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도 드디어 9화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보게 되자, 좀 조급함이 생긴 탓인지 이번엔 9화와 10화를 연달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리뷰를 쓰면 분량이 길어질 것 같아서 회차는 나누어 쓰게 되었지만요. 그런데 이번에 마지막 화를 좀 더 기다리지 못하고 한꺼번에 달린 건, 9화의 내용이 그 어떤 회차보다 답답하고 긴장감이 유발되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몰라요. 이번에 등장한 사건은 다른 사건도 아니라 '집단 성폭행' 사건이며 여기서 성폭행범 두 명은 형사처분 대상이지만, 다른 한 녀석은 보호처분이라 심은석이 맡게 되었는데, 하필이며 그 보호처분 대상이 심은석의 아들을 죽게 만든 녀석이었던 것.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견디지 못하고 스포일러를 일부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심은석 판사에게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이 미성년자들이 투척한 벽돌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은 미리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포일러를 텍스트로 접하는 거랑 영상으로 직접 보는 건 큰 차이가 있는데, 이번 『소년심판』의 연출이 좋았던 것이 문제의 벽돌 투척 사건에서 죽은 아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게 아니라 사건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재판 도중 그 소식을 듣고 이성을 잃고 달려나가는 심은석의 모습을 비춰주면서 직접적인 장면은 피하여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안타까움과 동시에 몰입을 높여주었거든요. 아들의 소식을 들은 심은석이 차량을 얻어타려고 하지만 미친 사람 취급받으며 거절당하는 모습은 그냥 보기가 애처로웠을 정도.
9화 초반부터 심은석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면서 보호자를 찾느라 차태주가 가족이 누구인지 찾아내려는 과정이 삽입되었고, 이 덕에 심은석에게 지금 같이 사는 가족도 따로 연락하는 가족도 없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심은석의 전남편박민국이 그동안 그녀 주변을 맴돌았던 걸 보면은 남편은 남편대로 심은석에게 미련과 감정이 많이 남은 것처럼 보였지만요. 후반부에 시어머니가 와서 깽판을 치는 걸 보면 남편보다는 시어머니의 패악이 원인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과거 사건 기록을 통해 당시 벽돌을 투척하여 심은석의 아들을 사망시킨 사건을 담당한 판사가 현재의 부장판사인 나근희라는 것도 확인되었고요. 여기까지만 봐도 진짜 9화는 답답한 고구마 천지.
거기다 이번에 심은석이 맡은 집단 성폭행 사건 또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이 여실히 드러나는 데다,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까지 더해져서 보는 사람의 분노를 지피더군요. 피해자에게 행해지는 2차 가해 문제도 빠지지 않고 나와 현실적인 답답함을 부여하고요. 여기서 황인준은 자신은 공범이 아니며, 피해자 몸에서 DNA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보호 처분으로 넘어간 것인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직접 찾아가 녹음을 해온 걸 보면 이 자식은 명백한 공범인데다 반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놈이고, 이미 심은석의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때부터 싹수가 노란 놈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문제는 피해자의 아버지가 얻은 녹음 자료는 폭력을 썼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다고 여겨져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는 상황.
그래서 심은석은 좀 더 사건을 세밀하게 수사하여 사건이 벌어진 공사장 근처에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이 있다는 걸 알아냅니다. 그 차량으로부터 얻은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황인준은 방조가 아니라 확실한 공범이라는 사실을 밝혀 그를 검찰로 역송시키는데 성공합니다. (검찰로 역송하면 소년보호 처분에서 형사처분으로 바뀌니까...) 하지만 법률 상 과거 사건의 피해자 유족인 심은석이 해당 사건을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고, 문제의 시어머니가 법원 로비까지 찾아와 과거 사건을 들먹이는 바람에 결국 심은석은 해당 재판에서 제척당하고 맙니다.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고통받고, 심은석은 심은석대로 고통받는 등 정말 보기 힘들었던 9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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