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7화 감상문입니다. 십부작인 이 드라마도 7화까지 봤으니 이제 결말이 얼마 안 남은 셈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불안 반 기대 반으로 계속 보게 된다고 할까요? 어차피 남은 회차도 얼마 안 되니 한꺼번에 달리고 싶은 건 리뷰를 쓰기 위해 참는 중... 이번 7화에서 명문 고등학교인 문광고에서 벌어진 시험지 유출 사건이 드디어 마무리되는데요. 다른 폭력 사건에 비하면 가벼울 거라고 예상한 이 시험지(+답안지) 유출 사건은 생각보다 여파가 심하다는 게 드러납니다. 역시 어른들의 욕심과 부패가 아이들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더라고요. 진심 『스카이캐슬』의 법정판이라고 해야 할까. 가장 피를 보는 건 시험지 유출로 학교를 그만두는 애들이 아닌, 유출과 관련 없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라는 것도 답답.
중반 이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법원 실무관인 서범의 알기 쉬운 설명이 나오는데 애꿎은 웨하스 과자까지 부수면서 서범은 이 사건에 개인적인 분노까지 표출합니다. 일단 시험지 유출 건으로 기소된 아이들은 집안에 재력이 있는 아이들이며, 퇴학이 아닌 자퇴를 선택할 경우 그동안 학교에서 쌓은 점수는 그대로 유지되며 어차피 학교를 그만두어도 집안에서 서포트가 가능하므로 대학 진학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는 게 드러나요. 하지만 시험지 유출이랑 관련 없는 재학생들은 기존 시험에 부정이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재시험을 봐야 하며, 자퇴한 학생들 때문에 학생들 숫자가 줄어들어 상대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언급까지 나오는데, 특히 이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성적은 좋지만 집안 사정은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라고요.
서범이 직원들이랑 간식을 먹다가 그걸 부수면서 분노하는 이유가 나름 납득이 되었다고 할까. 잘못은 딴 녀석들이 했는데 그 불똥은 엉뚱하게 사정이 불리한, 그러나 잘못은 없는 애들에게 튄 상황이라 진심 이 시험지 유출 사건은 사회의 불합리함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기소된 가해자들이나 그 부모들이 반성하는 기미가 있던 것도 아니며, 자신들의 행적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으니... 공정이나 형평성은 개나 준 상황.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고 담당했던 심은석 판사까지 이 점을 잘 알고 강원중을 설득하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7화 초반부터 강원중이 심은석과 계속 대립각을 세우고, 재판을 졸속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강원중에게 반발하여 휴정을 하는 등 법원 내에 폭탄이 터질 것 같은 불안이 지속됩니다.
처음엔 강원중이 결국 심은석과 맞서면서 빌런이 되어 퇴장을 하게 될까, 그렇다면 캐릭터의 행보가 너무 실망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봤는데요. 하지만 의식을 되찾은 강원중의 아들 강신우가 결국 자백을 하며, 강원중이 무리하게 정계에 진출하려고 했던 목적 - 기존 소년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5년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반전을 안겨줍니다. 강원중은 인정받으려고 하는 개인의 욕망 때문에 정계 진출을 꿈꾼 게 아니요, 그동안 소년 법원에서 일하면서 소년범들을 강하게 처벌하는 것만이 해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남모르게 준비를 해왔다는 게 드러나요. 결국 강원중은 소년법을 개선하려고 하면서 다른 소년들을 희생해선 안된다는 심은석의 설득에 징계를 받고 판사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법원을 떠나면서 차태주는 자신이 찾던 판사님이 강원중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면서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강원중은 그동안 많이 부딪히긴 했지만 심은석에겐 다른 감정이 없었다는 편지를 남기며 깔끔하게 퇴장합니다. 강원중 판사는 이렇게 7화로 퇴장일 듯 싶은데, 처음 보인 이미지와 다른 일면을 조금씩 보여주며 결국 마지막에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캐릭터가 된 것 같네요. 그런데 강원중의 성숙한 퇴장과 문광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었다 싶기도 전에 미성년자들이 무면허로 렌트카를 몰다가 사망자를 낸 사건이 터지지 않나, 심지어 이 사건의 가해자가 차태주가 처음 챙겨주던 소년범(곽도석)이고, 강원중의 후임으로 온 판사 나근희는 심은석과 악연이 있었다는 암시, 그리고 제대로 대립각을 세울 이미지라 괜히 긴장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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