 보여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또 전편에도 등장했지만 리뷰에는 언급하지 못한 심은석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다시 등장했는데 다름 아니라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박민국 역 배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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