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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소년심판』 3화 리뷰 (2022. 3. 8. 작성)

by 0I사금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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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3화 감상문입니다. 이 드라마는 갈수록 내용이 흥미진진해지는 게 한 번에 나머지 회차를 달리고 싶은 걸 꾹 참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한꺼번에 다 보면 리뷰 쓰는 것도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핸드폰 배터리 문제도 있는지라... 드라마 『소년심판』은 판사들이 담당하는 사건들만이 아니라 주인공들 - 심은석 판사와 차태주 판사-에게도 숨겨진 서사가 있어 과연 무슨 일이 있어 지금 그들의 행동이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궁금증을 일게도 합니다. 하도 궁금한 나머지 어제 드라마 관련으로 마구 검색을 하다가 스포일러를 보게 되어 심은석 판사의 서사는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렸는데, 나머지 인물들의 이야기는 미처 찾아보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3화에서 법원까지 얻어맞은 몸을 이끌고 찾아온 소년범 서유리 - 1화에서 차태주 판사가 챙겨준 아이들 중 하나 - 사건을 통해 차태주 판사의 과거가 약간씩 풀리게 됩니다. 중간 법원 내에서 알던 사람을 만나자 꺼리는 기색을 보이는 걸 보고 혹시 학폭에 시달렸던 걸까 싶었지만, 이번 사건이 가정폭력 사건인데다 어머니에게 매우 극진하다는 것, 부산 소년원에 줄곧 기부를 했으면서도 그것이 밝혀지자 숨기려는 태도, 서유리 사건에 냉정하게 다가가는 심은석 판사의 태도에 평소와 달리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학폭이 아니라 가정폭력에 시달려 그로 인해 소년원으로 송치된 적이 있던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차태주 판사의 과거 회상 장면이나 서유리의 재판 때 이성을 잃은 걸 본다면 거의 확실.

아무래도 차태주 판사는 과거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상대로 폭행 내지 살인미수에 준하는 행위를 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살인까지는 아닐 것 같고) 부산 소년원은 차태주 판사가 송치된 소년원으로 추정되고요. 그래서 차태주 판사는 소년범 때문에 피해를 입어 소년범들을 극혐하게 된 심은석과 달리 자신처럼 소년범들이 갱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소년범들에게 온정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 것으로 추측이 되더라고요. 전편 2화에서 법원의 문을 두드린 서유리를 발견한 건 밤늦게까지 서류를 살피던 심은석이었고, 심은석은 쓰러진 서유리를 병원으로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서유리가 폭행당한 정황을 알게 된 심은석은 서유리가 누구에게 폭행을 당한 건지 알아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서유리도 폭행 사실을 숨기고, 서유리의 가족인 할머니조차 폭행당한 게 아니라 손녀가 넘어졌다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바람에 오히려 심은석의 의심을 돋우게 되지요. 이 정도 되면 알겠지만 서유리에게 폭력을 행사한 장본인은 바로 서유리의 아버지였고요. 중간 판사 세미나 장면에서 풍자되듯이 가정폭력은 신고가 여의치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어렵다는 사실이 이 서유리 에피소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달까요. 심지어 서유리의 할머니의 증언을 보자면 서유리의 아버지조차 그 아버지(서유리의 할아버지)에게 학대에 시달렸다는 언급이 나와 가정폭력은 대물림되기 쉽다는 점을 드라마가 반영하기도 합니다. 서유리가 가출팸으로 돌아가려다 폭행당하고 돈을 뺏기는 현실에서 가정폭력 피해자인 아이들이 의지할 데 없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다만, 서유리는 우범소년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었고, 그동안 신고를 못한 건 할머니가 사정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처음엔 이 할머니가 얻어맞는 손녀보다 아들을 챙기는 게 화가 났지만, 그녀도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며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그랬다는 사실이 보여 이런 사건은 참으로 다가가기 복잡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더라고요. 그래도 결국 할머니는 손녀의 재판, 우범소년 관련 재판이 아니라 아동학대로 그 아버지를 법정에 세운 재판에서 서유리가 녹음해 놓은 녹음기를 증거물로 경찰에게 넘기며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서유리의 아버지가 짜고 쳤다며 난동을 부리고 차태주 판사가 이성을 잃을 뻔합니다만... 제발 이번 에피소드는 피해자들의 상황이 개선되는 걸 보여주면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3화까지 보면서 알게 된 건데, 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 중 OCN 드라마에서 본 배우들이 자주 출연하는 것 같더라고요. 드라마 분위기도 OCN 장르물이 연상되기는 합니다만... 심은석을 도와 서유리 아버지를 학대범으로 고발하고 1화에서 초등학생 납치 살인범인 백성우를 잡은 고강식 형사는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키위 쌍둥이를 맡은 배우. 한번만 나오고 마는 게 아니라 이번 3화에서 중요한 역할로 다시 등장하더라고요. 서유리의 아버지는 역시 같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고시원 첫 번째 희생자인 안희중을, 서유리의 할머니는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이 할머니를 맡은 배우시더라고요. 그리고 중간 강원중 판사와 만나 식사를 한 국회의원은 『비밀의 숲』 1시즌에서 이창준 역이더라고요. (비밀의 숲은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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